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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지방선거 철저한 검증으로 가려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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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지방선거 철저한 검증으로 가려내자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2.05.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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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6·1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지난 19일부터 시작됐다. 전국적으로 2324 선거구에서 7616명의 후보가 나서서 자웅을 겨루는 가운데 오는 31일 자정까지 열전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의 사전투표는 27~28 양일간 실시되며 본투표는 6월 1일에 실시된다. 사전투표와 본투표 모두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지만 코로나 확진 등 격리자는 사전투표 2일차인 28일과, 본투표일인 6월 1일 각각 오후 6시 30분부터 연장된 시간에 투표하게 된다.

4년 전인 2018년 613 지방선거의 결과를 놓고 대체로 집권 여당의 압승이자 야당과 보수의 몰락으로 평가했다. 유권자들은 지방선거를 통해 무능한 보수 야당을 준엄하게 심판함으로써 집권 여당은 유례없는 대승을 거뒀다.그러나, 이것은 애초부터 중앙정당이 공천을 통해 전면 개입하는 가운데 정당의 대리전 같이 치러진 결과로 나타난 해석이다. 오히려 지방선거 본래의 의미와 기능으로 놓고 볼 때, 지난 선거의 결과는 ‘중앙정치의 완승’이자 ‘지방자치의 완패’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한 진단이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31세 성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는 여전히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로 인해 민선 7기하에 지방자치도 당초 예상한 문제점을 최소화시키기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다.즉 견제와 균형이라는 지방자치 본질이 실종되고,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종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 지방자치가 지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속에 지역의 후보들이 지역의 이슈를 제기하고 정책과 공약의 경쟁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그 의미와 성과가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본질과 원칙에서 상당히 벗어난 지방선거의 과정과 결과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지난 지방선거에 쓰여진 선거비용은 1조700억원에 달한다.유권자 한명당 들어가는 비용이 2만5000원에 이른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비롯해 전국 각 광역시장 등 도지사를 뽑는 17명의 광역단체장과 226명의 기초단체장, 779명의 광역의원, 2602명의 기초의원 등을 선출하는 선거로 치러지게 된다. 또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선거도 함께 실시한다. 교육감 선거에는 61명이 출마해 3.6대 1의 경쟁률로 광역·기초 단체장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와 같이 막대한 선거비용도 문제지만, 엄청난 선거비용을 들여 그 이상의 선거 성과를 냈느냐가 더 큰 문제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 역시 지방이슈, 자질검증, 공약경쟁이 없는 소위'3무(無) 선거'로 치러졌기 때문에 비용 대비 성과면에서'고비용저효율'의 선거관행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었다. 613 지방선거를 포함해서 지난 지방선거들은 앞으로 지방선거가 왜 달라져야 하는지 또 법과 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 계속해서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먼저 지방선거가 본연의 의미와 기능을 찾아야 한다. 이제라도 지방선거가 지금까지 실시된 지방선거들과는 달리 저비용고효율의 선거체제하에 그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방선거의 변질로 인해 나타난 문제점과 그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한국의 지방자치가 바른길을 향해 나가도록 잘못된 지방선거를 바로잡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다음 지방선거에 임박해서 정치권의 당리당략이나 정략적 판단에 따라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벗어나는 졸속적 결정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6.1 선거도 예외가 안될 것이다.

‘검수완박’ ‘장관후보 청문회’같은 중앙정치의 쟁점만 부각된 채, 주로 새 정권 안정론과 견제론을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지방없는 지방선거’가될 것이다.따라서, 중요한 직책을 맡을 후보자들의 자질과 리더십은 철저하게 검증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치적 역량을 키워줄 선거의 경쟁과정도 생략되고 말 것이다. 지역의 문제해결을 위한 후보들의 공약이 공론화되거나 토론 과정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향후 민선 8기에서 합당한 정책으로 숙성될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다.

민선 8기에서는 민선자치 부활 이후 아직도 근절되지 못한 지방자치의 비리와 부패, 낭비와 비능률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혁신과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앞으로 중앙의 정치와 정부가 지방에 개입해서 통제하기보다는 지방이 지역언론과 함께 건전한 시민단체의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통해 문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아울러 지방감사원 같은 제도의 도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정당이 과도하게 개입해서 들어난 부작용이 여전히 심각하다. 후보공천을 둘러싼 비리와 부작용은 근절되지 않았다. 공무원들의 줄서기 관행도 정도를 넘었다고 한다. 비례대표제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후보자들의 충성심만 더욱 공고히 했을 뿐이다. 공천후유증도 심각해서 선거 후 지역화합과 통합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정 정당의 지역지배 구조는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에 종속시킬 가능성을 보다 크게 열어놓고 있다. 더욱이 단체장과 의회간의 기관대립형 제도를 취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당의 개입은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지방의회가 견제보다 거수기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의 시작이자 본질이기 때문에 지방자치의 성공 여부를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한국의 지방자치가 바른 길을 향해 나가도록 정당본위로 지나치게 편향된 지방선거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도 그 기회를 놓친 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선거법과 제도 그리고 관행에 의해서 치러지기 때문에 같은 문제들을 되풀이할 우려가 크다.

향후 할 수 있는 개혁이 있다면 ‘정당책임관리제’를 엄격하게 시행하는 것이다. 즉 부패비리 등 후보자나 당선자 과실로 인해 재보궐선거를 할 경우 선거관리비용을 원인자가 부담토록 해서 국민들의 쓸데없는 부담을 덜어주고, 공천을 잘못한 정당은 해당 선거구에서 공천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선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지방선거만 한다고 지방자치가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번 6.1 지방선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방자치 나아가 지역발전의 성패가 달려있다.

부정 혼탁 선거를 번번이 보아온 까닭에 공명선거를 입후보자와 각 정당 및 진영에 부탁하고 바란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선관위와 사법당국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공명선거의 진짜 책임자는 유권자일 수밖에 없다. 유권자 한사람 한사람이부정 타락을 감시하고, 불법행위를 발견하면 주저없이 당국에 고발함으로써 공명선거 분위기를 다잡아나가야 하겠다. 은밀히 자행되는 부정 불법의 가장 효율적이고 무서운 감시자는 유권자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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