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壬寅年 신년사]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도의회 제10대 후반기 의회는 코로나19 비상시국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 지방자치법 통과를 위한 선제적 노력, 광교 신청사 성공적 이전을 위한 철저한 준비 등 지방의회 사상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장현국 의장은 “코로나 속 의정활동은 ‘실시간 위기대응’과 ‘철저한 미래준비’로 요약된다”며 “감염병 비상 대응체계를 수립해 방역관리에 철저하면서도 민생현장 방문과 소통에 소홀함이 없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회상했다.

본지는 장 의장을 만나 후반기 의정성과와 향후 의정활동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후반기 의회의 대표적 성과는
현장의정과 코로나 대응시스템을 연계해 도민에게 필요한 긴급 지원책을 마련하고 신청사 이전과 맞물려 ‘자치분권2.0 시대’를 성공적으로 맞기 위한 준비 작업에 일찌감치 착수했다.

또한 인사권독립준비팀 신설 등 자치분권 활성화를 위한 체계 마련,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연중가동, ‘찾아가는 현장도의회’를 비롯한 현장중심 의정활동 등에는 시대적 어려움을 딛고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해내기 위해 분투했다.

특히 도의회가 매일같이 신경 쓴 부분은 코로나19 대응이다.

도는 인구가 많고 각종 시설이 집중돼 있어 감염병 타격이 상대적으로 큼에 따라 비상대책본부에서 소속 위원 주재로 주1회 상황회의를 열고, 확진자 급증 등 상황이 심각할 때에는 비상대책본부 위원단, 상임위원장단, 도 및 도교육청 관계자가 집결한 전체회의에서 대책을 논의했다.

도의회 비상대책본부의 차별점은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한 논의의 장이었다. 의원들이 지역에서 체험한 도민의 생생한 고충을 전해온 덕분에 건설적 논의가 가능했다.

비상시국일수록 현장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찾아가는 현장도의회’로 제가 직접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방역기관 종사자,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찾아감으로써 실제로 어려움을 직접 보고 도민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었다.

자치분권이 강화되면 도민의 정책 참여도가 높아지고, 정치적 효능감이 눈에 띄게 커진다. 도민과 정치, 행정을 잇는 징검다리로서 의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특히 도의회는 전국 최대 지방의회로서 사명감을 갖고, 지방의회가 주체적으로 이끄는 자치분권 실현에 앞장섰다.

조례 기반의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조성하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의결 촉구 결의대회, 건의문 발송, 토론회 등 의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선제적으로 추진했다.

법안 통과 이후로도 올 초부터 9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관련법령 개정을 건의해 일부 반영하는 등 지방의회 자율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광교 신청사 이전은 경기도의회의 역사를 다시 쓸 기념비적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광교신청사는 개별 의원실 확충으로 정책설계와 도민소통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또 새롭게 구축한 ‘의정포털시스템’이 도입됨에 따라 ‘종이 없는 스마트 의회’가 시작될 예정이다.

의정포털시스템은 도의원과 공무원 간 업무소통을 위한 행정·협업 플랫폼임. 전자우편, 게시판, 설문조사 등 내부소통부터 각종 의정 및 법령자료 검색과 요청, 의회 시설이용 관리까지 한 번에 이뤄지게 됨. 종이문서를 디지털로 전환함에 따라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 공약사항 중 하나인 북부분원이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개소됐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전국 지방의회는 물론, 국회도 별도 분원이 설치돼 있지 않다.

경기도의회 북부분원 신설은 지방의회 역사에 기록될 전례 없는 도전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소통의지·도전정신 담은 ‘상징적 공간’을 이용 횟수로 평가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상황임에도 북부분원은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현재 기준(`21.12.23.) 총 이용건수는 165회로, 지난 4월19일 개소한 이래 5월부터 회의장소 등으로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예산심의와 의원 대상 교육은 물론, 경기 북부청사에 있는 부서와의 회의, 북부지역 도민 정담회가 수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행감에서 건설위, 도시위 등 5개 상임위가 북부분원을 이용했고, 의장단 회의 등 주요행사도 개최함. 다양한 목적에 부합하는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북부분원은 위원회 구성, 근거 조례 제정, 연구용역 진행 등 철저한 절차를 거쳐 신설된 의미 있는 공간으로, 타 지방의회에서 수립과정 뿐 아니라 활용방안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더욱 각별한 관심을 갖고 관리하겠다.

●광교 신청사의 현재 진행상황과 구체적인 입주 계획은
이전 날짜는 오는 24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21일부터 23일까지 주말을 활용해 이사할 계획이다.

차질 없는 신청사 이전을 위해 시설점검을 철저히 해오고 있으며 그간 총 18회의 운영위원회 보고와 35회의 이전추진단 회의가 있었다. 무(無)정전시스템 도입 등 개선사항 40건을 발굴해 사업추진기관인 경기도 건설본부에 전달했다.

