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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오명 벗기 위한 모두의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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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오명 벗기 위한 모두의 노력 필요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8.0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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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미흡한 준비’, ‘예고된 사태’, ‘국제적 망신’, ‘오징어 게임(생존 게임)’, ‘조기 퇴영’, ‘온열 질환자 속출’, ‘공포의 벌레떼’, ‘책임 공방’, ‘여야 정쟁’ 지난 1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전북 부안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이 같은 오명(汚名)과 함께 총체적인 난국을 보이고 있다.

세계잼버리((World Jamboree)는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 청소년 야영대회로, ‘잼버리(Jamboree)’ 어원은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뜻이다. 이는 북미 인디언의 말인 시바아리(Shivaree)가 유럽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전음화 됐다고 한다.

1920년 영국의 런던 올림피아에서 포우엘경 에 의해 창시된 세계잼버리대회는 민족·문화·정치적인 이념을 초월, 국제 이해와 우애를 다지는 보이스카우트의 세계 야영대회다.

최초의 세계잼버리 계획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실패할 것을 우려, 개최를 주저했지만 포우엘 경은 성공할 것을 확신하고, 특유의 지혜와 창의력을 발휘, 선두에서 직접 지휘·격려함으로써 이 대회를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세계잼버리는 대회 6년 전에 세계스카우트연맹의 회원국으로 구성된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개최국을 결정하며, 총회에서 개최장소로 인준을 받은 회원국은 세계연맹과의 협의를 통해 잼버리에 대한 모든 준비를 갖추고, 행사를 주관하게 된다.

세계잼버리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중·고등학생 연령층인 14∼18세의 스카우트 대원을 중심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대표단을 구성, 야영 생활을 통해 국제우의를 드높이고, 형제애를 북돋운다.

특히, 이들은 피부색·종교·언어를 초월, 세계잼버리의 각종 행사와 과정 활동에 참여, 개척정신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고, 심신의 조화있는 발달을 꾀함으로써 자아실현을 도모하고, 국가발전과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잼버리 정신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잼버리는 지난 1991년 8월 8일부터 16일까지 8박 9일 동안 ‘세계는 하나(ManyLands,OneWorld)’라는 주제 아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 일원에서 133개국 1만9081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4번째 개최국으로 이름을 올린 당시 대회는 세계잼버리 역사상 가장 많은 나라가 참가한 경이로운 성과를 거뒀고, 세계적인 활동무대로 더욱 확대되면서 국제적 지위를 높였으며, 미래지향적인 외교기반 구축 성과까지 거두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7년 8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대한민국이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국으로 선정되면서 32년 만에 새만금 일대에서 잼버리 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주제인 ‘Draw your Dream!’은 스카우트 운동의 미래인 대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만들어가고, 잼버리를 통해 자신의 꿈을 크게 그려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150여 개국에서 4만 명이 넘게 참가한 이번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조직위의 준비 미숙 등으로, 시작부터 총체적인 부실로 파행을 겪었다.

한낮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 진행되고 있는 잼버리 현장에서 폭염에 그대로 노출된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이 온열질환의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밤에는 공포의 벌레떼로 몸살을 앓았다.

또, 화장실과 샤워실 등 열악한 시설과 부실 식사 등 미흡한 대회 준비에 대한 성토가 잼버리 현장 곳곳에서 쏟아졌다. 영국과 미국, 벨기에는 조기 퇴소를 결정하기도 했다.

여야 정치권은 책임 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해 새만금 잼버리를 유치했으며, 이듬해에는 잼버리 지원 특별법까지 통과시켰다. 잼버리 유치에 앞장선 송하진 전 전북지사는 잼버리 유치와 관련, 예산 증액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다”며 전 정부의 역할을 지적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계잼버리 탈출 러쉬. 세계대회를 이따위로 준비한 나라가 있는가. 너무 부끄럽다, 이게 대한민국의 국격인가”라며 “다 전 정권 탓이란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엎질러진 물, 누구 탓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수습해야 한다”며 “민주당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세계잼버리 대회의 일부 참가국 스카우트들이 서울과 평택, 대전 등으로 향하는 가운데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부산시, 속초시, 충북도, 경북도 등 전국의 많은 지자체가 다양한 관광프로그램과 지원책 등을 통해 스카우트들을 지역으로 끌어오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민간도 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전국 24개 교구 본사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147개 사찰 및 종단이 직영하는 한국문화연수원 등에서 잼버리 참가자가 야영이나 숙박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지난 4일 1차로 구조대원 12명과, 구급요원 15명, 구급차 5대, 재난회복지원버스 1대를 잼버리 현장에 급파하고, 2차로 6일 얼음생수 8만 병을 지원하는 한편, 전북의 요청 시 추가 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는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위생과 안전에 필요한 5억 원 상당의 물품을, 이마트와 아성다이소 등 유통업체에서도 얼음 생수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은 행사장에 의료진과 간이화장실, 살수차, 발전기, 이온음료 등을 지원키로 했고, HD현대도 잼버리 현장에 봉사단을 파견키로 하는 등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전 세계스카우트들이 모든 것을 스스로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꿈‘의 잼버리가 되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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