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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한국영화 전성시대...한 해 영화관객수 2억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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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한국영화 전성시대...한 해 영화관객수 2억명 돌파
  • 김주현기자
  • 승인 2023.12.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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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 해 영화 관객수 '2억명 시대' 열어···매출액은 1조 500억 원 기록
영화 '7번방의 선물' 천만영화 달성·500만명 돌파 한국영화 '관상' 등 8편 차지

2013년 이후 7년 연속 영화 관객수 2억명 돌파···2019년 2억2천만명 '역대 최다'
2019년 '극한직업'·'기생충' 등 천만영화 5편 배출···성수기·비성수기 경계 붕괴돼

'코로나 시대' 2020년 한 해 관객수 5840만명 기록···2023년 침체기 지나 1억명 재돌파
2023년 영화 '서울의 봄' 700만명 돌파에 극장가 '훈풍'···2030세대 예매율 절반 차지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3년 12월 16일 한 해 영화관객수 2억명 돌파

지난 2013년 12월 16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영화관객수'와 '한국영화'다.

올해 사상 최초로 연간 영화관객이 2억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2013년  8월 서울 강남구의 한 멀티 플렉스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표 예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사상 최초로 연간 영화관객이 2억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2013년  8월 서울 강남구의 한 멀티 플렉스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표 예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해 영화 관객수 2억명 돌파···우리나라 인구 1인당 4편 본셈·매출액 1조 5000억 원 넘어
한국영화산업 사상 연간 전체 영화관객수가 처음으로 2억명을 넘어섰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3년 12월 18일 자정까지 집계된 관객수는 2억 40만 9513명으로 첫 영화관객 2억명 시대를 열었다. 이는 다른 국가(2011년 미국 4.0회, 영국 2.74회, 호주 3.8회 등)와 비교해 봤을 때 세계적 수준이다.

영진위에 따르면 올해 총 관객수 2억명 돌파의 원동력은 한국영화의 힘, 영화향유계층의 확대와 여가생활 중 영화 소비의 증가, 다양한 장르의 영화 제작 등으로 분석할 수 있다.

2013년 천만영화를 달성한 ‘7번방의 선물’(1000만 명)을 필두로 ‘관상’, ‘설국열차’,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숨바꼭질’, ‘감시자들’, ‘더 테러 라이브’ 등 500만 명 이상의 한국영화가 8편이나 나왔다. 올해 한국영화는 다양하고 질적으로 향상된 작품들을 선보였다.

10위 권 밖의 '스파이', '소원',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친구2'가 고른 흥행 성적을 거뒀다. 또 2013년 12월 개봉작 '집으로 가는 길', '변호인', '용의자' 등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영화 ‘7번방의 선물’ 누적관객이 1000만명을 돌파한 2013년 2월 24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극장에서 관람객들이 영화표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7번방의 선물’ 누적관객이 1000만명을 돌파한 2013년 2월 24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극장에서 관람객들이 영화표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제작된 것도 중요한 요소다. 스릴러, 액션, 로맨스 뿐 아니라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이슈들이 영화화 되면서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여기에 '은밀하게 위대하게', '설국열차' 등 원작 기반 영화 제작과 시대물인 '관상'에서 느와르물인 '신세계'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에 부응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2013년 영화관람 총 관객 2억 명 돌파'가 의미하는 바는 단순히 양적인 발전만이 아닌 내적으로 한국영화산업의 질적 성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관객점유율 60%에 육박하는 다양하고 질적으로 완성도 높은 한국영화의 공급과 관객층의 외연적 확대가 '영화 총 관객 2억 명 돌파'라는 역사적 기록으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상 첫 극장관객 2억 명 시대를 연 시점에서 현 영화산업의 체질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고, 스태프처우 개선 문제, 한국영화의 글로벌 진출 확대 등은 여전히 한국영화산업에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서울의 한 영화관. [연합뉴스] 
2019년 서울의 한 영화관. [연합뉴스] 

●7년 연속 영화 관객수 2억 명 돌파···2019년 2억 2천만명 '역대 최고'·천만영화 5편 배출 기록
2019년 12월 29일 극장 관객이 2억 200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28일까지 약 2억 2463만명의 관객이 영화관을 방문했다.

