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익의 시선] 나는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세상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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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나는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세상을 준비해야 한다
  •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 승인 2021.04.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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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사회 갈등구조의 타파

외국인이 몰려오고 있다. 앞으로 전개되는 다민족 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은 막을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그 만큼 단일민족의 정체성만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역시 늘어날 것이고 이것은 우리 내부에서 사회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극복되지 못하는 인종차별만큼이나 우리의 당면문제로 대두될 수도 있다. 애초부터 다민족 국가로 출발했던 미국조차 현재까지 해결하지 못한 숙제이다. 우리의 민족적 정체성은 그러한 개연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흑인 민권의 역사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과거에는 흑인 인구를 온전한 1명이 아닌 5분의 3명으로 계산했으며 미국에서 흑인은 밤에 길거리를 돌아다녔다는 이유로도 체포되기도 했다. 1861년 남북 간의 이권 다툼으로 미국 남북 전쟁이 북부의 승리로 끝난 후 노예제도는 공식 폐지되었고 이는 수정헌법 13조에 담겼다. 그러나 13조에 있는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는 예외’라는 조항이 교묘하게 악용되기도 하였다. 이는 애초에 흑인을 차별하기 위해 만든 조항이 아니지만, 남부 지역에서 이 조항을 악용해 흑인에게 범죄자 굴레를 씌우고 새로운 노예로 전락시켰다. 흑인들은 쓰레기를 버리거나 길거리를 돌아다녔다는 황당한 죄목으로 체포되기도 하였고 심지어 흑인들은 끔찍한 린치 폭력을 가하는 최악의 인종차별 집단 ’KKK‘에게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다.

흑인 차별의 빌미가 됐던 또 다른 헌법 조항도 충격을 준다. 1892년, 흑인 혼혈인 ‘호머 플레시’가 보안관에 의해 체포되었는데 그의 죄명은 백인을 위한 1등석 자리에 앉았다는 것이었다. 판사는 호머 플레시가 ‘흑백분리’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도리어 그에게 벌금을 매기고 대법원이 '모든 이들은 평등하다'는 수정 헌법 14조를 피해 실질적으로 흑인을 차별할 수 있도록 ‘분리하되 평등하다’는 기막히게 창조적으로 해석하기도 하였다. 이로 인해 흑인과 백인이 한자리에 있을 수 없는 ‘흑백분리’가 합법화되었고 미국의 교육과 투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역사는 유색인종에게도 이어졌다. 백인 우월사상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을 비롯하여 캐나다, 호주 등 백인우월주의가 지금도 살아 있으며 관용의 정신으로 다원주의를 표방했던 프랑스조차 인종차별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서구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차별금지법 등을 제정하며 이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이를 가치화 하였으나 최근 밀려드는 난민의 문제는 서구의 가치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서구의 경우를 보면 국민을 자극하는 직접적인 것은 치안의 위협에 있다. 범죄는 어느 나라나 비슷하게 존재하지만 테러의 위협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서구 선진국들인 경우 외국인의 범죄행위가 지나치게 언론에 노출되어 이슈를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회기반이 약한 이주민들은 살기위해 뭉치게 되고 기존의 사람들은 이에 대하여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여기에 종교적인 문제가 겹치면 사회혼란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기존사회에 이주민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처럼 갈등이 오래되고 서로의 상처가 많이 남는 만큼 갈등해결의 문제는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도 치안에 관해서는 안전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요즘 특정지역에서의 외국인 범죄조직이 결성되며 우리나라의 치안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소수 외국인 범죄조직의 위험성은 다국적 범죄조직과 연계되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탈리아 마피아는 조직범죄 단체로서 유럽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도 중대 범죄 조직으로 유명하다. 마피아는 단순한 범죄 조직이나 반국가 단체에 그치지 않고, 합법적 권력을 가진 범죄조직이기도 하다. 마피아는 곧 자신의 관할 지역에서 정부역할을 대신하기도 하였다. 미국 마피아의 태동기인 1890년대부터 1928년에 이르기까지 약 30년에 걸쳐 뉴욕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주요 도시들에 마피아 패밀리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마피아는 확고한 암흑가에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때마침 닥쳐온 금주법으로 엄청난 부와 권력을 축적하게 되었다. 1980년대부터 여러 마피아 활동의 기반을 와해시킨 FBI의 성공적인 단속은 이탈리아·시칠리아계 독립 사회를 해체시켰다.

