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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도라지가 사람 이름에서 따온 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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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도라지가 사람 이름에서 따온 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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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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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생긴 것도 맛도 향도 비슷하게 생긴 뿌리만 먹는 풀이 셋이 있는데 바로 인삼, 더덕, 도라지다. 이 가운데 특유의 향과 쓴 맛이 가장 강한 것이 도라지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라는 도라지 타령이 있을 만큼 흔하고 쉽게 볼 수 있다. 봄, 가을에 캐어 뿌리를 나물로 먹는데 사포닌 성분이 많아 편도염 등 약으로 사용한다.

도라지라는 이름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에 도씨 집안에 ‘라지’라는 외동딸이 있었다. 라지는 나무꾼 청년을 마음속으로 사모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파(媒婆;혼인을 중매하는 할머니)의 중매를 빈번히 거절했다. 그런데 고을의 원님이 지나던 길에 라지를 보고 그 어여쁨에 반해 끌고 가버렸다. 결국 라지는 자결을 하면서 마지막 소원으로 나무꾼이 다니는 산길에 묻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 후 라지의 무덤 자리에서 보랏빛 예쁜 꽃이 피어났다. 해서 꽃의 이름을 ‘도라지’라 불렀으며, 꽃말도 정절의 영원한 사랑이라 한다. 한의학에선 도라지의 뿌리껍질을 벗기거나 그대로 말린 것을 ‘길경(桔梗)’이라 한다.

도라지는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는 굵고 줄기는 곧게 자라며 전체 높이는 40∼100cm 정도이다. 꽃은 7~8월에 해맑은 흰색 또는 화사한 보라색의 두 종이 위나 옆을 향하여 핀다. 꽃이 피기 전에 꽃봉오리는 별 모양이다. 도라지꽃은 꽃꽂이 소재로서 절화(切花)의 수요도 많다.

도라지는 산과 들에 자생하며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되어 있다. 요즘은 자생 도라지는 찾아보기 힘들고 경기 여주․이천, 강원 홍천․삼척․횡성, 충북 괴산, 충남 금산․논산, 경북 안동․영주 등지에서 재배한다. 햇빛이 적당히 드는 양지에서 물 빠짐이 좋고 유기물이 많이 섞인 비옥한 토양에서 심는다. 거친 모래나 자갈이 많은 곳이나 가뭄이 심하게 드는 토양에서는 잔뿌리 발생량이 많아 품질이 떨어진다.

보통 도라지는 봄에 파종하고 2~3년 후 수확한다. 나물로 쓰는 도라지는 주로2~3년 근을 사용한다. 주로 3년 이상 자란 도라지는쓴맛이 강하고 유익한 성분의 함량이 높아 주로 차와 약재로 쓰인다. 오래된 도라지는 산삼보다 낫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도라지는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슘과 철분, 칼륨, 미네랄, 비타민, 식이섬유, 무기질 등을 비롯해 유익한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어 산성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현대인들에게꼭 필요한 식재료다. 도라지의풍부한 사포닌 성분은 기침, 가래,염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혈당 조절과 콜레스테롤 저하기능이 있다. 또한 골다공증 예방과 성장기 어린이들의 뼈 건강에 좋다. 꿀과 배가 도라지와 궁합이 잘 맞는 것은 도라지에 부족한 열량을 보충해 주고 쓴맛을줄여주기 때문이다.

도라지를 고를 때는 흙이 묻은 것이 좋다. 흙이 묻어있지 않은것은 수입도라지일 가능성이 크다. 도라지손질은 잔뿌리를 잘 다듬어 떼어내고 표피는 칼로 긁어서 벗겨낸 후에 물로 깨끗이 씻어 준다. 껍질을 벗기고 찢어서 손질을 한 도라지는소금에 주물러서 쓴맛을빼주고 물에 10분 정도 담가 아린 맛을 우려내고 취향에 맞게 요리한다. 주로 도라지생채를 많이 먹는다.

도라지생채는 소금을 넣고 주물러 쓴맛을 뺀 후 고춧가루, 고추장, 다진 파와 마늘, 설탕, 식초 등의 양념을 넣고 고루 무쳐 주면 된다. 여기에 어슷하게 썬 오이를 함께 넣어 주면 향긋한 도라지 오이무침이 된다. 요리하고 남은 깐 도라지는 껍질을 벗긴 상태로 보관하면 색이 변하므로 꼭 물에 담가두어야 한다. 더 오래 싱싱하게 보관하려면 흙도라지를 물이 촉촉하게 젖은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껍질을 벗기고 햇볕에 말리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도라지의 활용 범위도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요즘 온라인 몰에서는 도라지청과 정과가 인기다. 특히 정과에 콩고물과 다크초콜릿을 한 겹 입힌 ‘초코도라지정과’는 성장기 아이들도 간편하게 먹을 만한 간식으로 손색이 없다. 입에 쓴 것이 몸에도 좋다는데 도라지의 쓴맛을 없애려는 최근의 노력이 덧없어 보이는 건 나이 탓으로 돌리련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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