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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만고 불변의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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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만고 불변의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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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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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중산국의 왕이 사대부들을 불러 가무를 즐기던 연회석상에서 사소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양고기국을 배식할 때가 되어 사대부들 앞에 양고기국이 한 그릇 한 그릇 놓여졌는데 공교롭게도 한 사람 앞에서 국이 그만 딱 떨어진 것이다. 국을 푸는 사람이 양을 조절하지 못해 생긴 작은 실수였다.

다 고깃국을 먹는데 먹지 못한 딱 한 사람 '사마자기'는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 그는 연회가 끝나자마자 달빛을 타고 야밤에 이웃 초나라로 망명해 그 후 초나라 왕으로 하여금 중산국을 공격하게 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중산국 왕은 이리저리 쫓기다 그만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을때 갑자기 난생 처음 보는 청년 둘이 적들의 빗발치는 화살을 막고 칼날을 피하게 해줌으로써 중산국 왕의 목숨을 구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왕이 그 청년들에게 물었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내 목숨을 구했는가?" 그들이 자초지종 사연을 아뢰었다. 

"저희 부친이 살아계실 때 왕의 군대의 병졸로서 왕과 함께 전쟁에 나갔다가 패퇴하여 쫓기던 중에 부상을 입은 채 쓰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 왕께서 저희 부친을 불쌍히 여겨 당신이 드실 찬밥 한덩이를 친히 건네 주셔서 죽기 직전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부친은 그 일을 누누이 말씀 하셨고 돌아가실때 만약 왕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목숨을 걸고 보답하라고 유언하셨습니다.그러던 중에 왕께서 초나라의 급습으로 인해 목숨이 위태롭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부친의 유언을 받들어 이렇게 한걸음에 달려온 것입니다" 

중산국 왕은 하늘을 쳐다보며 깊은 숨을 내신 뒤 말했다.

"타인에게 베푼다는 것은 많고 적은 게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하며 타인에게 원한을 사는 이유는 크고 작은 게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데에 있구나!  허허 내가 고깃국 한 그릇에 나라를 빼앗기고 찬밥 한 덩이에 목숨을 구했도다" 중국 고전 '전국책'에 나오는 유명한 고사다.

일상적으로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사소한 것이라도 정성을 다해 대하되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면 안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다치기 쉬운 것이 바로 마음이기 때문이다.

"뿌린대로 거두리라" 이는 만고 불변의 진리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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