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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우산도 되고 영양가도 만점인 토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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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우산도 되고 영양가도 만점인 토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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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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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토란은 계란(鷄卵) 모양의 덩이줄기가 땅에서 자라기 때문에 토란(土卵)이라고 불린다. 예로부터 열심히 노력해 튼실하게 꾸려 놓은 무언가를 ‘알토란같다'고 표현하는데 알줄기 외에도 줄기와 잎까지 모두 먹을 수 있으며 영양가도 만점인 토란의 특성을 잘 나타낸 말이다. 

토란은 천남성과(天南星科)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1m내외이며, 잎은 두껍고 넓은 방패 모양이다. 모양은 감자와 비슷하지만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준다.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로 우리나라,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 널리 분포한다. 태평양 지역에서는 중요한 녹말식량으로 굽거나 쪄서 먹는다. 벼보다도 역사가 더 오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토란은 열대지방에서 재배하는 타로(taro)의 변종이다.  

우리나라의 토란 주산지는 경기 광주․이천, 충남 서천․부여․예산, 전남 곡성․순천 등지이다. 육개장에 들어가는 토란대 줄기는 경남 하동, 전남 구례에서 생산된다. 알토란은 물이 잘 빠지는 사질토에서, 줄기재배는 다습한 토양이 적지이다. 그렇지만 인삼처럼 땅의 거름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강해 연작(連作)을 피한다. 4월 중순 이후에 파종하며, 줄기는 무더위가 꺾인 8월 이후에 뿌리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한다. 

토란은 칼륨, 칼슘, 인, 철분,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C, 무기질 등을 함유하고 있다. 칼륨은 체내의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고 고혈압 예방에 좋을 뿐 아니라 섬유질이 풍부해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해줘 변비와 위장 건강예방에 효과가 있다. 토란의 미끈거리는 뮤신(mucin)성분은 위와 장의 점막을 보호하고 소화기관을 강화해주고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토란을 고를 때는 표면에 흙이 묻어 있고 껍질에 물기가 촉촉하게 있는 것을 고른다. 토란의 겉모양은 원형에 가까우면서 머리 부분에 푸른색이 없고, 쉰내가 나지 않으며, 갈색으로 변하지 않은 것이 좋다. 

토란은 요리하기 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준 다음 껍질을 벗기는데 이때 쌀뜨물에 담가 독성과 잡냄새를 제거해준다. 보통 토란을 손질할 때 끈기가 있는 점액이 나와 이것을 맨손으로 만지면 가려움증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장갑을 착용하고 손질하면 괜찮다. 

토란으로 우리가 가장 많이 조리해 먹는 것은 토란국이다. 먼저 토란, 쇠고기, 참기름, 들깨, 쌀, 다시마, 통마늘, 생강, 대파, 청양고추, 무, 두부, 국간장, 멸치액젓, 후춧가루, 쌀뜨물, 소금 등 재료를 준비한다. 냄비에 쇠고기를 넣고 물을 부어 푹 삶은 다음 고기는 잘게 찢어 양념을 하고 고기 삶은 물은 따로 둔다. 토란은 껍질을 벗겨 큰 것은 2등분을 하고 쌀뜨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살짝 삶아 헹궈 둔다. 

들깨와 쌀은 고기 삶은 물을 부어가며 분쇄기에 곱게 갈아 체에 거른다. 여기에 데친 토란과 양념한 고기를 넣고 끓인 후 국간장, 멸치액젓, 소금, 후춧가루 등을 적당량을 넣고 국의 간을 맞춘다. 토란을 조리할 때 다시마를 함께 넣으면 다시마의 알긴(algin) 성분이 토란 속 유해 성분과 떫은맛은 잡아주고, 감칠맛은 더해줘 토란 고유의 맛을 배가시킬 수 있다.  

이밖에도 토란은 조림이나 찜 등 감자와 유사한 용도로 사용된다. 줄기인 토란대는 나물로 말려 1년 내내 육개장이나 찌개류에 넣거나 볶아서 먹는다. 토란대가 육개장 종류의 음식에 자주 들어가게 된 이유는 식감이 고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 토란잎은 삶아서 쌈으로 활용한다. 토란에는 약간의 독성이 있어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토란을 보관할 때는 흙이 묻은 상태로 키친타월이나 신문지에 싼 다음 물을 살짝 뿌려 공기가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말린 토개란대는 삶아서 국이나 나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삶은 토란대를 밀봉해 냉동실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으면 편리하다. 

우리민족은 설날에는 떡국을 먹고 한가위에는 토란국을 먹었다. 토란은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 구황작물(救荒作物)로 이용됐다. 여름철 비가 오는 날이면 크고 세숫대야만 한 토란잎을 우산처럼 머리에 썼다. 뙤약볕에는 훌륭한 양산이 되기도 했다. 추억이 몽글몽글 떠오르는 걸 보니 토란국 먹을 때가 된 모양이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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