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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 위한 국민적 경각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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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 위한 국민적 경각심 필요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2.11.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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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인간이 만들어낸 또 다른 재앙, 겨울철 가축 전염병인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AI 바이러스는 야생 오리와 기러기, 고니 등 철새와 닭, 오리 등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고, 사람에게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인수 공통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전파 속도와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HPAI)과 저병원성(LPAI)으로 구분되며, 이 중 고병원성 AI는 가축전염병 예방법에서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가 간에는 주로, 감염된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하는 것으로, 고병원성 AI 발생국을 방문한 사람이나 감염된 닭고기, 오리고기, 생계란 등에 의해서도 유입될 수 있다고 한다.

조류를 키우는 농장 내에서나 농장 간에는 주로, 오염된 물이나 분변, 먼지, 사람의 의복, 차량 바퀴, 신발, 달걀 껍데기 등에 묻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류 인플루엔자는 인체에도 감염된다. 주된 인체감염증 유발 바이러스형은 H5N1형으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심하게 오염된 물이나 분변, 먼지 등에 혼재된 바이러스를 호흡기를 통해 흡입함으로써 감염된다고 한다.

감염된 조류의 체액이나 배설물과 매우 빈번하게 접촉하거나 밀접 접촉하는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3년 처음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뒤 2014년부터는 매년 초겨울부터 발병하고, 2016~2017년 당시에는 최악의 AI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초겨울이 되면 발생하기 시작하는 AI에 대해 방역 당국이 선제적 방역에 나서고 있지만 해마다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초겨울부터 지난해 1월까지 전국에서 모두 58건의 AI가 발생, 380여개 농가의 닭과 오리 등 가금류 1891만1000마리가 살처분 대상이 됐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5건을 비롯, 전남 12건, 전북 12건, 충남 6건, 경북 5건, 충북과 경남이 각 3건, 세종 1건 등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2019~2020년 겨울철에는 AI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2021~2022년 겨울에는 가장 많은 발생 건수를 보인 것이다. 이번 겨울철도 심상치 않다.

지난 15일 용인을 시작으로, 화성과 평택 등 경기도내 가금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잇달아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18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AI 위험주의보를 발령, 긴급 특별방역대책에 나섰다.

겨울철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 겨울 기간동안 경기도에서 첫 번째 AI가 발생한 시점은 올 1월 21일로, 이번 11월 15일보다 무려 67일이나 빠르다.

전국적으로도 18일 현재까지 7개 시·도 가금농가에서 18건이 확인된 상태로, 본격적인 겨울철에는 심각한 상황에 접어들 우려가 있다고 도는 전망하고 있다.

바이러스 주 전파요인 중 하나인 오리와 기러기, 고니 등의 도내 유입이 지난해보다 무려 32%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도는 이에 따라 지난 15일부터 발생 농장에 대한 출입 통제, 살처분, 역학조사 등 방역 조치를 신속히 진행하고, 발생 및 인접 시·군인 용인, 화성, 평택, 안성 소재 169개 가금농장과 차량·시설 등에 대한 긴급 이동제한 명령을 발령했다.

또,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도내 가금농가 내 바이러스 발생 위험 요인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방역 차량 273여 대를 동원, 농장 주변 도로와 논·밭에 집중 소독을 벌이는 한편, 987개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철저한 지도점검을 시행키로 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서도 H5형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반을 긴급 투입, 출입 통제와 사육 중인 오리 8400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한 가운데 방역 당국은 주변 17개 가금농장의 75만 마리에 대해 이동 제한 및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3일 충주시 대소원면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판정을 받는 등 충북에서 AI 확인 건수는 8건이며 살처분은 14개 농가에서 78만8000마리에 이른다.

전남 순천만 야생조류 폐사체에서도 최근 AI가 확인됐고, 울산 울주군 언양읍 태화강변에서도 청둥오리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되면서 방역당국이 초 긴장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5년만의 일이라고 한다.

울산시는 바이러스 검출지역 반경 500m 이내의 사람과 출입을 통제했고, 반경 10km 이내 농가 670여 곳에서 사육하고 있는 닭과 오리 33만4000마리의 이동을 금지하는 한편, AI 검출지역 주변 도로와 인접한 가금농장 진입로 등에 대한 소독을 강화했다.

지난달 17일과 21일 경북 예천의 종오리 농장과 종계 농장에 이어 26일에는 충북 진천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이후 한 달 사이 확산세가 크게 증가하는 등 올 겨울철 AI 확산 속도가 빠르고, 확산 양상도 다르다.

이에 따라 동물 전염병 방역 당국과 농림축산식품부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농식품부는 본격적으로 철새가 유입되는 다음달 AI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예년에도 11월보다 12월에 발생이 집중됐고, 해를 넘겨 1월과 2월까지 확산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홍기성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장은 작년에 비해 철새 개체 수가 17% 이상 증가한 가운데 발생 농장에 대한 방역 위법 사항이 다수 확인됐다며 농가의 낮아진 경각심을 우려했다.

AI는 인간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재앙이라는 지적이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국민적 경각심이 필요하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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