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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06] “부릅뜬 두 눈이 새해의 희망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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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06] “부릅뜬 두 눈이 새해의 희망이 되길”
  • 서길원 大記者
  • 승인 2024.01.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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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새해의 희망은 ‘그놈이 그놈’이라는 정치불신을 경계하는 우리의 부릅뜬 두 눈이어야 한다. 여야의 보이는 속셈에 ‘정치하는 것들’이라고 외면하거나 싸잡아 침 뱉는 것은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토네이도’에 내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누가 더 정직한지’가 아니라 ‘누가 덜 나쁜지’라도 가려야 희망이 기망이 되지 않는다.

2024년 갑진년 (甲辰年) ‘푸른 용’ 새해가 밝았다. 여느 해라고 다를까마는 모두 들 한 해의 시작점에 서서 희망을 얘기하고 서로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한다. 푸른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듯 올 한 해 우리의 삶이 그러하길 바라는 마음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2024년 갑진년은 녹록치 않다.

새해에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여전할 것이고, 우리는 그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로 버터 내야 할 것이다. 늘 머리에 이고 사는 북한 리스크는 지난달 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남북관계를) 전쟁 중인 두 교전 국가 관계'로 봐야 한다는 규정으로 도발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우리의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 ‘필요악’에 가까운 국회의원 선거가 가장 큰 ‘녹록치 않음’의 예고이다. 전쟁의 평화적 방법이 선거라고 하지만, 전쟁이 그렇듯 선거는 결코 정의롭지도, 평화롭지도 않다. 권력욕이 충돌하면서 ‘국민’과 ‘국익’이 권모술수의 선전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이 선거의 본질이다.

오는 4월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은 더 정의롭지 못하고, 더 평화롭지도 못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다. 때문에 새해 아침, 우리는 희망을 노래하기에 앞서 감기지 않는 나의 부릅뜬 두 눈으로 말해야 한다. ‘너도 자지 말고, 나도 자지 말고’라는 인사를 새해 아침 덕담으로 나눌 때 우리는 ‘희망’이라는 어린싹이라도 볼 수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새해 벽두부터 '김건희 특검법'과 여야 정당의 세포분열이 나라를 삼키고 있다.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대장동 개발 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 수사를 각각 맡을 특별검사(특검)를 임명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대통령실은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을 언급, ‘김건희 특검법’에 여야가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의힘이 '김건희 특검법'을 '총선용 악법'이라고 칭하며 "민주당 스스로 거둬 달라"고 제안하자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며 몰아세우던 것이 국민의힘 아닌가“라며 국민의힘이 사용했던 칼로 국민의힘을 베려한다.

현재로서는 특별검사 임명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물 건너가겠지만 파장은 여야 극한 대립의 토네이도가 되어 지상의 모든 것을 집어삼킬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그놈이 그놈’이라는 정치불신을 경계하는 우리의 부릅뜬 두 눈이어야 한다. 여야의 보이는 속셈에 ‘정치하는 것들’이라고 외면하거나 싸잡아 침 뱉는 것은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토네이도에 내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누가 더 정직한지’가 아니라 ‘누가 덜 나쁜지’라도 가려야 희망이 기망이 되지 않는다.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이준석과 이낙연 신당도 가속화되면서 정국을 한층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아직까진 보수와 진보의 각 진영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지만 '제3지대'에서 수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3 세력의 분출 배경엔 '양당 대결 정치'에 대한 염증과 피로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 파급력을 가지게 될 것인가, 또는 선거 이후 다시 본래의 정당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하는 존 패의 문제 역시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 이들 신당의 득표율이 모태 정당의 득표율에 미치게 될 영향은 쉽지 않겠지만, 더구나 이들 또한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취사(取捨)의 고민은 필요하다.

새해에는 희망을 노래하기보다는 희망이 기망이 되지 않기 위해 두 눈을 부릅떠야 한다. 부릅뜬 두 눈이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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