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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허리 휘는' 베이버 부머 세대의 삶···고령 취업·창업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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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허리 휘는' 베이버 부머 세대의 삶···고령 취업·창업 '사상 최대'
  • 김주현기자
  • 승인 2023.05.0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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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1963년에 출생 '베이비부머' 세대, 여전히 일하고 있어
소득은 줄고 자녀양육・노무보 봉양 등 부담은 늘어...정작 본인 노후설계 미흡
보릿고개・IMF 등 겪었지만 '100세 시대'에 '제2의 취창업' 도전...정년 후 '보릿고개' 우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3년 5월 5일 '허리 휘는' 베이비 부머 세대의 삶

지난 2013년 5월 5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베이비부머 세대' '고령 취업·창업'다.

1970년대 초등학교 교실 [국가기록원 제공]
1970년대 초등학교 교실. [국가기록원 제공]

●부모에 자녀까지 챙겨야···'허리 휘는' 베이버 부머 세대의 삶  
1955~1963년에 출생한 한국 '베이비부머' 세대의 삶의 질이 지난 2년 사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보다 소득은 줄고 자녀양육·교육과 노부모 봉양의 부담은 오히려 늘어났다.

메트라이프코리아 재단이 후원하고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미국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 한국갤럽이 진행한 '2차년도 한국 베이비부머 연구 보고서'가 진단한 베이비부머의 현 주소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0년 1차년도 연구에서 조사했던 패널 4668명 가운데 3275명을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지난 2010년 1차 조사 때와 비교할 때 월 평균 가계지출 가운데 자녀양육·교육비는 27%, 보건의료비 지출은 12%가 증가한 데 반해 여가비와 부채상환비 지출은 각각 14%, 3% 가량 감소했다.

18세 이상 성인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의 80%가 성인자녀와 동거하고 있으며 이들 자녀의 평균연령은 20대 중반, 취업비율은 35%에 불과했다. 또한 비동거 손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 4명 가운데 1명이 양육에도 참여하며 일주일 평균 43시간의 시간을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대학등록금이 연평균 919만 원에서 1013만 원으로, 자녀 유학비용이 1547만 원에서 1920만 원으로 각각 10.24%, 24.08% 증가했다. 자녀 결혼에 드는 비용도 3329만 원에서 3906만 원으로 17.33% 늘었다.

같은 기간 노부모 부양부담도 늘었다.

작년 기준 베이비부머 71%의 부모세대가 생존해 있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경제적 도움을 제공하거나(68%) 간병을 하거나(43%), 함께 살고 있는 것(10%)으로 집계됐다.

이런 부담 속에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삶을 위한 경제적 준비는 취약해졌다. 공적연금과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3중 노후소득보장체계를 갖춘 비율은 14.1%에 불과했다. 은퇴 후를 위한 저축과 금융투자 역시 충분하거나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는 경우는 21%였다.

건강상태는 악화됐다. 3명 중 1명꼴로 신체질환이 있었으며 두 가지 이상 복합질환이 있는 비율은 7%에서 10%로 증가했다.

세대 내 소득 양극화도 깊어졌다. 지난 2010년에 소득 최하위층인 1분위에 속했던 패널들 중 52%는 여전히 1분위에 머물러 있었고 최상위 소득 계층인 5분위로 상승한 인원은 3.8%에 불과했다. 반대로 2010년에 5분위에 속했던 패널들 중 가장 많은 비율 (31.5%)이 5분위를 유지하는 절반 이상이 4분위 이상의 소득을 유지하고 있었다.

 

바톤터치 [나무위키 홈페이지 캡처]
바톤터치 [나무위키 홈페이지 캡처]

● 개띠간 세대교체 본격화···베이버부머 1세대 '58년 개띠'에서 2세대 '70년 개띠' 바톤터치
2018년 무술년(戊戌年) ‘개띠의 해’는 개띠간의 ‘세대교체’를 볼 수 있는 해다. '50년생 개띠'들이 환갑을 맞아 일선에서 물러나고 '70년생 개띠'들이 사회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1955∼1963년 인구 팽창기를 일컫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핵심인 이들은 마지막으로 ‘보릿고개’를 경험한 세대다. 유신정권 몰락과 5공화국 탄생의 정치 격변기를 경험했고 1997년 39세때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었다. 

