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윤병화의 e글e글] 김유신의 초월적인 비범성
상태바
[윤병화의 e글e글] 김유신의 초월적인 비범성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11.02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병화 성남미래정책포럼 이사장

용장으로서의 무술담, 군데군데 얼굴을 내밀었던 김유신의 초월적인 비범성을 그의 죽음에 이르러 다시 한번 더 크게 빛을 던진다. 문무왕 13년 봄에 요성(妖星)이 보이고 지진이 있자, 김유신은 그것을 국가 재앙의 징후가 아니고 자신의 운명의 점궤라고 얘기하게 된다.

같은 해 6월에 그의 보호령이 그에게서 떠나감을 알아차리고 '오기사의(吾其死矣)'라고 예언한 뒤 10여 일 자리에 누웠다가 마침내 7월 1일에 이르러 임종을 맞게 된다. 물론 이것은 동양적인 위인전이 보편적으로 가진 죽음의 종장(終章)이라고 넘겨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니까 군복을 입고 병기를 가진 수십 명의 군사들이 보이는데, 그들은 유신(庾信)의 집으로부터 울며 나와서는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유신은 이 말을 듣고 말하기를 '이는 반드시 몰래 나를 보호하던 음병(陰兵)이 나의 복이 다한 것을 보고 가버린 것이니 곧 내가 곧 죽을 것이다'"라는 문면 속에서 음병(陰兵)으로 표현된 수호령(守護靈)이 위인전 말미가 지닌 보편적 우형을 답습한 것이라고만 보아 넘길 수는 없다. 보호령을 지니게 되느냐, 않느냐로 무당이 지닌 기능이 있냐 없냐가 가름나는 무속원리가 여기 끼쳐져 있다고 보여진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고구려인들이 김유신을 두고 고구려의 점장이였던 추남(楸南)의 환생(還生)이라고 한다는 기록까지는 문제삼지 않는다 해도 그가 백석(白石)을 이끌고 고구려로 가는 도중에 호국지신들의 출현을 맞게 되는 부분을 김유신이 그 개인 입사 과정에서 겪었던 환각탐색의 여운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보호령(保護靈)이란 그 사람을 보호해 주는 영적(靈的)인 에너지를 말한다. 보통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영안(靈眼) 또는 심안(心眼)이 열린 사람 눈에는 그 사람 뒤에 서 있는 보호령이 보인다고 한다. 

이 보호령을 서양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수호천사(守護天使)라고 부르고, 불교에서는 호법신장(護法神將)이라고 한다. 유럽의 유서 깊은 가톨릭 성당에 가 보면 날개를 단 모습의 천사들이 성인들 뒤에서 지켜주고 있는 성화(聖畵)가 많다. 

서양에서는 이 보호령의 존재를 날개 단 천사 모습으로 거의 통일시켰다. 날개를 달았다는 것은 시공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불교의 호법신장은 주로 금강역사나 사천왕 모습으로 묘사된다. 커다란 거인 체격에 갑옷을 입고 있고, 손에는 무기를 들고 있는 무장(武將) 모양이다.

원초적 의미의 보호령은 그 사람의 조상인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어느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성공한 사람은 대개 그 뒤에 보호령이 있다.

보호령이 있어야만 그 수많은 어려움과 아슬아슬한 선택 기로에서 본능적 직감을 발동시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다. 

보호령이 있는 사람들의 특징은  차분하면서 말이 많지 않고 사소한 일에 삐치지 않는 관용심이 있으며, 상황 상황에서 도를 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주변에 대한 배려심이 있다. 그 사람의 증조 대나 고조 대에 유명한 학자가 있었으면 그 손자(친손자 외손자 포함) 대에도 공부 잘하는 후손이 나오는데, 대체로 그 손자는 보호령이 있기 마련이다.  조상 중 유명한 의사가 있었으면 그 후손 중에도 뛰어난 의사가 나올 확률이 높다. 물론 보호령이 있다.

하지만 보호령과 접신(接神)은 차원이 다르다. 접신은 그 영적 에너지가 몸 안에 들어와 완전히 자리를 잡고 지배한다. 이렇게 되면 샤먼(shaman)이 된다. 보호령은 몸 안에 들어오지 않고 그 사람 뒤에 병풍처럼 서 있는 에너지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보호령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삼국유사와 조용헌선생의 글에서 인용한 부분이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윤병화 성남미래정책포럼 이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