올해 ‘천만 영화’를 다섯 편 배출한 점이 주효했다. 1626만 명을 모은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기생충’(1008만) ‘알라딘’(1255만) ‘겨울왕국 2’(1279만)가 뒤를 이었다. 상반기에만 네 편의 천만 영화를 배출한 국내 영화 시장은 여름 개봉 '텐트폴' 영화들의 흥행 부진으로 약간 주춤했으나, 하반기 개봉한 ‘겨울왕국 2’와 ‘빅3’ 한국 영화들의 선전으로 기세를 되찾았다.

2019년 영화 '기생충' 무대인사 모습. [연합뉴스] 
2019년 영화 '기생충' 무대인사 모습. [연합뉴스] 

또 다른 특징은 성수기와 비성수기 경계가 붕괴됐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성수기로 불리는 여름 방학과 명절 연휴 개봉한 한국 영화 대작들은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8월 전국 영화 관람객은 전년 대비 82% 수준인 약 2500만 명이다. 추석 기간 일 평균 관람객 역시 128만 명에 머물며 지난해 대비 3% 이상 감소했다. 대신 ‘극장가 보릿고개’라 불리던 6월과 11월에 관람객이 전년 대비 각각 51%, 8%를 성장해 전에 없던 활황기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월별 전국 관람객 평균을 보면 6월은 1500만명 수준으로 연간 4번째로 관객이 적은 달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2300만명의 관객을 모아 올해 월별 2번째로 관객이 많은 달이 됐다. 4월과 5월, 11월 각각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 ‘기생충’ ‘겨울왕국 2’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2019년 영화 '겨울왕국 2'을 예매하려는 관객. [연합뉴스] 
2019년 영화 '겨울왕국 2'을 예매하려는 관객. [연합뉴스] 

다만 스크린 독과점 문제와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지배하는 한국 영화 시장의 기울어진 지형은 달라지지 않았다. 올해 나온 천만영화 5편 중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겨울왕국 2’ 등 3편은 디즈니 영화다. 이들을 포함한 ‘흥행작’에 스크린을 몰아주는 현상 역시 계속됐다. 한국 영화인들로 구성된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스크린 독과점을 막기 위한 영화법 개정을 촉구한 바 있다.

앞서 2013년 처음으로 2억 명대로 올라선 극장 관객은 2018년 (2억1638만 명)까지 6년째 2억 1000만 명대로 2억 2000만 명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종전까지 역대 최다 관객은 2017년의 2억 1987만 명이었다.

2020년 12월 7일 오후 서울의 한 영화관. [연합뉴스]  
2020년 12월 7일 오후 서울의 한 영화관. [연합뉴스]  

●'코로나 시대' 2020년부터 관객수 내리막길···영화 '서울의 봄' 700만 돌파·극장가 '훈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객 수가 역대 최저로 집계됐다. 2020년 12월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까지 올해 극장 관객 수는 5840만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 2억420만명의 28%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영진위의 공식 집계가 시작된 2004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04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6920만명이었다. 당시 통합전산망 가입률은 50%대로 한국영화연감에 따르면 2004년 총관객 수는 1억3510만명이었다. 전산망 가동 이전 집계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극장 관객 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5470만명)∼2000년(6460만) 수준인 셈이다.

