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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화살나무순 홑잎나물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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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화살나무순 홑잎나물을 아시나요?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05.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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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홑잎나물은 화살나무에서 따는 새잎 나물을 말한다. 화살나무의 독특한 이름은 생김새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온다. 나물줄기와 가지에 마치 화살 끝에 달린 깃털처럼 날개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김새 때문에 귀신을 쫓는다 해서‘귀전우(鬼剪羽)’, 나뭇가지는 창을 막는다는 뜻의 ‘위모(衛矛)’라고도 불린다. 이외에도 날개를 태워 그 재를 가시 박힌 곳에 바르면 가시가 쉽게 빠진다 해서 ‘가시나무’, 날개가 마치 참빗처럼 생겼다고 해서 ‘참빗나무’라고 부르는 등 명칭도 다양하다.

화살나무의 날개는 풀을 먹는 초식동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발달한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날카로운 날개를 펼쳐 덩치가 크고 단단한 나무로 보임으로써 초식동물이 연한 새잎을 먹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이고, 일본·중국·사할린에 분포한다. 표고 1,700m 이하의 산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흔한 나무로 전국적으로 재배도 가능하다.

화살나무 높이는 3m정도이며 많은 줄기가 나와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키가 그렇게 크지 않아 회양목과 함께 가정집 정원이나 공원에서 조경수로 많이 심는다. 회색 또는 회갈색 가지에 코르크질의 날개가 2~4줄이 생겨난다. 코르크질의 날개에는 일정 길이마다 작은 홈이 있다. 날개가 일부 손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홈은 새순이 돋아나는 곳으로, 봄과 여름에 나무의 생장이 나타나는 부분이다.

잎은 마주나며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고, 털은 없으며 끝이 뾰족하다. 3~5cm정도 길이의 잎은 앞면은 진한녹색이며 뒷면은 회록색을 띠고 잎자루는 매우 짧다. 잎은 가을에 붉게 단풍이 든다.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취산화서(聚繖花序)에 황록색의 꽃이 2~3개가 모여 달린다. 꽃잎과 꽃받침조각은 각각 4개씩이고, 씨방은 1~2실이다. 열매는 10월에 적색으로 결실을 맺는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과 열매가 매달린 모습은 환상적이다.

홑잎나물에는 탄닌과 퀘세틴, 베타카로틴, 비타민K 등 성분이 풍부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어혈을 없애며 생리를 잘 통하게 하며 수족냉증이 있거나 자궁이 찬 여성에게 이롭다. 암세포 성장억제에도 효과적이고, 뼈 건강에 도움을 주어 골절 및 골다공증예방에 좋다. 활성산소를 배출하고 손상된 세포의 재생을 돕는 등 성인병예방과 간 기능 건강에 효능이 있다.

특히 식이섬유가 다른 산나물에 비해 더 풍부하여 변비, 비만, 당뇨, 소화불량 등 각종 소화기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도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고 어혈을 없앤다고 기록되어 있다. 항산화 효과는 봄에 나오는 나물중에 필연 으뜸이다. 실제로 베타카로틴 성분은 참나물에 비해 4배 이상 들어 있다. 비타민K 함량은 브로콜리보다 1.5배 이상 풍부하다.

잎을 채취할 때는 약간 붉은 빛이 돌 때 어린순을 채취해야 부드럽다. 초록색으로 변했을 때 채취하면 질겨서 섭취하기가 곤란하다. 어린순은 나물로 무쳐서 먹거나 밥을 지을 때 넣어서 나물밥으로 먹는다. 전을 부쳐 먹기도 하고, 삼겹살에 싸먹기도 한다. 또 장아찌를 만들어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이밖에도 그늘에 말려 차로 달여 먹기도 하고, 한방에서는 가지의 코르크(날개)는 말려서 약재로 사용한다.

홑잎나물 무침을 할 때는 우선 요리 전에 부드러운 새순만을 골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불순물과 이물질을 제거하여 손질한다. 나물이 잠길 정도의 물에 약간의 소금을 넣고 끓인다. 어린순이기 때문에 연하여 15~20초 정도 살짝 데쳐준다. 데친 후 바로 찬물로 여러 번 물을 갈아 헹궈 주고, 체에 밭쳐서 물기를 빼준다. 그리고 볼에 담아 국간장, 다진 대파, 다진 마늘, 매실청, 참기름, 통깨 등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주면 시금치보다 더 연한 홑잎나물 무침이 완성된다.

나무의 새순을 먹는 홑잎나물은 1년 중 딱 봄철만 한정된 나물이다. 산나물 중에서도 항산화력이 가장 뛰어난 산속에 숨은 천연간장약으로 명성이 높다. 봄철 잠을 자도 풀리지 않는 피로, 잃어버린 밥맛을 단번에 찾아주는 홑잎나물로 활력을 찾아보시기 바란다. 봄이 끝나간다. 봄 나물도 머지않았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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