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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역경 딛고 일으킨 청암대학 정상화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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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역경 딛고 일으킨 청암대학 정상화 "물 건너가나"
  •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 승인 2021.10.3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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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한 서형원 총장 “만감이 교차한다” 소회 밝혀
서 총장 부임서 퇴임까지 4년의 고난과 역경의 발자취
이임사하는 서형원 총장
이임사하는 서형원 총장

청암대학교 서형원 총장이 지난 29일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 "만감이 교차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서 총장에 대한 교직원들의 연임 서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뒤를 이을 총장의 선임도 없이 퇴임한 서 총장, 부임에서 퇴임까지 4년의 고난과 역경의 발자취를 더듬어본다. 

‘서 총장은 4년간 재임 중 두 번이나 직무배제를 당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취소되었던 청암대학의 대학기관평가인증을 회복, 자율개선대학 및 정부재정지원대학으로 지정받는 등 청암대학 재기의 틀을 마련한 것으로 청암대학 내외의 평가를 받았다’는 교직원, 시민단체의 평가에도 불구, 뒤를 이을 취임 총장도 없이 교문을 나서는 서 총장을 찾았다. 

서울대를 졸업 외무고시에 합격, 외무부, 청와대 등지에서 외교관으로 활약한 서 총장은 크로아티아 대사를 마지막으로 외무부에서 정년 퇴임을 했다. 전남 순천시 황전면에서 태어난 서 총장은 청암대 일부 이사들의 권고를 받고 남은 여생을 고향에서 후학들을 길러내는 교육자의 길을 찾아 열정을 다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총장직을 수락한다.

청암대는 지난 2011년 4월, 아들인 강명운이 설립자 강길태 총장의 대물림 총장으로 취임한다. 일본에서 빠징코와 터키탕을 운영, 교육경력이라곤 전무 한 그가 대학을 물려받은 순간부터 총장이라는 직함은 그에게 완장이었다. 아부에 급급한 일부 교직원에게 엿장수 맛 배기 엿 주듯 보직을 주고 3~4개월 만에 전격 교체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인사 전횡과 갑질을 일삼으며 대학을 개인 소유물로 인식, 파탄 위기로 내몰았다.

여교수 성추행, 교비 횡령 등 갖가지 대학 비위 의혹의 주인공으로 급부상, 수사기관의 조사와 교육부의 감사가 이어지면서 대학인증이 취소되고 정부지원금 150억 원(2014~2018)중 130억 원이 중단, 대학이 몰락의 위기에 내몰렸으나 그는 완장만 차면 된다는 듯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보다 못한 친동생이 형인 총장을 사법기관에 고발(본보 단독보도, 2014년 4월 24일자), 결국 2017년 9월, 배임죄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학교를 개인 소유물처럼 생각,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배임 범행을 확대, 학교에 큰 손해를 끼쳤다"고 판시했다. 결국, 1년 6개월을 복역하면서 그는 청암대 총장에서 수형자 강명운으로 전락한다.

서형원 총장 이임식장.
서형원 총장 이임식장.

서 총장은 "당시 지인들과 일부 선후배들로부터 비리 대학으로 낙인찍인 청암대의 주역은 강 총장으로, 진흙탕에 스스로 빠져드는 길"이라며 총장직을 극구 만류했다. 하지만 서 총장은 "평범한 대학보다 진흙탕으로 범벅된 대학을 깨끗이 씻어내고 다시 옛 정상화 대학으로 만드는 것 또한 큰 보람이며 이는 곧 지역사회와 후학들을 위하는 길" 이라며 "강명운 전 총장도 출소 후 정상화된 대학의 모습을 보고 기뻐하지 않겠느냐"는 굳은 의지로 강명운 구속 2개월 후인 2017년 10월 30일 취임한다.

서 총장은 대학 내홍이 장기간 지속된 가운데 침체된 교직원들과 소통, 청암대학 재기의 비전을 내세워, 1년여만인 2018년 8월, 자율개선대학 선정, 12월 대학인증획득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8년 대학역량진단평가에서 당연시됐던 순천대학이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 혼란을 거듭했던 청암대가 자율개선대학에 선정, 지역사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로 2019년부터 3년간 정부재정지원을 매년 30억 원을 받게 되는 등 청암대학이 정상화의 발걸음을 내딛는 시점에 강명운 전 총장이 2019년 3월 5일 출소, 학내문제에 개입 청암대가 다시 혼란의 수렁으로 빠져든다.

사립학교법(제22조)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는 형이 종료된 날부터 5년 동안 임원이 될 수 없으며 학내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는 사립학교법을 무시, 대학은 강명운의 손아귀에 놀아나며 혼란의 대학으로 다시 추락하기 시작한다.

학생회 회장과 부회장이 송공패 전달.
학생회 회장과 부회장이 송공패 전달.

