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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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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1.12.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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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사서삼경 가운데 하나인 ‘대학’에 사물의 본질을 꿰은 후에 알게된다. 알게된 후에 뜻이 성실해 진다. 성실해진 후에 마음이 바르게 된다.마음이 바르게 된 후에 몸이 닦인다. 몸이 닦인 후에 집안이 바르게 된다. 집안이 바르게 된 후에 나라가 다스려진다. 나라가 다스러진 후에 천하가 태평해진다. 그러므로 천자로부터 일개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 몸을 닦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다. 라는 본문이 있다. 여기에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라는 유래했다. 결국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정치 지도자의 가장 기본 덕목인 그걸 잘못한 셈이다.

내년 대선시계가 투표일을 향해 가고 있지만, 정작 대선후보들에 대한 비호감이 오히려 늘어나는 분위기여서 정치혐오증이 확대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야 유력 대선후보가 ‘가족 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아들 도박 문제와 성매매 의혹으로 거듭 고개를 숙였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아내의 허위 학력·경력·수상 이력으로 사과를 했다. 이 때다 싶었는지 여야의 정치 공세가 거세지면서 검증과 네거티브의 경계선도 모호해지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사과할 일이 많아 ‘사과의 기술’까지 익혀야 할 상황이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아들의 도박·성매매 의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부인의 경력 위조 의혹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여론이 악화되면서 고개를 숙이고 사과 메시지를 냈지만 여론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평소 그들이 해왔던 말과 내세웠던 기준을 자신의 가족에게는 느슨하게 들이대면서 공히 ‘내로남불’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 후보는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얼른 잘못을 인정한 뒤 국면을 전환하는 스타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16일 장남의 상습 도박 의혹이 제기되자 곧바로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진화에 나섰다. 아들이 마사지 업소 후기를 올려 성매매 의혹을 받고 있는데 대해서는 “확인해 봤는데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아내 김건희 씨의 수원여대 겸임교수 초빙 지원서 등 ‘가짜 스펙’ 의혹이 일자 팩트 체크를 강조하며 고자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논란 사흘만에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사과했다.

이번 대선에서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대선은 난생 처음이다. 두 후보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이지만 비호감도가 호감도를 훨씬 웃돈다. 두 후보 모두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뜻이다. 국민은 어쩔 수 없이 선택하거나 아니면 기권을 할 수밖에 없는 딱한 처지다. 각 당 예비후보 경선에서 2위한 후보들이 대선캠프 참여에 미온적인 이유가 짐작이 간다. 역대 대선에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유보층이 줄어들지만, 이번 대선에선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의견 유보층이 늘어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가족 관련 의혹에 연달아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도 양 진영 캠프등은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선거전을 확대, 확산 시키고 있어 정책 공방은 실종된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듯 일부 여론조사에서도 유보층이 늘어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국 갤럽이 2주마다 진행중인 차기주자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11월 16~18일 조사에서 이 후보 31%, 윤 후보 42%, 의견유보 14%였다.

11월 30일~12월 2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 36%, 윤 후보 36%, 의견유보 15%였고, 12월 14~16일 여론조사는 이 후보 36%, 윤 후보 35%, 의견유보 16%다.(한국갤럽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통상 대선일이 가까워오면 부동층이 줄어들지만, 이번 조사를 보면 유보층이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넥스트 프레지던트’ 저자이자 국가비전전략가인 김택환 경기대 교수는 비호감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위대한 우리 국민이 기대하는 후보 수준과 실제 후보들이 보여준 행태 간 괴리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은 손흥민처럼 글로벌 리더를 원하는 데 정작 유력 후보들은 흠많은 패거리 보스 수준이다. 국내에서 독일 메르켈 리더십 신드롬이 일고 있는 이유”라며 유력 후보들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대선전이 비방전으로 둔갑하면서 국회내에서의 정책, 법안 심사도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장외에서 네거티브 선거전만 가열, 양 진영은 각종 논평이나 브리핑 등을 통해 ‘우리후보는 지키고 상대방 후보는 쳐내는’ 막가파식 전술을 사용하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김 교수는 "독일 등 유럽 정치선진국에서 나타나는 유권자 현상, 스윙보터(무당파 중도)가 늘어나는 트렌드가 우리에게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유권자는 선진국형인데, 후보 및 캠프는 아직 후진국형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양 진영 대선 캠프를 비판했다.

최근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의 묘서동처(猫鼠同處)를 뽑았다. ‘도둑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됐다’는 비유다. 내년 대선을 걱정하는 의미로 선택했다는 교수들도 있었다. “누가 덜 썩었는가 경쟁하듯, 리더로 나서는 이들의 도덕성에 의구심이 가득하다”거나 “상대적으로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해 국운을 맡겨야 하는 상황” 때문이라고 했다. 내년 3월9일까지 코로나19 5차 대유행과 함께 역겨운 대선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누가 당선되든 임기 내내 ‘대통령 및 가족 리스크’가 잠복했다가 언제든 다시 나타나서 국민을 괴롭힐 게 분명하다.

두 후보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과를 했지만 파문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후보가 아들 성매매 의혹에 선을 그은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술집에 가서 술을 안 마셨다고 한다”고 비꼬고 있고, 윤 후보가 마지못해 사과하는 듯한 인상을 보인 데 대해서는 “더 이상 공정과 상식을 이야기하지 말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진솔된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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