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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체제에 거는 기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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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체제에 거는 기대와 과제
  • 최재혁 지방부 부국장 정선담당
  • 승인 2016.04.21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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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제20대 총선 결과를 두고 우리는 민의에 의한 정치혁명이라고 말한다. 국민들도, 언론도 선거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새누리당'의 압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새누리당'에게 참담한 패배를,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제1당의 지위를, '국민의당'에게는 안정적인 제3당의 지위를 안겨 주었다. 야권 분열과 선거판을 뒤흔드는 변수의 부재로 모두가 야권 참패를 예측했지만 총선결과는 여당 참패라는 반전이었다.
숫자 3은 우리 민족이 숭상하는 숫자이다. 홍익인간을 이념으로 한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도 환웅 환인 단군 3위와 삼위태백, 천부인 3개, 삼천무리 등이 나온다. 우리들이 내기를 할 때도 ‘삼세번’이라고 한다.도덕경에 도(道)는 1을 낳고, 1은 2를 낳고, 2는 3을 낳고, 3은 만물을 낳는다고 적고 있다. 1과 2가 대립되는 개념의 수라면, 3은 1과 2의 대립과 갈등을 무마시키는 상징적인 숫자이다. 기독교와 불교문화권에서도 3을 숭배하고, 이슬람교문화권은 4를 숭상한다. 4가 3에 비해 안정적인 숫자인 반면에 3은 안정적이면서 역동적인 숫자이다.
3의 논리는 갈등과 대립을 조화시켜 합일을 추구한다. 갈등을 모아 합일점을 찾고 부분적 양보와 조화를 바탕으로 전체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삼권분립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국가권력의 작용을 입법·행정·사법의 셋으로 나누어, 상호간 견제·균형을 유지시켜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려는 통치조직원리이다.
4·13 총선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국민의당의 대약진으로 20년 만에 ‘3당 체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은 단기간에 38석을 얻고 정당득표에선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큰 성과를 거뒀다. 안철수 대표가 제1야당을 탈당할 때만 해도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던 ‘제3당 실험’은 선거를 통해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결과는 기존의 여야 대결구도를 뛰어넘는 제3세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욕구가 상당히 넓고 강하게 존재함을 보여준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분석을 보면, 국민의당이 꼭 야당 지지자만 흡수한 건 아니다.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에 투표한 유권자 가운데 12.9%가 정당투표에선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이는 더민주 후보를 찍은 유권자 가운데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을 선택한 비율(20.8%)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국민의당이 야당 표만 나눠 가진 게 아니란 걸 보여준다.
국민의당이 야권 기반을 확장했다는 주장이 현실에서 증명된 셈이다. 제3당의 출현으로 새누리당은 보수개혁의 기치를 강화하라는 요구에, 더민주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제1당으로 올라선 더민주(123석)와 2당으로 떨어진 새누리당(122석) 모두 원내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에 제3당인 국민의당의 정치적 위상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분명한 건, 국민의당이 뚜렷한 노선과 비전을 보여줘야지 단지 두 거대 정당 사이에서 줄타기만 하려 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새누리와 더민주 사이에서 기계적 균형을 취하며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라고 유권자들이 높은 지지를 보낸 건 아니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의 요구는, 현 정권의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끝내고 국회가 주도해서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달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려면 20년 만에 출현한 3당 체제를 정치적 거래와 타협의 구조로만 봐선 안 되며, 국민 요구를 수렴해서 정부를 움직이는 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책임감을 가장 무겁게 느껴야 할 정당은 바로 국민의당이다.
이번 총선 결과 3당 체제가 갖춰졌다. 새누리당 122석, 더불어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이 그것이다. 정당 득표 비율로 보면 새누리당 33.5%, 국민의당 26.7%, 더민주 25.5%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구보다 정당 득표가 국민들의 민심일 것이다. 20년만에 시작하는 3당체제는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을 바탕으로 정치다운 정치를 해 주길 기대해 본다.
이제 20대 국회가 시작된다. 최악이라던 19대 국회의 오명을 또 다시 쓰지 않으려면 이번엔 제발 정신들 차리길 바라는 마음이다. 선거 때만 납작 엎드리고 잘못했다고 읍소할게 아니라 평소에도 그 마음 잊지 않고 서민의 아픔을 돌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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