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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이제는 우리가 그들을 지켜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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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이제는 우리가 그들을 지켜줄 때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2.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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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200대가 넘는 북한의 전투기와 폭격기는 순식간에 하늘을 뒤덮었고, 240대가 넘는 소련제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은 우리 군의 8배가 넘는 700여 문의 포문을 열고, 우리 국군의 진지를 순식간에 초토화시키며 남한을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었다.

이처럼 압도적인 화력과 전력으로 무장한 북한군에게 우리 군은 속수무책 밀리자 3일 뒤인 28일 제2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결의안 84호를 통과시키며, 즉각적인 군사 지원을 결의했다.

이 같은 결의에 따라 전투 병력과 장비 등 전투지원 16개국과 병원선, 의료진, 의약품 등 의료지원 5개국 등 총 21개국이 유엔 연합군으로 결성하고 파병할 것을 결정했다.

이어 다음날인 29일, 튀르키예(옛 터키) 정부는 “그 책임을 다하도록 준비가 되어 있다”며 3개 보병·포병대대와 보조요소로 구성된 병력 5455명의 여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미국에 이어 유엔의 요청에 응한 2번째 국가다. 병력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에 이어 4번째 규모다.

유엔 사령부 지휘로 임무를 수행했던 튀르키예 보병여단은 미군 25사단에 배속돼 53년까지 4년간 수많은 전투를 벌이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앞장섰고, 당시 3000명이 넘는 전사자와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그 2배가 넘는 적군을 섬멸시키는 용맹함을 보였다.

이처럼 튀르키예는 우리들에게 각별하다. 그래서 튀르키예는 숭고한 형제의 나라다.

오랫동안 ‘터키’라는 국호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터키’라는 국호는 ‘튀르키예’로 변경됐다.

터키에서는 지난 2021년 말부터 국호를 ‘터키인의 땅’을 의미하는 튀르키예로 변경하자는 캠페인에 이어 정부가 국호 변경 성명을 발표했다.

터키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국을 ‘튀르크예’라고 불러왔고, 터키 대통령도 ‘튀르크예’가 터키의 문화와 문명,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밝혔다.

터키의 요청에 따라 유엔은 2022년 6월 1일 국호 변경을 승인하면서 유엔의 공식문서에 ‘터키’는 ‘튀르키에’로 기재됐다고 한다. 1923년 터키공화국이 건국된 이후 약 100년 만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대한민국을 함께 지켜낸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에 인류가 충격에 빠진 큰 비극이 발생했다.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인근에서 지난 6일 새벽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고, 규모 7.5를 비롯, 첫 지진 이후 수일간 1900여 건(튀르키예 소방당국 발표)의 여진이 몰아치며 튀르키예와 시리아 접경지역의 건물 6000여 채가 무너진 것이다.

특히, 피해 규모가 점차 늘어나면서 12일 현재 이들 지역의 사망자 수는 무려 2만5000명을 넘겼다고 튀르키예 당국과 시리아 인권단체 등이 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수만 명이 실종 상태다. 구조의 골든타임(72시간)이 지나면서 기적의 생환 소식도 빈도가 줄고 있고, 영하권의 날씨 등 악천후로 환경까지 좋지 않아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삶의 터전이 폐허로 변한 강진 피해 지역 이재민들의 피난 행렬은 마치 전쟁터와도 같다고 한다.

온 인류가 큰 슬픔과 충격에 빠진 가운데 한국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이 튀르키예는 물론, 우리 국민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발협력국장을 대상으로, 소방청 62명, 국방부 49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 6명 등 총 117명으로 구성된 긴급구호대가 지난 8일 현지에 도착한 뒤 11일까지 생존자 6명을 구출했다.

오는 17일까지 예정된 이들의 구조 활동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지난 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튀르키예 대사관을 찾아 대지진 희생자를 조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추가로 구조대원을 보내겠다”고 밝힘에 따라 긴급구조대원의 파견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부는 튀르키예 국민을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키로 한 가운데 많은 기관·단체는 물론, 국민들의 대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에서 최소 87만 명이 식량 등의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6.25 한국전쟁 당시, 먼 이국땅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와 안보를 수호하며, 지금의 번영을 이루는 데 있어 그들의 희생은 언제나 존중받아야 한다.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는 이제 우리가 지켜야 할 때다. 극심한 절망과 고통 속 빠져있는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우리 국민들의 적극적인 구호의 손길이 필요하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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