이들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초고속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어렵잖게 일자리를 구했으며 장사나 사업도 호황을 누려 부(富)를 축적할 기회가 그만큼 많았다는 점에서 ‘궁핍과 성장’을 모두 경험했다.

70년 개띠는 경부고속도로가 뚫리고 경제개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경제부흥기에 태어나 배곯지 않는 유년기를 보냈지만 사회 진출과 더불어 외환 위기로 어렵게 들어간 회사가 도산하거나 입사가 취소되면서 극심한 취업난과 고용불안에 시달려야만 했다.

'60세 정년 법제화'로 58년생의 자리는 70년생들이 대신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정년을 맞는 58년생 지방직 공무원은 광역·기초단체를 합쳐 7650명이다. 불과 1~2년 전에 퇴직한 56년과 57년생이 각각 4652명, 5295명이던 것에 비해 64.4%와 44.5% 많다.

충북도청의 경우 4급 이상 34명, 5급 17명 등 65명의 중견 간부가 무더기로 자리를 비웠다. 충북도 5급 이상 중견간부가 33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15%가 물갈이되는 셈이다. 이들이 떠난 자리는 70년생 개띠들로 채워진다. 개띠 간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실업자는 87만 4000명이다. 이 가운데 20∼29세가 43.8%(38만3000명)로 실업자 10명 중 4∼5명은 20대인 셈이다.

24살인 94년 개띠보다 36년을 더 산 58년 개띠들도 은퇴 후 연금만으로 여생을 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일자리를 놓고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100세 시대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면 어릴 때 경험했던 보릿고개를 다시 마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선에서 물러나는 58년 개띠나 새롭게 사회에 진출하는 94년 개띠들의 화두는 '일자리'다.

서울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자리 정보를 보는 구직자들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자리 정보를 보는 구직자들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여전히 일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2022년 고령 취업·창업자 사상 최대 기록
2022년 60세 이상 취업자 수와 창업기업 증가 폭이 사상 최다·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지난 해 최대 증가폭을 기록해 전체 취업자 중 비중이 20%를 처음으로 넘겼다. 전체 인구 중 60세 이상의 비중은 25.7%이다. 60세 이상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취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슷한 것이다.

60세 이상 창업 기업도 지난 6년 동안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하고 있지만, 이들이 다시 취업전선에 나서거나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이후 삶의 패턴이 드러났다는 평가이다.

17일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보다 45만2000명 증가한 585만8000명으로 사상 최다였다. 이 수치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004년부터는 매년 늘었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증가 폭 4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는 점이 더 주목할만하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987년 처음 100만 명 선을 넘은 이후 14년이 걸려 2001년에 200만 명 선을 돌파했고, 300만 명 선을 넘은 것은 2012년으로 11년 걸렸다. 이후 400만 명 선을 넘는 데는 5년, 500만 명은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22년 전체 취업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20.9%로 20% 선을 처음 웃돌기도 했다.

2023년 들어서도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계속 커지고 있다. 2023년 3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613만 4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54만 7000명 늘었다. 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1982년 7월 이후 최대다.

고령층은 취업뿐만 아니라 창업에서도 기록을 써가고 있다. 2022년 60세 이상 창업 기업(부동산업 제외)은 12만 9000개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6년 이후 가장 많으며 지난해 수치는 6년 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76.1%나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창업 기업이 20.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더 늘어난 셈이다.

수치에서 부동산업을 제외한 것은 2020년 소득세법 개정에 따른 연 2000만 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자의 사업자 등록 의무화로 부동산업 창업 기업이 2020년 급증했다가 이후 급격히 줄어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취업과 창업 기록 수립은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인구로 진입하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 5125만 9000명 중 60세 이상은 1315만 4000명으로 전체의 25.7%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비중이 25% 선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 비중은 2018년 말(21.0%) 처음 20% 선을 돌파했으며 2019년 말 22.1%, 2020년 말 23.3%, 2021년 말 24.5%에 이어 지난해 말 25% 선을 넘었다. 지난해 말 비중은 10년 전인 2012년 말(16.1%)에 비해 9.6%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2012년 말 비중이 이전 10년 전인 2002년 말(11.6%)보다 4.5%포인트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10년간 상승 폭이 2배 더 컸다. 이는 60세 이상 인구가 최근 두배 더 빨리 늘었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정부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된 데다, 노인 대상 공공 일자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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