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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지역축제 정쟁으로 위축시키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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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지역축제 정쟁으로 위축시키면 안돼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2.10.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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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요즘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각양각색(各樣各色)의 축제(祝祭, festival)가 한창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촌을 휩쓸면서 동시에 멈췄던 시계(時計)가 3년여 만에 돌아오면서 지구촌 곳곳이 축제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축제’는 원래 개인이나 집단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이나 시간을 기념하는 일종의 의식(儀式)을 의미한다.

요즘의 축제는 지역 기반문화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경제적 가치는 물론, 다양한 놀이 문화의 관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축제는 점점 대중적이고 효율적인 기획과 제작 방식을 활용, 참여자들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유도하는 이벤트의 모습을 보이며, 관람형(觀覽形) 축제와 체험형(體驗形) 축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고대 혹은 그 이전인 인류 초기에도 종교적 의식의 일환 등으로 축제는 이어져 왔으며 농경 시대에도 공동체의 번영과 안정을 기원하는 성격의 축제가 펼쳐졌고, 아직도 일부 축제에서 그 모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요즘 축제는 일부 세속적(世俗的)인 놀이의 성격이 포함되면서 그에 따른 경제적·문화적인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현대 축제가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이유는 지역의 문화 자원으로서 효용성을 갖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요즘 전국 곳곳에서 각 지역 축제를 통해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고,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기도 한다.

지역 축제의 대부분은 지역의 문화적 자원, 즉 지역 내에 산재한 다양한 자연·생태 자원, 특산물, 역사, 예술, 전통문화 등을 소재로 활용한다.

이 같은 지역 축제는 각 지역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축제로 구체화함으로써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구축할 뿐 아니라 지역 내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상품 판매와 지역 이미지 브랜드 제고를 통한 부가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지역 주민들이 축제 개최의 준비와 진행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공동체 의식 및 원활한 소을 통해 지역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화합을 다지게 된다는 점이다.

요즘 경기 화성시 등 전국 곳곳에서 지역 주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지역별 자생축제가 한창이다.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 일원에서는 지난 15일 ‘화성시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의 일환으로 ‘2022 주민들이 하나되는 서신면 한마음 어울림마당’이 펼쳐졌다.

서신면 주민자치회와 이장단협의회, 부녀회 등 지역 주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이번 행사는 서신중학교 전교생들로 구성된 ‘바다뜰 윈드오케스트라’와 ‘기승전결’ 댄스 동아리, 주민들로 구성된 기타 동아리 팀의 공연 등이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공연장 주변에서는 지역 농가에서 재배한 ‘수향미’ 쌀과 ‘샤인머스켓’ 포도, 고구마, 무, 마늘, 대추 등 다양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오는 23일 ‘화성시민 한마음 체육대회’ 개회식을 앞두고, 화성종합경기타운을 중심으로, 관내 곳곳에서 16일부터 축구와 배구 예선전을 시작으로, 테니스와 탁구, 배드민턴 등 13종목에 대한 열띤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오산시 오산장터 커뮤니티센터 광장 일원에서도 지난 15일 시민들이 사회적경제의 사회적 가치를 이해하고, 사회적경제 기업이 주민과 함께 성장·화합할 수 있도록 기획한 오산 사회적경제 한마당 ‘함성소리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난 14~16일까지 전남 목포항과 삼학도 일원에서는 ‘청년과 함께하는 가을 파시 항구’를 주제로, 잊혀가는 고유의 해양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2022 목포항구 축제’가 열렸다.

‘파시(波市)’는 고기잡이철 항구에 한시적으로 형성되는 어시장으로, 목포항구축제의 핵심 콘텐츠로, 항구도시로서의 목포와 파시를 부각하기 위해 다양한 수산물과 함께하는 ‘파시장터’와 만선의 기원을 담은 ‘목포항 풍어제’ 및 ‘풍어 길놀이’ 등이 펼쳐졌다.

같은 기간 150만 송이의 국화꽃밭이 조성된 부산 광안 해변과 수영사적공원 일원에서 전통 어촌의 민속문화를 소재로 한 ‘광안리방어축제’가 야간 고기잡이 모습을 재현한 ‘진두어화’ 및 M드론라이트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개최 예정인 축제는 경남이 121개, 경기 112개, 충남 107개, 강원 104개, 전남 98개, 경북 77개, 부산 51개, 제주 41개, 대구 38개, 충북 29개, 서울 24개 등 총 944개로 나타난 가운데 읍·면·동별 자생축제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축제 대부분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라진 뒤 ‘일상회복’에 따라 3년여 만에 재개되고 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민생(民生)’을 외면한 채 정쟁(政爭)만 격화하고 있다.

경제와 안보 위기 속에 3주 일정으로,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정기 국정감사가 여야 간 협치(協治)는 오간 데 없이 고성과 막말만 난무한 채 파행이 이어지며 종반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서로의 잘못만을 부각시키느라 여념이 없어 보인다.

3년여 만에 어렵게 되찾은 ‘일상 속의 축제’가 정쟁으로 위축시키지 않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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