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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대통령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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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대통령 평가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10.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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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김연식 논설실장

대통령선거가 점입가경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미 후보를 확정했고 국민의 힘은 11월5일 후보를 결정한다. 대통령선거가 2022년 3월9일 실시되기 때문에 투표일은 이제 4개월여 남았다. 이번 선거는 역대 대통령선거 가운데 가장 이슈가 없는 선거로 흐르고 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점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특별한 이슈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들의 정치적 성숙도가 높아 대통령에게 바라는 희망이 많지 않다는 것도 한몫 하고 있다. 국민들은 훌륭하다고 생각한 후보를 선출했지만 기대치는 늘 수준 이하였다.

취임초기 무엇이던지 다 할 것 같았던 대통령은 당선 후 진영논리에 매몰돼 사회적 갈등은 더 커졌다. 이념 세대 남녀 빈부 등의 갈등과 반목이 계속돼 대통령에 대한 희망은 예전같이 않다는 게 중론이다. 결과적으로 역대 권력층은 권력의 단맛에 취해 세월만 보낸 꼴이 되고 말았다. 임기 5년이 지나면 또 다른 사람들로 채워질 뿐 특별히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청와대는 선거운동을 도왔던 사람들로 물갈이 될 것이고 총리와 장관은 신임 대통령의 측근들로 구성될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각종 기관장과 공기업 등에는 권력층에 기생하는 사람들로 옷을 갈아입을 것이다. 정의를 외치는 경찰과 검찰 등 사법부는 중심을 잡기 보다는 새로운 권력의 입맛에 맞는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내년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해도 비슷할 것이다. 다만 전임정권에 대한 사법부의 칼날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더 이상 정권에 대한 악의 고리는 사라져야한다. 우리나라도 이젠 선진국이기 때문에 품격 있는 정권교체와 품격 있는 정국운영이 필요하다.

대통령선거철이 되면 아직도 세간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인물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못살고 못 먹던 시절에 나라를 통치했던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역사적 평가를 두고 늘 논란이 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17년 경북 구미시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61년부터 정권을 잡았다. 5.16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그는 그해 7월 입법 사법 행정을 장악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에 취임해 2년 7개월간 군정을 실시했다. 1962년 3월 윤보선 대통령의 사임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쳐 1963년 제5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9대까지 무려 다섯 차례나 연임했다. 1979년 10월26일 향년 61 세로 사망하기까지 대한민국 근 현대사에 수많은 일들을 남기고 사라진 역사적 인물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경제발전을 이룩한 영웅적 평가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독재자로 나눠진다. 1971년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조국 근대화 깃발아래 근면 자조 협동을 내세우며 농촌 도시 학교 공장 등을 불문하고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민간주도가 아닌 관 주도로 진행돼 속도가 빨라 우리나라가 급격하게 변하던 시기였다. 유신시대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0% 기록할 만큼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지금으로는 상상도 못할 만큼 높은 수치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으로 결국 절대빈곤은 해결되었지만 심화되는 상대적 빈부격차와 고도성장에 따른 경제적 분배는 늘 논란이 됐다. 때문에 노동자와 농민 도시빈민들의 불만은 점차 확대 되었다. 특히 지식인들의 민주화 요구는 끊이지 않아 결국 1979년 10월26일 죽음으로 그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올해로 42년이 되는 날이다. 18년 동안 재임하면서 우리나라는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발전을 이룬 것이 사실이다. 만약 정권의 강력한 의지가 없었더라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됐을까? 반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약속대로 군정이후 정치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여러 가지 가정이 나올 수 있지만 누구하나 정답을 내릴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지금의 우리나라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앙집권적인 정책과 통치구조로 국가의 살림은 살쪘지만 지방의 구조는 너무나 허술하다.

농촌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면 5공 이후 우리나라 정책은 변함없이 중앙 집중적이었다. 세월이 흘러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어느 한 방향으로 절대적일 수 없다. 있는 그대로를 존중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수정권이던 진보정권이던 보는 시각에 따라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다. 역사적 사실만 제대로 기록하고 평가는 성향에 맡겨야 한다. 진영논리와 주장에 맞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국민 절대 다수가 생각하는 것을 반대로 역설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최근 전두환 정권에 대한 일부 평가가 그것이다. 적당한 비유를 드는 것은 자유지만 국민들은 이를 곱게 보지 않는다. 말은 쉽게 뱉을 수 있지만 수습은 쉽지 않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일을 맞아 대통령 후보들이 취하는 자세와 평가는 각각 다를 수 있지만 경제발전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은 한결같을 것이다. 차기 대통령 후보들은 권력분산을 통해 통합의 새 역사를 열어가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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