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한영민
후덥지근한 느낌에 선잠을 깬다
시계는 새벽두시를 넘기지 못하고
초바늘이 힘겹게 움직이고 있다
깜깜한 어둠속에서
예의없이 뉴스방송만
외롭게 떠들고 있다
진한 두통과 함께
주위를 돌아봐도
아무도 없다
아
한 여름밤의
꿈이었나
함께였는데
더불어였는데
열심히 뜨겁게
온 힘을 다 바쳐
함께였는데
또 다시 혼자
덩그러니
던져졌다
마치 부다페스트의 쥐새끼처럼
비참하게 내던져졌다
그때도
그전에도
그랬듯이
또 다시
어둠속에
내 던져졌다
그래도
이 아침이
밝아오면
씩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은척
씩씩하게 걸어 나간다
세상속으로
죽기보다 싫은
또 다시
혼자가 되어
[전국매일신문 詩] 소년 한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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