강 전 총장은 대학을 정상화시킨 서 총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는 커녕 "면회를 자주 안 왔다"는 등의 이유로 강압, 사표를 쓰게 만들고 2개월 후인 2019년 5월, 아들을 이사장으로 취임시켜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서 총장을 직권면직시켰다. 서 총장은 면직 7개월여 동안 대학 밖에서 고소와 소송에 시달리며 총장직을 사퇴하려 했으나, 대다수 교직원들과 지역사회시민단체들이 만류, 소송 시비 등 고난의 길을 걷는다.

청암대는 교도소 출소 후 강명운이 변재해야 할 6억여 원의 배임액을 제때 갚지 않아 정부지원금 8억 원이 삭감되는 등 강명운의 전횡으로 대학이 내분에 휩싸이면서 서 총장 면직 7개월여 만에 대학이 파탄의 늪으로 다시 빠져든다.

2020년 1월, 광주고법은 면직 처분이 위법하므로 총장직무수행을 방해하지 말라고 결정, 서 총장이 다시 교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직무에 복귀한다.

하지만 강명운과 측근, 대학 일부 간부들이 총장실을 폐쇄하고 보직인사 개편 등 방해 공작을 지속, 광주고법의 가처분 결정에 대한 항고(대법원) 및 이의신청(광주고법) 등 소송을 계속 제기, 서 총장의 직무수행을 어렵게 한다.특히 2016년 8월, 강 전 총장에 의해 해임된 교수들이 2020년 8월 복직, 강명운 측근 이사, 교수들이 연대, 서 총장을 난도질한다.

2020년 10월부터 매월 2회씩 이사회를 개최, 복직 교원들 불만을 청취, 이를 근거로 김도영 이사장이 그해 12월, 서 총장을 직위 해제, 서 총장 직위 해제에 앞장선 복직 교수를 총장직무대행으로 이사회 의결도 없이 불법 임명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자행한다. 다시 대학의 이미지가 실추, 입시 시즌으로 2021년도 대학역량진단평가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불법 부당한 사유로 총장의 직무수행을 무력하게 한데 대한 청암대는 물론 청암고 교직원들, 심지어 지역사회 시민단체가 나서 거세게 항의, 시위 농성에 나선다. 이에 청암 학원의 다수이사들은 2020년 12월 긴급이사를 개최, 김도영 이사장을 해임, 서 총장에 대한 직위 해제를 취소, 서 총장은 12월 30일 해직 두 번째로 직무에 복귀하는 수난을 겪는다.

이러한 혼란의 연속으로 청암대는 이미지 손상, 일부 교원과 이사의 교육부 및 정치권에 대한 진정과 소송제기 등으로 불리한 여건 속에서 다시 복귀한 서 총장은 교직원 및 다수 이사들과의 소통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 대학 역량진단평가와 대학인증 유지 및 대학 혁신에 교직원들의 전력을 이끌어낸다.

시민단체 대표 김옥서(왼쪽) 의장의 송공패 전달. 
시민단체 대표 김옥서(왼쪽) 의장의 송공패 전달. 

그 성과로 2021년 6월, 간호학과인증 5년 획득에 이어 8월에는 정부재정지원대학 선정(2022년부터 3년간 매년 30여억 원 지원), 보건복지부의 간호대학실습교육지원사업(2억 원)을 획득하는 등 쾌거를 거두어 대학 이미지와 교직원들의 사기를 높인다.

또 학생들 중심의 교육환경 개선에 나서 올해 4월 청암대 도서관을 레노베이션화, 이를 위한 청암대 동문들과 교직원들이 적극 협력, 1억 원의 기금을 조성한다. 새로 혁신된 도서관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면학과 소통의 장으로 다른 대학들이 벤치마킹까지 하는 명소가 되고 있다.

서 총장은 임기 4년 중 두 번에 걸쳐 8개월여 동안 직무에서 배제되고, 강명운 측과 법적 소송(총 8건)과 피고소(2건), 복직 교원 등이 제기한 고소 고발(5건)은 물론, 대학과 법인 및 교직원들에 관계된 수많은 소송에 직간접적으로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대학역량에 관한 정부의 각종 진단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내면서 정부재정지원을 계속 받도록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또 재임 4년 중 1억5000만여 원의 소송비용을 감당하면서도, 1억여 원의 대학 및 법인 발전기금을 기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러한 서 총장의 리더십과 기여를 청암대 교직원들이 높이 평가, 내부 여론조사에서 90% 이상이 서 총장의 연임을 지지하고 나섰으나 그는 퇴임했다. 

서 총장은 "지금 돌이켜 보면 그나마 강 전 총장이 구속돼 있었던 동안 대학을 살리고 일하는 보람을 느끼고 편하게 일한 것 같았다"며 "총장 4년, 만감이 교차한다"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한편 청암대는 2명의 교수들이 무고 교사죄로 300만 원의 벌금형을, 4명의 교수들이 배임수재 및 사기죄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형 등을 선고받았으나 징계 절차도 없이 교수직에 머물고 있어 비리 집단 교수 대학으로 대학가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특히 강명운 전 총장은 수억 원의 사기 혐의로 지난 8월 검찰에 송치된 데다, 대학취업을 미끼로 수천여만원을 편취, 사기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청암대 정상화는 요원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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