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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유비무환의 안보태세 강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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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유비무환의 안보태세 강화할 때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1.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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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임진왜란(壬辰倭亂) 중에 설치된 종2품 외관직의 무관이자 경상·전라·충청도 등 3도의 수군을 지휘 통솔한 3도 수군통제사(水軍統制使) 였던 원균이 1597년(선조 30년) 정유년 8월 거제 칠천량해전에서 왜군에 대패해 전사하면서 그 자리에 다시 임명된 이순신 장군은 남아 있는 전선을 수습해 붕괴된 조선 수군을 재건했다.

그 후 같은 해 10월 25일 진도 울돌목에서 13척의 배로 130여척의 왜군에 맞서 대승을 거두게 된다. 이 해전이 바로 ‘명량해전(鳴梁海戰)’이다.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은 1598년(선조 31년)에 절이도와 고금도에서 왜군에 승리를 거두고, 그해 9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왜군은 철수를 준비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12월 16일 노량에서 500여 척의 왜군과 싸워 200여 척의 적의 배를 불태우는 큰 승리를 거두게 된다.

‘노량해전(露粱海戰)’으로, 이 전투에서 이순신 장군은 도주하던 적의 배를 추격하다가 유탄에 맞아 전사한다.

임진왜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충(忠)·효(孝)·의(義)·애(愛)·선(善)을 가르치며, 이처럼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이 투철했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을 치르지 않을 때는 수시로 무기를 검열했고, 장비 책임자가 무기를 소홀하게 관리해 기능을 살펴보지 않았을 경우 해당자들을 과감히 처벌했다고 한다.

또, 전쟁에서는 용감하게 싸우지도 않고 겁에 질려 있는 병사들에게 뛰어난 지도력으로 용기를 베푸는 덕을 실천해 사기를 북돋우는 지혜를 발휘하기도 했다.

평소 “장수된 자가 죽지 않았으니 눕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7년 동안 전대를 풀지 않았으며, 지휘관으로서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항상 실력을 쌓으면서 전투력을 키웠다.

이순신 장군은 조정의 지원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 현장 최고 지휘관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전략·전술에 필요한 군자금은 스스로 농사를 지어 확보했고, 물자를 보충·공급하는 일도 직접 지휘했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亂中日記)’를 통해 이 같은 유비무환의 진중 생활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가운데 연초부터 이에 대한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우리 군이 처음 발표한 내용이 조사 결과 뒤바뀌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북부 도심 등을 휘젓고 다녔던 북한 소형 무인기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및 국방부 청사 근처에서 반경 약 3.7km에 걸쳐 있는 서울의 ‘P-73’ 비행금지구역 일부까지도 침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P-73 침범은 없었다고 강력히 부인하던 합동참모본부는 사후 검열을 통해 뒤늦게 이를 확인해 사태 발생 아흐레가 지난 후에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 무인기 우리 영공 침범 당시 무인기 대비태세 발령까지 1시간 반 이상 걸렸다는 내용이 사후 점검에서 드러난 것이다.

군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을 향해 내려오는 특이한 항적을 우리 군이 처음 인지한 시간은 침범 당일 오전 10시 25분께였다. 레이더상에는 10시 19분께부터 포착되고 있었다.

그러나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을 따라 서울로 향하는 북한 무인기에 대해 군은 대응 대비태세인 ‘두루미’를 대통령 경호를 위한 ‘P-73 비행금지구역을 가로지른 뒤에서야 발령됐다.

또, 이 과정에서 서울 방어 임무를 맡은 수도방위사령부는 10시 19분께 무인기를 탐지·인지한 전방의 육군 1군단이나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무인기 침범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어 11시 27분께 작전을 개시한다고 합참에 보고하는 과정에서야 비로소 합참 등이 무인기 작전을 펼치고 있었음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한 무인기 침범 사태에 대해 여야는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무인기가 2017년 6월엔 37일간 우리나라를 휘젓고 다녔다”며 “대부분의 책임은 문재인 정권의 안보 소홀 때문”이라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충격적인 안보 참사를 거짓말로 덮으려 했던 군 수뇌부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내각과 대통령실의 전면 개편하라”고 했다.

이 같은 여야 공방에 대해 남주홍 전 국정원 차장은 “결코 웃는 건 북한 김정은 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춘주전국시대에 진나라 황제 도공에게 사마위강이라는 유능한 신하가 있었다. 그는 동맹국인 송나라가 정나라에게 침약을 당하자 연합군을 편성해 정나라를 물리친다.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송나라가 진나라에 막대한 금은보화를 진상하자 진나라 황제 도공이 사마위강을 포상하려 하자 이를 사양하고 많은 돈을 병장기 제조에 사용하게 했다.

당시 사마위강은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고 대비하면 근심이 사라지게 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리 준비돼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의 ‘유비무환’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무인기 침범 하루 뒤인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7회 정례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선의와 군사 합의에만 의존한 대북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우리 국민들께서 잘 보셨을 것”이라며 “지난 2017년부터 전혀 이런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훈련,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아주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이순신 장군의 유비무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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