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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힐링 숏영상] 12월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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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힐링 숏영상] 12월의 기도
  • 미디어팀/ 이현정기자
  • 승인 2021.12.22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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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안대교
Busan Gwanganbridge

2021년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누군가에겐 잔인한 코로나, 누군가에겐 코로나 특수.
참 아이러니한 시간들이 아닐 수 없다.

이해인 시인은 '12월의 기도'를 통해 '또 한해가 가버리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라고 말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생명을 앗아갔다는 잔인한 기사들, 억울한 죽음을 해결해 달라는 청원들.
이러한 기사들을 바라보며 삶이 참 부질없음을 느낀다.

그저 뉴스에 나오는 기삿거리가 아닌 우리네 삶의 이야기다.
잔인하다고 주제가 너무 무겁다고 뒷전에 두어도 사라지지 않는 우리네 삶의 이야기다.
무엇을 위해 '일상의 행복'을 뒷전에 둔채 '치열한 삶'을 사는가.

이 시인은 '진정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할텐데.../ 이런 행복까지고/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라고 조언한다.

시인은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이렇게 말한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12월의 기도
    - 이해인作

또 한해가 가버리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할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전국매일신문] 미디어팀/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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