러시아에서의 ‘마피아’ 라는 개념은 상당히 그 범위가 넓다. 이는 ‘특정한 권력과 자원 등의 이권을 독점하고자 하는 사람들끼리 모인,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유지되는 조직’의 총칭으로도 사용된다. 그러니까 러시아식으로 표현해 보자면 경찰들이 모여서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조직은 ‘경찰 마피아’가 되는 것이고, 석유 사업이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로 얽힌 불법적인 모든 행위들을 저지르는 조직은 ‘오일마피아’라고 부르는 것이다. 자금은 러시아 경제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의 재산은 숨겨진 재산을 합치면 약 2조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러시아 마피아는 퇴역 러시아 장군을 대거 고용해 군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들의 유착관계는 뿌리 깊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을 해체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된 것은 삼합회의 검은 돈의 유입이다. 삼합회는 좁게는 홍콩, 넓게는 중화권의 마피아를 일컫는다. 일본 야쿠자와 더불어 아시아의 대표적인 범죄 조직이다. ‘흑사회’라고도 하는데, 중화권에서 '암흑세계 전반'을 총칭하는 말로 범죄자들의 사회를 일컫는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나 대만 혹은 해외 중국계 폭력조직은 삼합회, 중국본토 폭력조직은 흑사회로 보통 구분해 부르기도 한다.

일본에서 조직을 형성하여 폭력을 직업으로 범죄 활동에 가담하며 수입을 얻고 있는 자들이 '야쿠자'다. '야쿠자'는 속어로서 80년대는 협객이라는 지칭도 많이 사용했고, 지금도 야쿠자가 아닌 사람이 야쿠자와 직접 대화할 때 야쿠자를 높여 부르려면 이 단어를 쓴다. 60년대 중후반 이후 각지에서 군림하던 조직들이 해산과 재구성을 거듭하였다. 2019년 말 현재 일본 전국의 폭력단원 숫자는 2만 8200명으로 폭력단 세력의 최고였던 1963년 18만 4,100명에 비하면 그 세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편 한국의 자생 범죄조직은 꽤 철저하게 통제되어져 왔다. 해방이후 정치깡패로 대변되며 세력을 키웠던 깡패조직들은 세 번의 군사정권을 거치며 철저하게 와해되었다.

전통적으로 조직범죄 논쟁은 지역 및 국가 수준의 폭력 범죄 조직과 마약 밀매 조직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조직범죄의 얼굴이 바뀌었고 위협은 그 어느 때보다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교통 및 통신 기술의 발달로 범죄 네트워크 간의 관계가 더욱 유연하고 활발해짐에 따라 조직범죄는 점차 국제화되고 지능화되었다. 시대에 따라 조직범죄의 발생 패턴과 특성이 변화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폭력 범죄 조직과 마약 밀매 조직을 중심으로 한국 내의 외국인 조직범죄에 대한 동향을 분석해야 한다.

국제적 조직범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는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개별 국가의 범죄 대응능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엔 총회는 2000년 11월 15일 '유엔 조직범죄 협약'을 채택했으며 2003년 발효 된 국제 사회도 조직범죄에 대응하겠다는 역사적 공약을 하였다. 한국은 2000년 12월 13일 조직범죄 협약과 2개의 의정서인 인신매매, 이주민밀수에 서명하고 2001 년 10월 4일 총기 밀매에 관한 의정서에 서명했다. 한국 정부는 관련 법령을 대폭 제정하고 개정했다. 국제 기준으로 수정 된 조직범죄에 관한 현행법을 검토하고 조직범죄를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통제 할 수 있는 형법의 관점에서 개선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제 주변에 나와 다른 사람들이 증가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세상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한 준비는 그들을 수용할 수 있는 우리의 그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느냐에 달려 있다.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세를 갖추고자 하는 우리 국민의 마음가짐도 중요한 것이지만 닥쳐올 부작용에 대한 확실한 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이 중에 가장 필요한 것이 외국인 범죄에 대한 철저한 대비이다. 이는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과 그들을 포용하고자 하는 국민정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근래 외국인 집단 거주지역과 상가가 형성되고 있다. 그리고 외국인 근로자의 집단거주지역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그들만의 살아온 방식으로 그들의 규칙이 만들어지고 국내법을 무시하며 집단화할 수 있는 경향을 갖는다. 그들에게서 우리 현대사를 통해 만연했던 우리의 전 근대적인 모습도 발견될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의 관습과 우리의 법치가 충돌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들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것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살피고 수용할 수 있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 한 것이다. 이 나라에 살기 위해서는 이 나라의 법률을 따르는 것이 상식이 되어야 하고 요구가 있을 시 정당하게 이를 제기할 수 있는 여론의 통로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법적 활동은 이주민의 차별을 위한 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최근에 유입되는 탈북민이나 조선족 동포에게 조차 우리사회는 충분히 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들은 통일한국의 귀중한 자산들이며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그러한 시각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이주민과 거주 외국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가져야 한다. 다자무역을 확장하고 우리의 문화를 펼쳐 나가야 하는 것은 우리의 생명줄과 같은 우리의 미래이다. 그들 또한 우리의 소중한 자산으로 인식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전국매일신문]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waterwra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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