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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양자와 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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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양자와 다자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1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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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대선이 다가오면서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가 연일 발표되고 있다. 과거 언론사가 몇몇 안 되던 시절에는 여론조사 결과를 쉽게 접할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언론기관은 물론 여론조사기관 자체에서 발표하는 지지도가 넘쳐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제대로 신뢰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있지만 갈수록 과학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뢰도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수많은 조사기관과 언론사에서 발표하기 때문에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도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좋은 현상이다.

과거 여론조사는 답변자를 대상으로 하는 모집단위 1,000여 명을 채우는데 급급했지만 지금은 연령 지역 남녀 등을 고려해 조사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도를 파악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 민주당과 국민의 힘 대선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여론조사는 큰 이변 없이 마무리 됐다. 당초 특정후보의 독주가 예상될 것이라는 추측과는 반대로 양자구도로 흘러 어느 정도 흥행도 이루었다. 일반국민과 당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각각의 투표마저도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아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가 상당부분 과학적이고 정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했다.

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구도는 양자대결이라고 한다. 다자구도로 흐를 경우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쏠림 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양자대결은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당초 일방적인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결국은 5% 이내에서 승부가 결정되거나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구도가 바로 양자대결이다. 이는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도도 중요하지만 비호감도로 나타나는 반대급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가 없는 부동층일 경우 쏠림 현상보다는 비 호감 후보에 대한 역 선택이 표심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양자대결의 경우 특정후보에 대한 집중현상은 예상외로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은 거대 정당 2개가 독식을 했다.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진 정당에서 번갈아 정권을 차지하는 것은 선진 민주국가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가의 경우 이변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체적인 흐름은 기존 정치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인물이 대통령이 되고 수상이 됐다. 그 만큼 전국적인 조직을 가지고 움직이는 정당의 조직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극우 극좌로 표현되는 이념대결도 나타나고 있지만 특정 계층과 특정 종교를 대변하는 정당이 정권을 차지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그만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극우 극좌 보다는 진보 보수가 번갈아가며 정권을 차지하는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역대 대선의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가장 가까운 19대 대선은 탄핵정국 속에서 치러졌기 때문에 민주당의 독주가 예상됐다. 진보정당이 당연히 정권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대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지만 보수진영의 선전도 만만치 않았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절대적인 지지가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41%를 얻어 당선되고 보수진영인 홍준표 후보 24%, 안철수 후보 21%, 유승민 후보 6.8% 등 보수진영이 51%를 넘었다. 만약 보수진영에서 단일화가 이루어졌다면 예상하기 힘든 결과였다. 물론 양자대결로 흘렀어도 민주당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다자대결 구도에서는 비호감이 반대표로 연결되기에 예측이 쉽지 않다.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에서는 선거 4개월을 앞두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40%, 안철수 후보 25%, 민주신당 문재인 후보 14% 등이었다. 하지만 양자대결로 치러진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는 51.55%를 얻어 당선됐고, 당초 10%대에 머물렀던 문재인 후보도 48.02%를 얻어 3.53% 포인트 차이로 따라 붙은 것이다. 2003년 치러진 16대 대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48.9%, 한나라당 이회창 46.6%로 박빙의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여론조사는 이회창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된다고 발표했으나 결국은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는 의외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1998년 치러진 15대 대선에서도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40.3%,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38.7%로 박빙을 이루었다.

내년 대선을 4개월여 앞두고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권교체에 대한 심판이 많아 보인다. 단순하게 윤석열 이재명에 대한 지지도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결과는 후보 개인과 정당에 대한 지지도보다는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이 반영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선거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4개월여 남은 기간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여야 후보는 물론 무소속 군소정당까지 경쟁하는 이번 선거결과가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주목된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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