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최재혁의 데스크席] 인공지능 챗GPT 시대
상태바
[최재혁의 데스크席] 인공지능 챗GPT 시대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6.22 11: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재혁 지방부국장

미국 기업이 출시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AI 혁명시대가 열렸다. PC 시대를 열었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AI가 PC나 인터넷만큼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를 적용한 인터넷 검색 엔진을 공개하고, 이에 맞서 구글도 자체 개발한 AI 챗봇을 공개하는 등 거대 테크 기업들의 AI 전쟁도 가열되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 업체 바이두, 한국의 네이버·카카오도 AI 챗봇을 곧 내놓겠다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증기기관이 1차산업혁명을 폭발시켰듯 AI 혁명이 인류 문명과 산업을 통째로 바꾸어 놓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AI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IT, 의료, 제약,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 화제를 모은 ‘챗GPT’는 AI가 모든 사람이 체감할 정도로 우리 일상에 파고들어 인간의 손발 두뇌를 대신해 주고 있다. 과거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이 세상을 뒤흔들었던 것처럼 AI를 통한 대격변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선진국들은 AI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면서 전문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미국 MIT는 1조원 규모 기금을 조성해 AI 대학을 설립했고, 일본은 대학·대학원생 50만명에게 AI를 가르칠 계획을 추진해왔다. 중국도 ‘AI 인재 100만명 양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AI 전쟁은 결국 인재의 경쟁력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다. 한국도 AI를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은 세웠지만 낡은 제동에 발목 잡혀 인재 경쟁에선 뒤처지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 인력 양성을 위한 수도권 대학 증원은 또다시 지역 균형 논리에 밀려 법안에서 제외됐다. AI·빅데이터 분야 인재를 키우는 대학원에 지원자는 몰리는데 규제에 묶여 소수의 제한된 숫자만 뽑고 있다. 최근 각 대학에 AI 관련 신설 학과가 늘었지만 제대로 가르칠 교수, 시설, 기자재는 턱없이 부족하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섰던 대한민국이 미래의 기술·산업 패권을 좌우할 AI 혁명에선 낡은 규제에 묶여 뒤처지고 있다.

챗GPT(ChatGPT)에 이어 구글의 바드(Bard)도 한글 서비스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생성형 AI’ 대열에 들어섰다. 챗GPT의 광풍이 몰아친지 벌써 6개월이 지나면서 한번쯤 의심의 눈초리를 가진 적도 있지만, 앞으로 한동안 대안 없이 급속한 발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IT 기술의 진실은 ‘생활화’라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 IoT, 메타버스, NFT 등이 최근 10년 사이 쏟아져 나왔지만, 아이폰을 통한 스마트폰 출현(2007) 이후로 그와 버금가는 시작의 임팩트(빅 웨이브)를 준 것이 ‘생성형 AI’라고 회자되고 있다.

인공지능(AI)시대가 예상했던 것보다 급격하게 다가오고 있다. AI의 등장은 정보기술산업 전반의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부상했고, 이 시기 승자는 구글과 아마존이었다. 이후 2007년부터 시작된 핸드폰의 패러다임을 바꾼 스마트폰의 승자는 애플이었고 모바일 앱이라는 새로운 IT생태계가 탄생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이런 흐름을 타고 고도의 성장을 할 수 있었다. 현재 반도체 산업은 긴 불황의 터널을 걷고 있지만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AI시대에 맞는 고성능 반도체에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AI시대가 도래하면 고성능 반도체가 기하급수적으로 필요한 만큼 우리 기업들의 성장도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AI시대에 주도권을 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소수의 승자가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주목하면 더욱 그렇다. 시장을 선점한 AI 서비스 업체가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AI는 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학습해 성능을 더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후발주자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변화의 시기엔 통상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앱의 시대에 한국 IT산업이 성장했지만 한계는 분명했고 스마트 폰 붐이 부는 지금도 애플이 이익을 독식하고 있다. 초거대 AI 시대에도 주변이 아니라 중심이 돼야 제대로 제대로 된 결실을 얻을 수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AI산업의 확실한 주도권을 쥔 나라나 기업은 없다.

한국은 초거대 AI 기술력에서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이지만 지금부터 본격적인 게임이다. 국가 차원의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하고 기업들은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임해야 한다. 빅뱅시대에 주도권을 쥐지 못하면 차세대 AI시대에서 영원히 2류로 전락할 수 있다.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잡아야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개발한 미국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올 들어 세계 17개국 월드투어를 다니며 각국 정상 등을 만나고 있다. 챗GPT 서비스 출시 6개월 만에 정상들과 독대하는 거물이 된 것이다. 기술 황금시대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촉발했듯 AI가 인류 문명과 산업을 통째로 뒤흔드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5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과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난 올트먼 CEO는 “한국은 글로벌 AI 생태계의 리더가 될 자질을 갖춘 국가”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 AI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가 되기 위해선 해야 할 일이 많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AI 인재 양성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MIT의 AI 대학원 설립에 약 1조원을 투자했다. 중국은 향후 5년간 AI 전문가 500만 명 양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에선 최근 각 대학에 AI 관련 학과가 늘고 지원자도 몰리고 있지만 제대로 가르칠 교수, 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먼저 대학 교육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대학과 연구소, 기업 간 산학협력 체제를 강화하는 등 AI 인재 양성과 기술 연구개발(R&D)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는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 기업들은 R&D는 물론 제조 유통 등 전 단계에 AI를 접목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AI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올트먼 CEO는 한국 대기업, 딥테크(기저기술)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 기업들도 기술 확보를 위해 해외 기업, 연구소, 대학 등과 적극 협력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치열한 미·중 기술패권 전쟁 속에 무역수지가 15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한국의 대내외 경제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하다. 이런 시기에 도래한 AI 혁명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든 지금, 외면하고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서 함께 공생 공존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 또한, 인공지능의 발달은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대체할 수도 있고, 거기에 따라 사라질 위기에 처하거나 아님, 통합적인 직업이 생겨나지 않을까? 각종 매스컴에 단골 메뉴로 나온 ‘인공지능’,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 이제 챗GPT사용은 선택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필수가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두려워 말고 받아들여야 하며,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