30년 동안 축적된 살림살이를 옮기고 새로 들이는 대규모 작업인 만큼, 이전추진 계획을 사업별로 세분화해 수립함으로써 통신장비, 방송장비 등 주요기기 이전설치 사업을 개별 추진하고, 내부공간을 구획화해 각각 인테리어를 진행 중이다.

향후 자치분권 100년을 설계해야 할 중요한 공간에 미비한 점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내년 2월 제357회 임시회를 시작으로 경기도의회의 ‘광교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정책지원 인력 확충 등 도의회 역할이 강화된다. 어떤 변화상을 만들어갈 것인가
법 개정은 ‘도민 삶의 질 향상’, ‘도민행복 증진’과 직결되는 게 중요하다. 우수인력을 확보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의 취지와 의미를 살리고, 의장이 갖게 된 인사권을 긍정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에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제도 수립과 정책지원관의 효율적 운영에 방점을 찍고 향후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도의회는 인사권독립준비팀을 신설하고, 국회사무처·행정안전부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하며 인사독립 준비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해 왔다.

특히 2021년 마지막 회기에 ‘경기도의회 공무원 인사 규칙안’, ‘경기도의회 공무원 복무 조례안’을 마련해 인사권 독립에 따른 제도운영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32년 만에 법이 개정된 만큼 앞으로도 추진해야 할 과제가 많음. 정책지원관 체계적 운영을 위한 관리인력 확보, 집행부와의 업무협약 및 실무협의 추진 등이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도 채용비리·승진청탁·징계감경청탁 근절을 위한 익명 신고제를 도입하는 등 공명정대한 인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인사위원회도 곧 구성해 승진적체, 인사고충 등 직원 근무 여건을 항시 살피고, 직원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의회와 도 간 인사교류를 확대하겠다.

●남은 임기 동안 도의회 의정활동의 약화가 예상되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의정공백은 선거철이면 매번 제기되는 사안이고, 특히 내년에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잇따라 진행돼 우려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단기처방 마련에 급급하기보다는 동료의원들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의정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의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디딤돌 의장’이라는 제 별칭에 걸맞게 의원들의 요구사항을 귀담아 듣고, 의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함. 도민뿐 아니라 개별의원과 상임위 단위의 소통을 강화하겠다.

10대 의회 도의원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환경에서 부단히 노력하며 의정활동을 펼쳐 왔으므로 그간 모범적으로 의정을 수행해온 만큼, 남은 임기도 책임감 있는 자세로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구상하고 있는 정치적 진로는
비상한 시기였기에 수많은 도전을 거듭하고, 도약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여건에서 묵묵하게 일상을 꾸려 온 도민분들의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끝이 반이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의정성과를 완벽하게 마무리 짓고, 실질적 자치분권 실현의 ‘디딤돌’을 놓은 의회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정성을 쏟겠다.

향후 정치적 행보보다는 현재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수원시장 후보로 많은 분들이 추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고 고민하는 것도 정치인으로서 막중한 과제라고 본다.

3선 지역 도의원으로서 지역구를 잘 가꾸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

수원은 나고 자라 살고 있는 고향이기에 애정이 남다른 것도 사실이다.

1,390만 도민을 대변해 온 지방의회 의장으로서 자치분권 기틀 마련에 앞장서 온 제 경험과 역량이 특례시라는 새로운 형태의 도시를 설계하고, 기반을 다지는 데 값진 자양분이 되겠다.

●지역구인 수원 발전을 위한 비전은
가장 시급한 것은 특례시 지정에 따른 맞춤형 대책 마련이다.

광역과 기초지자체 중간 형태로서 새 명칭을 부여받았지만, 중앙의 재정과 권한은 충분히 이양되지 않았다. 지속적인 건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수원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는 일과 삶이 함께하는 자족기능을 상실하고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는 데 있다.

전국 최대 기초자치단체이자 특례시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안타까운 현실로 2022년 수원 발전의 키워드는 ‘청년’과 ‘일자리’라고 본다.

수원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상생하는 발전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수원 소재 대학, 연구소와 지원 및 협업체계 마련은 그 실마리를 제시할 것이다.

군공항 문제 해결 앞둔 시점에서 부지개발 방안을 구체화하고, 경기연구원 등의 공공기관 이전 부지에 기업을 적극 유치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친환경 기업에 지자체 차원의 지원책을 제공해 탄소중립 기술생태계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또한 답보상태에 놓인 개발사업에도 관심 가져야 한다.

서수원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 조성사업은 2014년 이후 8년 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역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일은 모든 정치인의 사명임. 제게 맡겨진 임무에 충실하며 앞으로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겠다.

[전국매일신문] 한영민기자 
han_YM@jeonm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