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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단순한 김밥 재료가 아닌 최고의 영양식품, 우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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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단순한 김밥 재료가 아닌 최고의 영양식품, 우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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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0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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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우엉(牛蒡)’이란 이름에는 ‘소우(牛)’자가 사용된다. 소들이 우엉의 잎과 뿌리를 잘 먹기 때문에 소우(牛)자를 쓴 것이다. 중국어로 우방(牛蒡)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우벙이라 발음하다 ‘ㅂ’이 떨어져 우웡이 되었다가 다시 우엉으로 됐다고 한다. 

우엉은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두해살이풀로 유럽이 원산지이다. 유럽, 시베리아, 중국 동북부 만주 등지에서 야생하고 있다. 유럽에선 관상용으로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는 오래전부터 식재료나 약재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고루 분포돼 있다. 재배를 많이 하는 지역은 경북 안동, 경남 진주․하동 등지이다. 씨를 뿌리면 첫해에는 잎만 자라고 다음 해에 꽃대가 나와 150cm안팎까지 자란다. 뿌리는 가늘고 길이가 30~60cm 정도이며 곧다. 3월에 파종하면 9~12월에, 10월에 파종하면 다음 해 6~7월에 수확한다. 

우엉의 대표적인 영양성분은 이눌린, 리그닌, 사포닌, 아르기닌, 폴리페놀,  탄닌 등이다. 이눌린은 식사 후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방지해 당뇨병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우엉을 잘랐을 때 나오는 끈적거리는 성분인 리그닌은 항균작용을 하는 식이섬유 성분 중 하나로 장을 청소하는 정장(整腸)작용을 한다. 

사포닌과 아르기닌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뇌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과 신체의 면역력을 높여 주는 효과가 있다. 폴리페놀은 대표적인 항(抗)산화 성분으로 항암작용과 함께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우엉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은 강력한 항균과 소염 작용을 한다.

우엉을 고를 때는 뿌리에 촉촉한 수분이 느껴지는 것이 좋다. 껍질에는 상처가 없고매끈한 것, 껍질의 두께가 얇고 밝은 갈색을 띠는 것이 좋다. 줄기는 전체적으로 굵기의 차이가 없이 고르게 뻗어 있는 것이 좋다. 잔뿌리나 혹이 없고, 지름은 2cm 정도로 굵은 것이 좋다. 흙이 거의 묻어있지 않고 잔뿌리가 하나도 없이 깨끗한 것은 중국산임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요리 전 우엉을 손질할 때는 껍질에 사포닌을 비롯한 많은 영양소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껍질을 칼등이나 솔로 살짝 긁어내는 정도로만 손질하면 된다. 깨끗이 정리를 하고 부드럽게 섭취해야 한다면 칼(필러)을 이용해 껍질을 완전히 벗겨주면 된다. 채로 썰 때는 5cm정도의 길이로 잘라준다. 우엉은 갈변이 되기 쉬운 식재료로, 손질 후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손질한 우엉을 식초를 살짝 풀어준 물에 약 1분간 담가두면 갈변이 방지되고, 쓴맛이 용출되어 맛도 한층 부드러워진다. 

우엉요리 가운데 많이 하는 것이 조림반찬이다. 조림재료는 우엉, 진간장, 황설탕, 물엿, 물, 식용유, 참기름, 통깨, 식초 등을 준비한다. 손질된 우엉뿌리를 얇게 잘라준다.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냄비에 부어주고 3분 정도 데친 후 건져 찬물에 헹구어 체에 밭쳐 물기를 털어 준다. 달군 팬에 식용유와 우엉채를 넣고 중불에서 3~4분 볶아 준다. 

그리고 황설탕, 물, 간장을 넣고 양념이 고루 배도록 불을 낮춰 물기가 없을 정도로 조려준다. 다음에 물엿을 넣고 중약불에서 볶아 준 후 불을 끄고 참기름과 통깨를 섞어주면 맛있는 우엉조림이 된다. 우엉은 산성식품인 돼지고기와 함께 요리하면 우엉특유의 향으로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해 준다. 우엉차는 크게 쓰지도 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며 따뜻하게 마실 때 맛이 좋다. 

우엉을 보관할 때에는 마르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엉이 마르게 되면 그만큼 식감이질겨지고 손질하는 것도 힘들다. 긴우엉은 냉장고에 보관이 가능할 만큼의 길이로 자른 후 흙을 제거하지 않고 신문지나 랩으로 밀봉한 후 냉장고 신선실이나 김치냉장고에 보관한다. 적정 온도는5℃ 전후이며, 온도가 높아지면 싹이 날 수 있다.

우엉 얘기를 하다 보니 김밥 생각이 절로 난다. 단무지와 우엉만 들어간 김밥도 한끼 식사로는 그만이다. 이뿐인가 ‘우엉을 먹으면 늙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우엉이 건강식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우엉 들어간 김밥을 먹으면 필자도 한 20년은 젊어질까 궁금해진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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