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열의 窓] 사람들이 돌아와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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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사람들이 돌아와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려면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7.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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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어디를 둘러봐도 우울한 소식뿐이다. 농촌이 처한 현실을 말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손이 부족해 농산물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어 학교급식 중단, 농촌체험·관광 등 행사취소로 판로마저 난처한 실정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인플루엔자가 축산 농가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다. WTO, FTA 등 세계자유무역의 지속적 개방은 농업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켜야하는 과제로 농업인들의 근심은 깊어만 간다.

여기에 오래전부터 농촌에 불어 닥친 고령화의 바람은 농촌의 활력을 잃게 만든다. 농번기 농촌에서는 품삯을 많이 준다 해도 일손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눈을 씻고 봐도 젊은이를 구경하기도 힘들어 60대가 젊은이로 불려지고 있다. 마을에 애기 울음소리가 멈춘 지 오래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농가 인구는 224만5000명으로 1970년 1,442만2000명에 비해 84.4% 감소했다. 1970년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로 농촌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1970년대 우리나라 인구 중 농가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45.9%로 절반에 가까웠다.

하지만 해마다 농촌을 떠나는 인구가 늘면서 2000년에는 8.8%에 그쳤고, 2019년에는 4.3%로 추락했다.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4만6,000명(46.6%)으로 2명 중 1명이 고령인 셈이다. 지난해 농가소득은 4,207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소득 6,417만원의 65.5% 수준이다. 도시와 농촌의 소득 불균형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고, 설상가상으로 기초의료 서비스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곳도 많아 농촌지역을 떠나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사면초가의 우리 농촌이 활로를 찾을 길은 없을까? 그 첫걸음은 귀농․귀촌 지원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제는 떠나는 농촌이 아닌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어야 할 때다.

최근 붐이라고 할 정도로 귀농·귀촌을 꿈꾸는 은퇴자와 젊은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이 전원생활의 꿈을 안고 농촌에 와보면 지역주민과의 갈등, 농산물 판매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혀 곤란을 겪고 있다. 이들을 붙잡아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첫째로 지역주민들이 서로 잘 융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두 번째로 농가 소득을 안정시켜야한다. 이 두 가지 모두에 대한 해결책은 마을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체 구성원들의 상호 신뢰 속에서 지속가능한 소득원을 창출하는 마을공동체야말로 매력적인 귀농·귀촌의 요소가 될 것이다.

이처럼 든든한 공동체 기반이 마련됐으면 이제는 6차산업화를 통해 농가의 소득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해서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가공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체험과 관광의 기회까지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기계화·자동화 체계를 확립하고 농업 생산기반 시설의 현대화와 영농의 규모화로 수출까지 이어지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 실제로 경기도 여주의 은하목장은 가족기업으로 우유생산은 물론, 치즈․요거트 등을 제품을 생산하고, 현장체험과 동시에 직판을 병행하고 있다. 6차산업화로 연 3억 원 정도이던 소득이 6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사례로 거듭났다.

마지막으로 농촌의 교통문제와 복지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 생활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렵게 돌아온 농촌에서 다시 떠나고 싶을 것이다. 학교, 문화시설 등 여러 복지 인프라가 필요하겠지만 우선적으로 농촌의 응급 의료시스템과 병원확충이 절실하다. 의료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농촌에서도 도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 및 개인단위의 의료봉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를 장려하기 위해서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사면초가에 빠진 농촌을 구하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농촌으로 돌아갈 때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총력을 다 하듯 우리 농촌에도 국가 차원의 과감한 정책과 예산투입이 필요하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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