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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조작된 허위·가짜 뉴스 ‘사리추구’가 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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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조작된 허위·가짜 뉴스 ‘사리추구’가 연료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3.10.1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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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실험심리학과 연구팀이 ‘자기공명영상’ 장치를 이용해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때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했다고 한다.

사람의 뇌가 어떻게 거짓말을 유도하는지, 또 왜 작은 거짓말이 풍선처럼 부풀려지는지 그 생물학적 근거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연구에 활용한 ‘자기공명영상’은 강한 자기장 내에서 인체에 고주파를 전사해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전자기파를 측정해 영상을 얻어 인체 등의 내부 상태를 영상화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80명에게 동전이 담긴 유리병을 찍은 사진을 보여준 뒤 동료 파트너에게 유리병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말하도록 했다. 파트너는 연구팀이 미리 섭외한 배우들이라고 한다.

첫 실험은 파트너가 동전 개수를 많이 맞힐수록 실험 참가자와 파트너 모두 금전적 보상을 많이 받고, 못 맞힐수록 보상이 줄어드는 구조다.

두 번째 실험은 참가자들이 파트너에게 거짓말을 해 동전 개수를 틀리게 만들수록 모두 보상을 많이 받게 되고, 세 번째는 파트너가 동전 개수를 많이 맞힐수록 실험 참가자의 수익은 올라가지만 파트너의 수익은 줄어들고, 파트너가 틀리면 반대상황이 벌어진다. 둘 중 한 명의 희생이 따른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의 거짓말을 할지 진실을 말할지 결정하는 순간 뇌를 스캔한 결과 실험참가자들이 거짓말을 할 때 뇌의 한 영역이자 정서 자극과 감정처리의 허브인 편도체에서 변화가 감지됐다고 한다. 거짓말을 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편도체 활성도가 떨어진 것이다.

거짓말은 감정적 자극을 촉발하고, 편도체 활성화를 유도하지만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되면 본인이 진실하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각성효과가 떨어지면서 편도체 활성화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거짓말을 하기 점점 쉬워진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실험참가자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상황일수록 거짓말을 많이 했고, 이럴 때 특히 편도체 활성화가 약해졌다. ‘사리 추구’가 거짓말의 연료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또, 거짓말을 반복하면 ‘거짓말을 하고 있는 행위’와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는 도덕적 판단’ 사이의 감정적 자극이 약해지면서 ‘행동’과 ‘자각’ 사이의 부조화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점점 거짓말을 하기 쉬워진다고 연구팀을 밝혔다.

최근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과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보좌관의 대선 개입 허위 보도 의혹 등 ‘가짜 뉴스’와 ‘인터뷰 조작 사건’ 등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자가 검사 시설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사업 불법 대출 수사를 무마했다는 허위보도가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또다시 최재경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과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 씨의 사촌형 이모 씨와의 녹취록을 근거로 한 기사가 조작됐다는 의혹이다.

대선 당시 이들의 가짜 및 허위 조작 보도 행위가 점차 과감해지면서 민의를 왜곡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에 대한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달 ‘대선개입 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유사한 내용의 허위보도와 관련, 고발 등이 이어져 민의를 왜곡하는 시도를 함으로써,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농단한 중대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전모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규명 대상은 당시 ‘대선 개입 허위보도’ 의혹을 받고 있는 기사들은 뉴스타파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한 인터뷰 보도와 JTBC의 남욱 변호사 진술조서를 근거로 한 보도 등 2가지다.

또, 대선 8일 전인 2022년 3월 1일 “최재경 ‘윤석열이 조우형(대장동 브로커)이 김양(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의 심부름꾼’이라고 하더라”라는 제목의 리포액트 기사다.

검찰은 기사의 근거가 된 최재경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조우형 씨 사촌 이모 씨 사이 녹취록이 조작됐다고 보고 있다. 기사에 활용한 녹취 속 실제 인물은 최 전 검사장이 아니라 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보좌관 최모 씨라는 것이다.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은 “보도 내용이 허위라는 것은 확인했고, 구체적인 보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기자) 단독 범행일 수도 있고 가담자가 있거나 더 큰 세력이 있을 수도 있다. 여러 가능성과 경우의 수를 수사 과정에서 다 고려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향한 이 같은 허위보도의 배후로 경쟁 후보였던 이재명 캠프 인사들을 지목하고 있다. 허위·가짜 뉴스 보도가 왜 있었던 것인지에 대한 사안의 진상을 모두 규명하겠다는 의지다.

대선 국면에 민의를 왜곡시키기 위한 조작된 인터뷰와 허위·가짜 뉴스가 마치 진실인 양 풍선처럼 확대됐다. ‘사리 추구’가 대선 허위보도 의혹에 개입한 이들에게 연료로 작용했을 게 분명하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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