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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92] '희망은 새해 첫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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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92] '희망은 새해 첫날의 선물이다'
  • 서길원 大記者
  • 승인 2023.01.0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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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절망적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저들이 단 한 번도 희망인 적이 없었다‘는 자위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이겨냈고 전진했다는 믿음이다. 오늘 아침, 희망을 갖는 단 하나의 이유는 ‘나의 희망은 내가 만든다’는 나의 자존을 믿기 때문이다.

‘토끼의 해’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다시 새로운 첫날의 시간과 대면이다. 희망의 시간이다. 막연하여 도돌이표 같은 ‘희망 고문’이 되더라도 가슴속에 소원 하나쯤 품고 첫발을 내딛어야 하는 시간 앞에 섰다.

늘 그랬고, 올해도 여전히 녹록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꿈마저 포기할 수는 없다. 지난해보다 더 나은 올해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리고 너와 함께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참으로 모질고 힘들었던 지난 한 해였다. 하지만 올해도 그 못지않을 것이라는 예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의 험난했던 파도는 올해도 여전할 테고, 더러는 더 힘들 수 있다는 경고음들이다. 불안의 그림자가 옅어지기는커녕 더욱 확실한 실체로 여전히 우리를 감싸고 있다는 우울한 전망들이다.

몇 년째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 제로 정책 포기로 재유행의 불길한 기운이 이미 우려를 넘어 현실이 되고 있다. 겨우 가닥을 추려가던 우리로서는 날벼락 같은 재앙이다.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들이지만 더 견뎌야 하는 날들이 계속될 수 있다.

북한의 핵 무력시위도 우리를 여전히 불안하게 할 것이다. 보란 듯이 탄도미사일을 수시로 날리는가 하면 무인기를 보내 서울 하늘을 헤집어 놓은 것으로 만족할 리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긴장은 더욱 첨예하게 대립할 테고 저들이 구사하는 ‘벼랑 끝 전술’의 벼랑 끝이 어디일지 가늠키 어려운 한 해가 될 수 있다.

경제라도 푸른 빛이 보이면 좋으련만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각종 경제 전망도 다급한 적색 신호가 켜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되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발표에도 이런 우려가 녹아 있다. 정부는 올해의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제시한 2.5%보다 0.9%나 낮은 수치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크게 다르지 않아 내년 우리의 경제성장률을 당초보다 0.8%낮춘 1.5%로 내다봤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이자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이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3.0%에서 3.2%로 상향 전망했다.

한마디로 국민 전체적으로 소득은 줄어드는데 물가는 더 오를 것이라는 암울한 예고이다. 수출은 둔화되고, 내수와 소비도 침체되면서 기업투자 역시 위축돼 일자리도 크게 줄어든다는 말이다. 길거리를 헤매는 가장들과 청년들의 좌절과 절망이 계속되고 오히려 더 늘어난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이럴 때 국민들이 바라보는 것이 정치권이지만 바라보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이니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윤석열 정부는 과거 정권과 싸우느라 내일이 없는 오늘을 보내고,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3월 예정인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선 시대 ‘노론소론’ 싸우듯, ‘친윤비윤’이 멱살잡이로 집안싸움에 열중이다.

국회 권력을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다르지 않다. 당내 모든 역량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처리 문제에 집중돼 갈팡질팡하는데다 이재명계와 이낙연계의 갈등도 점차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더구나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내부적으로 공천권을 거머쥐기 위해, 외부적으로는 국민 여론을 사기 위해 자기들끼리 싸우고, 상대 당과 싸우고, 또 싸우고 싸우면서 날을 새고 있다.

절망적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저들이 단 한 번도 희망인 적이 없었다’는 자위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이겨냈고 전진했다는 믿음이다.

오늘 아침, 희망을 갖는 단 하나의 이유는 ‘나의 희망은 내가 만든다’는 나의 자존을 믿기 때문이다.

불안의 그림자는 여전하지만, 그럴수록 가슴속 희망의 빛이 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희망은 희망 자체로 기쁨이다. 새해 첫날의 각오는 밤이 깊을수록 빛이 소중하듯 절망이 클수록 희망의 불씨를 소중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홍수희 시인은 ‘희망하는 기쁨은 새해 첫날이 주는 선물’이라고 했다.

‘침묵하는/겨울 산에/새 해가 떠오르는 건// 차디찬/바다 위에/새 해가 떠오르는 건//하필이면/더 이상은 꽃이 피지 않을 때/흰 눈 나풀거리는 동토凍土에// 이글이글/새 해가 떠오르는 건//가장 어두운 좌절 깊숙이/희망을 심으라는 것//지금 선 그 자리에서/숨어있는 평화를 찾으라는 것//희망하는 기쁨, 새해 첫날이 주는 선물입니다’(‘희망하는 기쁨’전문)

우리 모두 첫날의 선물을 안고 계묘년 이 한 해를 힘차게 살아갈 일이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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