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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화성습지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위한 모두의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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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화성습지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위한 모두의 노력 필요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5.1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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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화성습지는 생명의 하모니’, ‘생명이 공존하는 화성습지’, ‘생명과 평화의 길, 화성습지’, ‘기후 위기의 대안, 화성습지’, ‘함께 지켜요, 화성습지’. 지난 13일 경기 화성시 매향리 일대 갯벌과 화성습지 곳곳에는 ‘세계 철새의 날’을 맞아 다양한 종류의 철새를 만나기 위해 가족 단위의 시민과 환경단체 회원 등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화성습지를 찾은 어린이와 어른들의 손에는 이처럼 ‘화성습지’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현수막이 들려있었다.

‘세계 철새의 날’은 유엔환경계획(UNEP)산하 야생동물 국제협약인 ‘아프리카-유라시아 이동성 물새 협정(AEWA)’과 ‘이동성 야생동물 보호협약(CMS)’이 이동성 물새와 그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에 대해 조명하고, 인식 향상을 위해 지난 2006년 제정한 글로벌 캠페인의 날이다.

철새가 주로 이동하는 계절에 맞춰 매년 5월과 10월 둘째 주 토요일을 ‘세계 철새의 날’로 지정했다. 본래 철새의 날을 지정하는 아이디어는 1993년 미국 어류 및 야생 동물 관리국, 스미소니언 철새 센터, 코넬 조류학 연구소가 ‘세계 철새의 날(IMBD)’ 기념행사를 시작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러다 AEWA 사무국이 2005년 창립 10주년을 맞아 아프리카와 유럽 및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물새 철새의 날(MWD)’을 시작했고, 관련 행사가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면서 전 세계적으로 철새를 기념하는 기념일로 그 범위가 확대됐다고 한다.

이동성 물새들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과 물새들의 생태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더욱 확산하면서 매년 2회에 걸친 세계 철새의 날을 맞아 새와 관련된 축제를 비롯, 교육 프로그램과 조류 관찰 등 다양한 행사들이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날 매향리 갯벌과 화성호 습지 일대에서는 화성습지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시민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화성환경운동연합, 화성시 생태관광협동조합, 화성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과 함께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시티투어’ 버스 2대와 생태관광협동조합의 ‘소풍’ 버스 1대가 오전 10시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행사에 참가한 가족 단위 시민과 환경단체 회원들은 화성습지에서 탐조 및 탐방을 진행한 뒤 습지보호지역인 매향리 갯벌에서 단체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화성습지 탐조에서는 보기 힘든 ‘노랑부리백로’와 ‘황새’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시민들을 맞았다.

생태관광협 탐조 가이드로 나선 최순규 박사는 “오늘 여러분 정말 운이 좋다. 계획에 넣지 못했던 새들”이라며 “화성습지는 세계적인 철새 탐조지인데 점점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보전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우리 모두의 과제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새 박사로 유명한 최 박사의 음성이 일순간 떨렸다. 탐조를 이어가던 중 “큰부리 도요새일 수도 있겠다”는 그의 말에 습지를 함께 탐조하던 시민들도 모두 숨을 죽였다. 최 박사는 “너무 멀어서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큰부리도요 같다”며 “매일같이 탐조하러 다니는 나도 큰부리도요는 25년 전에 처음 본 뒤 이번이 두 번째다. 정말 감격스럽다”며 탐조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화성시뿐 아니라 멀리 인천에서까지 철새를 보기 위해 화성습지를 찾은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탐조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수도권 인근에 이처럼 아름다운 습지 경관이 있다는 사실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유네스코에서는 지난 2021년 7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서천과 고창, 신안, 보성·순천 등 ‘한국의 갯벌’에 대해 만장일치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할 것을 결정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동시에 완전성 부족을 이유로, 2025년에 예정된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개최 시까지 화성 갯벌과 배후습지(화성습지)를 비롯, 인천 영종도·송도·강화 갯벌 등 경기만 일대 등을 보호구역으로 확대하고, 2단계로 추가 등재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당시 화성시는 문화재청의 ‘한국의 갯벌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2단계 등재 추진 참여 요청’에 대해 2021년 7월 공식적으로 동의서를 제출했다.

경기도에서도 이에 적극 호응하며, 화성갯벌과 북한산성, 정조문화유산, DMZ비무장지대 등 도내 문화유산 4곳에 대해 세계유산 등재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새의 종류는 8600여 종이며, 우리나라에는 380여 종의 새가 기록돼 있는 가운데 지리적인 품종(아종)까지 합하면 43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많은 철새들이 이용하는 세계 9개 철새 이동 경로 중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북쪽에서 가을 철새들의 내려올 수 있고, 북쪽과 남쪽을 오가는 나그네 철새들의 휴식처가 되어주며, 여름 철새들이 날아와 번식하기도 한다.

화성습지는 매향리 갯벌과 화성호, 화옹지구 간척지 등을 통칭하는 말로 면적 73㎢에 이른다. 화성습지가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물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오는 2025년까지 반드시 등재할 것을 권고받은 점은 놀라운 일이다. 철새들의 국제적인 보호 노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1972년 체결된 세계유산협약에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이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유산은 진정성과 완전성을 만족해야 하며, 유산 보호를 위한 적절한 보호 및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화성습지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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