이듬해인 2021년에도 코로나19 이전 성적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21년은 1월 총 관객수 178만6117명, 2월 311만1920명, 3월 325만6510명, 4월 256만2287명, 5월 437만9485명, 6월 492만7991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 비해 대폭 하락한 수치다. 당해 상반기 최저 성적은 1333만8962명을 기록한 4월이었으며 상반기 최고 성적은 6월, 총 2284만5579명이었다. 하반기 총 관객수도 줄었다. 올해 6월 관객수는 697만6452명, 8월 791만71명, 9월 541만2323명, 10월 519만2141명, 11월 651만1824명이다. 12월을 제외하면 총 3200만2811명이다. 2019년 하반기 최고 기록인 7월 총 관객수 2478만 6121명, 최저 기록인 9월 1473만3642명과 비교하면 처참한 성적이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해 극장가에는 미약한 훈풍이 돌았다.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합한 총 관객수는 4124만1525만명이었으며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관객수는 5202만7121명이었다.

2022년 영화 '아바타: 물의 길' 개봉 당시 영화관. [연합뉴스]  
2022년 영화 '아바타: 물의 길' 개봉 당시 영화관. [연합뉴스]  

코로나19 침체기를 지나  2022년 연간 누적 관객수 1억명을 다시 돌파했다. 매출액도 1조원대로 재진입하며 전년도보다 크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저조한 수준을 면치 못했다.

2023년 1월 12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낸 '2022년 1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2022년 한해 누적 관객수는 1억1천280만명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연간 누적 관객수가 1억명을 넘어섰다. 2021년에 비해서는 86.4%(5천228만명) 증가했으나, 2019년과 비교하면 49.8% 수준에 머물렀다. 2022년 1∼12월 전체 누적 매출액은 1조 1602억 원이었다. 2021년과 비교해 98.5%(5757억 원) 증가했으나,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 60.6%에 불과했다.

2022년 박스오피스 1위는 총 1천269만명을 동원한 '범죄도시2'였다. 매출액은 1312억 원으로 집계됐다. 2위는 12월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이었다. 한달 만에 70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9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극장 회복세에도 영화관 입장료의 3%를 징수해 조성하는 영화발전기금 징수액은 지난해 179억원에 그쳤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한해 걷힌 영화발전기금 545억원의 32.8% 수준에 불과했다. 영진위는 "이런 추세라면 2023년 하반기 영화진흥재원이 고갈될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영화 지원을 위한 안정적인 국고 및 기금 전입이 간절한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영화 '서울의 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서울의 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한편 2023년 12·12 군사반란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이 관객수 700만명을 기록하면서 극장가 '훈풍'을 불어 넣고 있다. 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서울의 봄’이 2023년 12월 11일 오전 관객 동원 70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울의 봄’은 ‘범죄도시3’, ‘엘리멘탈’ 에 이어 2023년 세 번째로 박스오피스 700만 기록을 세운 영화가 됐다.

2023년 11월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개봉 2주차에 관객이 늘어나는 ‘역주행’으로 순항하고 있다. 개봉 3주차 주말인 9일과 10일 각각 62만6000여명, 11일 58만4000여명의 관객이 관람했으며 전주 주말 보다는 조금 떨어졌지만 개봉 1주차 주말과 큰 차이없는 관객수를 유지했다. 개봉 20일차에 이르렀지만 관객 수 흐름이 꺾이지 않은데다 예매율 역시 40%대를 유지하고 있어 천만 달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또한 역대 천만 영화인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 등보다 빠른 속도로 700만 관객을 돌파해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우 정우성.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우성.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의 봄은 김성수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과 정우성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로 1979년 12·12 군사반란의 긴박했던 9시간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배우 황정민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인 전두광 역을 연기하고, 정우성은 장태완 장군에서 착안한 인물인 이태신 역을 맡았다.

특히, 2030세대들의 예매율이 절반을 넘을 만큼 젊은 층의 반응이 뜨거우며 온라인에선 영화 속 신군부의 만행을 보고 분노했다는 관객들의 '심박수 챌린지' 인증이 유행하고 있다. CGV에 따르면 ‘서울의 봄’ 관객(5일 기준) 중 20대가 26%, 30대가 30%로 20·30대 관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12 군사반란과 영화 속 캐릭터가 비교적 익숙한 세대인 40대(23%), 50대(17%)보다도 높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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