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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04] "순천의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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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04] "순천의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
  • 서길원 大記者
  • 승인 2023.11.0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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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순천은 이제 214일의 기간, 980만의 관람객, 330억원의 수익금 같은 숫자는 역사에 남겨두고, 다시 0에서부터 시작 한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지난달 31일 오천그린광장에서 ‘새로운 시작 The 높게’라는 주제로 폐막식을 열고 폐막을 선언했다. ‘정원에 삽니다’를 주제로 장장 214일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 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서울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중앙집중적인 대한민국에서 지방의 작은 도시가 어떻게 정체성을 갖고 발전하고 도약할 수 있는가를 증명해 보였다.

허물고 짓는 개발 집중이라는 도시발전의 기존 틀을 깨고 ‘생태’라는 차별화된 발전 전략의 모델을 창조적으로 제시하며 대한민국에 정원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순천은 장장 7개월에 걸쳐 100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몰린 최장기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국내는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놀라움은 경이로움이 됐다.

꿈과 희망을 하늘에 띄우는 박람회가 아니라 꿈과 희망을 딛고 선 땅을 현실로 만들어 낸 박람회였다. 시민 참여가 빛났고 시민의 승리로 역사에 기록될 기념비적 박람회 였다.

박람회를 진두지휘하며 이끌었던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이사장인 노관규 순천시장은 물론 정원박람회 성공을 위해 열정을 쏟았던 박람회 종사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 시민 등 폐막식 참석자 1만여명의 가슴에 벅찬 감동과 자부심이 차올랐다.

“정원박람회로 순천과 전남의 이름이 세계 속에 빛난 해였다. 순천은 지역이 가진 매력과 경쟁력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성공할 수 있음을 멋지게 보여주고, 빛나는 지방시대에 큰 획을 그었다”는 김영록 전남지사의 축사는 순천 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하지만 순천의 도전은 여기서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순천은 이제 214일의 기간, 980만의 관람객, 330억원의 수익금 같은 숫자는 역사에 남겨두고, 다시 0에서부터 시작하려 한다”는 노관규 시장의 정원박람회 폐막 선언은 ‘더 높고 더 새로운 순천’의 개막 선언이다.

정원을 도심까지 끌어들여 소득 3만불 시대 맑고 밝은 녹색도시의 모델을 제시한 이번 행사는 목표 관람객 800만명을 넘어 최종 980여만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았다.

200여개에 달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500개가 넘는 기관·단체의 정원박람회 견학·벤치마킹은 ‘정원열풍’으로 이어져 미래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박람회는 정원 행사에 그치지 않고 순천의 미래 성장동력의 기반을 튼실히 닦는 계기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와이드, 포스코리튬솔루션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순천의 탁월한 정주 여건과 미래 가치에 주목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율촌산단에 우주발사체 제조시설을 짓고, 포스코와이드는 순천에 프리미엄 레저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포스코리튬솔루션은 율촌산단에 이차전지 소재 수산화리튬 공장을 지을 방침이다.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사실상 전권을 쥔 노관규 순천시장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정원박람회라는 콘텐츠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노 시장은 작년 7월 취임하자마자 박람회 현장에 시장실을 만들고 매일 출근했다. 현장에서 간부 회의를 열고 그날 발생한 문제에 즉시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조직위 105명 중 75%(78명)를 순천시 공무원으로 꾸리는 등 시청을 박람회 현장으로 옮겨놓은 셈이었다.

작년 7월 순천시가 박람회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무렵 인근 시군에선 주민 1인당 30만원씩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나눠주고 있었다.

그러나 순천시는 시민 28만명에게 나눠줄 840억원(1인당 30만원 기준)을 박람회에 투자했다. 일부 시민들의 불평도 있었지만 노 시장은 “그 돈 받아서 살림이 펴는 것 아니다”라며 설득했다. 박람회 전체 예산 2040억원 중 국비는 7.5%뿐, 62%인 1272억원을 순천시가 부담했다. 시와 시민 모두 현금 살포의 유혹을 견디고 순천의 미래에 투자한 결과다.

정원박람회장은 이제 겨울철 휴무기를 거쳐 내년 봄꽃이 필 무렵 변화된 모습으로 재개장하게 된다.

내년에 재개장된 정원박람회장은 올해의 성공에 대한 재현이 아니라 또 다른 경이로움으로 탄생할 것이다.

"박람회는 끝이 났지만, 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순천은 정원에 문화의 옷을 입혀 더 큰 도약에 나설 계획"이라는 노 시장의 희망은 "국가 정원과 도심, 순천만을 하나로 이은 정원 위에 애니메이션 산업을 입힌, 일본·미국과는 차별화된 한국판 K-디즈니“로 순천을 바꾸게 될 것이다.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이제 다시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그 도전은 순천시민들에게 설렘이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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