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현수막의 명당 자리로 알려진 부천터미널 소풍이 선거 현수막 설치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경기 부천시 상동 539-1 소재 부천터미널 소풍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 선거 현수막 설치 명당 자리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건물을 관리하는 관리센터는 선거 현수막 게첩으로 건물 외벽에 누수가 생기는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며 선거 현수막 게첩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대선 기간에도 각 당의 후보 캠프에서 선거 현수막 설치를 놓고 자리다툼을 벌이자 관리센터는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첨을 통해 장소를 선택하도록 했다. 결국 추첨을 통해 대선후보들의 선거 현수막이 무리없이 설치될 수 있었다.

대선이 끝나고 곧바로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되면서 해당 건물에 선거사무실을 설치할 시장 예비후보들이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해당 건물의 관리센터에서도 현수막 설치에 난색을 표하면서도 공직선거법상 이를 규제할 방법이 없어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는 예비후보의 선거 현수막은 게첩하지 않고 최종 후보자가 결정되면 추첨을 통해 현수막 게첩 위치를 결정키로 하고 이를 예비후보자들에게 통보했다.  

이에 국민의힘 서영석(부천시을) 예비후보는 해당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기 위해 4층 사무실을 매입하고 선거 현수막 게첩하기 위해 공을 들여 왔지만 관리센터로부터 예비후보의 선거 현수막을 게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통보에 따라 소풍터미널 소풍이 아닌 기존의 당 사무실에 선거사무실 등록과 함께 현수막을 게첩했다.

이에반해 더불어민주당 한병환 예비후보가 관리센터의 불가 방침에도 불구하고 야밤에 기습적으로 해당 건물 3면에 현수막을 게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건물 중 가장 위치가 좋은 자리에는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힘 윤석열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현재는 한병환 예비후보의 현수막이 게첩된 상태다. 한병환 예비후보는 이 곳에 현수막을 게첩한 후 블로그를 통해 '윤석열이 내려가고 '한병환'이 올라 왔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일부의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소풍터미널 관리센터 관계자는 "선거사무소가 등록된 이상 이를 막을 방법이 없어 공정성과 원칙을 위해 추첨으로 장소를 선택하기로 결정하고 이번 지방선거 예비후보는 불가한다는 방침을 정해놓았는데도 기습적으로 야밤에 모 후보의 현수막이 게첩되어 황당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건물 외벽은 거의 유리로 돼 있어 현수막 게첩시 실리콘에 피스를 박아야하는데 무대포로 박다보니 재물이 상당 부분 손괴되었다"면서 "민주적 의사결정을 무시한 후보의 후안무치 행태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현수막 게첩 논란에 대해 소풍터미널에 입점해 있는 상인 A씨는 "다중이 이용하는 다중시설에 선거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이 개인의 사익보다 공익이 더 우선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원칙과 공정성을 외면하고 오로지 자신의 선거만을 위해 기습적으로 현수막을 게첩한 것은 선출직 공직자가 되기 위한 자세는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한병환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의 한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통보(예비후보는 안된다는 내용)받아 수용할지 여부를 고민했지만 지난 해 12월부터 준비해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무소가 설치된 건물에는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를 방해하거나 훼손할 경우 처벌받는다.

한편 부천터미널 소풍은 지난 3월 12일 화재가 발생해 19일까지 일주일 동안 영업을 중단한 후 현재까지 화재사고 발생에 따른 사고를 수습하고 있는 상태다.  

[전국매일신문] 부천/ 오세광기자 
os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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