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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절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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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절기 이야기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2.08.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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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똑똑똑,어느새 내게로 스며오는 풋가을 여름인가 싶더니 벌써 입추가 지났다. 절기상 여름을 지나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절후인 입추로 삼복의 끝 말복(末伏) 을 삼일 앞두고 있다. 그리고 얼마 후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온다는 처서(處暑 )가 멀지않다. 가을 풍성한 추수를 위해 태양은 더 뜨겁게 내리쬐어 열매를 영글게 할 사명을 다하는 때이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일주일이 빨리 지나고 또 한 달이 빨리 지나고 계절이 빨리 돌아오고 있다. 계절이 돌고 도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마음은 늘 아련하기만 하다.무더위가 한풀 꺾인 것처럼 착각하지만 마지막 팔월의 무더위는 매섭다.더욱이 지금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입추가 들어섰다 해도 무더위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런 것을 볼 때 우리는 무언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요즘은 시원하게 살고 싶다. 그러나 시원함이란 것은 어디에 숨어 있는 지 거리마다 무더위란 모습으로 늘 도사리고 있다.이런 무더위 속에도 집안보다 오히려 밖이 더 시원하기에 사람들은 들로 산으로 피서를 가는 것 같다.환경을 영향을 받는 인간들인 우리에게 날씨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날씨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들의 삶은 변화가 되고 그 변화로 인해 새로운 창조적인 일도 만들어지긴 했다.

그래서 21세기는 날씨 사업이 뜨지 않을까. 날씨를 잘 파악하고 있는 것만이 자기의 사업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날씨를 외면할 경우 우리는 엄청난 금전적 손해를 보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그래서 우리는 늘 날씨와 밀접한 생활이 되어 왔고 날씨의 영향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날씨는 인간을 단련시키고 훈련시켜왔다. 혹독한 추위를 이겨낼 수 있게 했고 이처럼 무더위라는 날씨를 이겨낼 수 있게 해준 게 어찌보면 인간을 단련시킨, 강인한 인간으로 만들어준 좋은 영향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흔히 쓰는 ‘입추의 여지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지난 7일 입추였다. 입추가 지나가면서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제 아무리 더워도 입추가 오고, 계절이 가고 더위도 간다”라는 말이 있다. 인류가 기억하는 한 늘 그렇게 말을 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어쩌면 앞으로 이런 말들이 틀리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아직은 입추가 되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벼이삭이 패고 아침 나절에 보는 논에는 벼꽃이 피어난다.

올해는 7월 16일 초복을 시작으로 열흘 후인 26일 중복, 그리고 20일 후인 광복절 8월 15일이 말복이다. 초복과 중복은 하지로부터 각각 3번째, 4번째 경일(庚日)이지만 말복은 입추 후 1번째 경일로 입추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는 24절기 중 10번째, 입추는 13번째 절기에 해당한다. 태양의 황도 상의 위치로 정한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 양력으로는 8월 8일 무렵이고, 음력으로는 7월인데, 태양의 황경이 135도에 있을 때이다.

‘고려사’ 권50 지4 역(曆) 선명력(宣明曆) 상에 “입추는 7월의 절기이다. 괘(卦)는 리(離) 구사(九四)이다. 초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차후에 흰 이슬이 내린다. 말후에 쓰르라미가 운다”라고 했다. 이것은 입추가 지난 후의 계절의 변화를 잘 나타내는 말이다. 입추 무렵은 벼가 한창 익어가는 때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돼야 한다. 조선 시대에는 입추가 지나서 비가 닷새 이상 계속되면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는 비를 멎게 해 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다 한다.

입추는 곡식이 여무는 시기이므로 이날 날씨를 보고 점치기도 했다. 입추에 하늘이 청명하면 풍년이라고 여기고, 이날 비가 조금만 내리면 길하고, 많이 내리면 벼가 상한다고 여긴다. 또한 천둥이 치면 벼의 수확량이 적고 지진이 있으면 다음해 봄에 소와 염소가 죽는다고 점친다. 입추가 지난 뒤에는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이제는 가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여하간 입추가 되면서 세상살이가 시원하게 모든 것이 통하는 사회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입추의 여지가 없다’ 에서 입추를 가을을 시작되는 절기인 ‘입추(入秋)’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두 말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 입추는 그렇게 오고 가는 데 무더위는 식을 줄 모르고 에어컨 팬은 신나게 돌아갈 뿐이다.

벌써 가을을 알리는 2022년 입추(立秋)이다. 땀 흘리는 농부들의 결실 수확물을 기대하는 마음에 박수를 보낸다. 농사를 짓지 않는데 웬 24절기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래도록 자연의 흐름을 잊고 살았다. 필자는 입추도 모르고 살았다. 알 건 모르건 24절기는 어김없이 도래하였고, 절기의 의미대로 자연은 역할을 다했다. 이를 알았더라면 세상살이에는 흐름이 있다는 자명한 원리를 체감하고, 세상살이 예측을 좀 더 정확하게 했을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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