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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정쟁·부실 국감 이어지는 사이, 북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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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정쟁·부실 국감 이어지는 사이, 북한은...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2.10.10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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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방

중국 전한(前漢) 시대의 유향(劉向)이 동주(東周) 후기인 전국시대(戰國時代)의 많은 제후국 전략가들의 정치, 군사, 외교 등 책략(策略)을 모아 편집한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이야기다.

전국시대의 웅변가인 소대(蘇代)가 연나라의 당시 정세(政勢)를 알리기 위한 유세객(遊說客)으로 조(趙) 나라에 갔다.

그는 자신의 나라인 연을 공격하려고 준비 중인 조나라 혜왕(惠王)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제가 이곳에 오다가 허베이성(河北省)에 있는 역수(易水)라는 강가에서 직접 본 이야기입니다. 조개 하나가 조가비를 벌리고 햇볕을 쬐고 있는데 갑자기 도요새가 한 마리가 날아와 기다란 부리로 조갯살을 쪼았습니다”

그는 “그런데 조개가 조가비를 다물자 도요새가 부리를 물렸습니다. 물고 물리는 형국(形局)이었습니다. 이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부가 와서 조개와 도요새를 힘도 들이지 않고 손에 넣었습니다”

소대 이어 “이제 조가 연을 친다고 하니 진(秦)이 필시 어부의 입장이 될까 두렵습니다”라고 말했다.

소대의 이 같은 말을 들은 조나라 혜왕은 연나라에 대한 공격을 포기했다고 한다.

‘어부지리(漁父之利)’는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이다. 둘 사이의 다툼을 틈타 제3 자가 얻는 이익으로, 양자의 다툼 속에 제 3자가 얻게 되는 예상치 못한 이익을 의미한다.

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전 1시 48분쯤부터 1시 58분쯤까지 북한이 북측 강원도 문천(원산 북방)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최대 정치 기념일 중 하나인 노동당 창건기념일(10월 10일) 77주년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으며, 심야 시간대 발사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비행 거리는 약 350km, 고도는 약 90km, 속도는 약 마하 5(음속의 5배)로 탐지된 가운데 군 당국은 사거리와 고도 및 속도 등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측이 이번 당 창건기념일을 전후해 핵실험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挑發)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었다.

이번 도발은 지난 6일 평양 삼석 일대에서 SRBM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사흘만이며, 지난달 25일부터 보름 새 새벽과 오후, 저녁을 가리지 않고 무려 7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잇따른 도발에 대해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의 동해 재전개를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지난 8일 이 같은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국과 남조선의 극히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합동군사연습에 우리 군대가 보인 정당한 반응을 보인데 대해 소위 경고를 보내려는 군사적 허세”라고 비방했다.

또,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자 북측은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즉시 보고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NSC 상임위원들도 이번 도발을 포함한 북한의 연이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또,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국제고립, 대북제재 및 민생 파탄을 심화시켜 오히려 체제를 더욱 불안하게 할 것임을 경고했다.
NSC 우리 군의 철저한 대비태세를 확인하고, 미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한미 연합훈련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대북 억제 및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요즘 윤석열 정부에 대한 첫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초반부터 여야 간 주도권 싸움으로 확대되면서 정쟁만 벌이다 끝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구 정권의 충돌뿐 아니라 여야 모두 장외에서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고성과 막말 등이 국감장을 가득 채우는 사이 북한은 연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우리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

정치권은 그야말로 국가 안위와 민생은 뒷전이다. 그 사이 북한은 잇따른 탄도미사일 등 군사 도발을 통해 ‘어부지리’를 꿈꾸고 있다.

‘국회의원(國會議員)’은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 국민을 대표한다. 따라서 국회의원은 선거구민의 의사에 구속되지 않고, 전체 국민의 대표로서의 국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국회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할 때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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