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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귀하신 몸 고구마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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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귀하신 몸 고구마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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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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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백로(白露)가 지나가고 한로(寒露)가 다가오는 계절이다. 이맘때 고구마를 캐면서 고구마 순(잎자루, 잎줄기)도 거두어 말려 겨울철 귀한 묵나물로 준비할 때다.

고구마는 메꽃과 뿌리채소다. 원산지는 중․남아메리카. 15세기 말경에 콜럼버스에 의해 유럽과 스페인으로, 다시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과 인도양을 거쳐 동양으로 전파됐다. 중국, 우간다, 나이지라아, 인도네시아, 일본 등지에서 많이 재배한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영조39년(1763)때 일본에 통신정사(通信正使)로 갔던 조엄(趙曮)이 1764년 돌아오는 길에 대마도(對馬島)에서 고구마 종자를 가져와 동래지방과 제주도에 심었다. 한때는 백성을 기근에서 구한다하여 구황작물로 불렸지만 현재는 기호식품으로 재배되고 있다. 경기 여주, 인천 강화, 충남 당진․논산, 충북 충주․청주, 전남 해남․영암, 전북 김제 등지가 주산지다.

고구마는 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작물이다. 구워 먹거나 쪄서 식용 또는 간식용으로, 엿․과자․잼․튀김․고추장․통조림․고구마칩․아이스크림․커피 등 가공식품으로, 이외에도 주정(酒精)원료, 의약용, 공업용, 사료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특별히 고구마 순은 채소로서 이용 가치가 높아 고구마순 들깨볶음, 고구마순 고춧가루무침, 국거리, 김치 등 부식용으로 널리 이용된다. 고구마 잎도 일부 지방에서는 콩잎처럼 절임이나 김치를 담아 먹기도 한다. 최근에는 6월부터 여름철까지 고구마 순을 생으로 또는 살짝 데쳐서 나물로 이용한다. 가을에 채취한 고구마순은 삶아서 말려 저장했다가 겨울철 내내 건나물로 식탁에 오른다. 특히 정월 대보름에는 오곡밥과 함께 식단에 올리는 최고의 찬거리다. 요즘엔 고구마 순이 인기가 있어 순 전용 품종도 재배․생산되고 있다.

고구마 순에는 고구마 못지않게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다. 클로로겐산․비타민․베타카로틴의 항산화 물질로 노화방지와 심근경색과 동맥경화 그리고 고지혈증 등을 예방해 준다. 루테인․안토시아닌 성분은 안구건조증, 백내장, 황반변성 등 안구질환 예방에도 좋다.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시켜줘 각종 혈관성 질환을 예방한다. 인과 칼슘 그리고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은 뼈는 물론 치아건강을 튼튼하게 해주고, 골밀도를 높여 골다공증 같은 뼈 관련 질환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는 물론 장 건강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고구마 순을 구입할 때는 굵고 곧으며 무르지 않은 것을 고른다. 색은 연하면서 보라색이 진한 것이 좋다. 구입한 순은 한번 살짝 씻은 다음, 큰 그릇에 소금물에 풀어 잎줄기를 약 7~8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물은 버리고, 줄기 쪽보다는 잎이 달렸던 곳을 구부려 껍질을 벗기면 좀 쉽게 벗길 수 있다.

고구마순을 이용한 요리법 하나만 추천해 본다. 고구마순 들깨볶음은 잎줄기, 들기름, 당근, 양파, 다진 마늘, 맛술, 멸치액젓, 후춧가루, 거피 낸 생들깻가루 등을 준비한다. 조리는 달구지 않은 마른 팬에 먹기 좋게 잘라 손질한 줄기와 들기름을 넣고 무친 후 센 불에 살짝 볶다 열기가 올라오면 채 썬 당근과 양파를 넣고 볶는다. 이어 다진 마늘, 멸치액젓, 맛술, 후춧가루, 물 등을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볶아주면 맛있는 반찬이 된다.

요리하고 남은 고구마 순이 있으면 물기를 제거하고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보관하면 7일, 냉동보관하면 30일정도 두고 먹을 수 있다. 데쳐 보관해야 생나물상태보다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다.

고구마순 얘기를 하다 보니 군고구마 생각이 절로 난다. 겨울철 서민들의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만들어주던 고마운 작물이다. 이런 고구마를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식량으로 선정해 우주정거장에서 재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공익과학센터(CSPI)에서도 건강에 좋은 세계 10대 음식으로 고구마를 첫 번째로 뽑았다고 한다. 최근엔 고구마보다 고구마 순이 영양이 많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고 하니 고구마가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고구마는 더 이상 답답함의 대명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귀하고 귀한 서민들의 친구로 건강지킴이로 소중하게 다뤄야 할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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