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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명품 상륙 30년···'세계가 주목하는' 큰손 한국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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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명품 상륙 30년···'세계가 주목하는' 큰손 한국이 되기까지
  • 김주현기자
  • 승인 2023.05.2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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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루이뷔통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 첫 스타트
2000년대 초반 '잇백'에서 2020년대 '오픈런'까지
세계 명품시장 '큰손' 된 한국인...잠수교・경복궁 '명품 런웨이'로 각광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3년 5월 25일 명품 상륙 30년

지난 2013년 5월 25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명품' '자기만족'이다.

스피디 반둘리에 30. [루이뷔통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스피디 반둘리에 30. [루이뷔통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명품 상륙 30년···자기만족 위해 구매 28% 차지
'명품'이라 불리우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한국 상륙은 30년을 맞이했다. 1984년 루이뷔통이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부터 시작돼 1990년대 오렌지족, 청담동 며느리를 지나 2000년대 초반 '잇백'을 든 된장녀까지 신조어를 생산해내며 '명품시장' 매출을 높여가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프랑스 고가 시계 브랜드 까르띠에의 '파인 워치메이킹 부티크' 매장. [연합뉴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프랑스 고가 시계 브랜드 까르띠에의 '파인 워치메이킹 부티크' 매장. [연합뉴스]


・2013년 명품 소비에 대한 인식 조사···자기만족 위해 구매 28%차지 
한국인의 60%는 앞으로 1·2년 내에 명품을 구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왕이면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명품업체의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77.0%에 달했다. 명품업체도 시장이 커진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리서치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은 동아일보와 함께 2013년 5월 25일 명품 소비에 대한 인식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전국의 만 19~59세 남녀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단 명품의 범위는 수입 유명 패션, 시계, 보석 브랜드로 한정했다. 

응답자의 68.8%는 지금까지 평생 1회 이상 명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평생 1회 이상 명품을 구입한 응답자들은 구매 이유로 ‘가치 있는 것을 소유했다는 자기 만족’(27.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남들도 다 사는 것이니 한 번쯤은 구입해 보고 싶어서’(26.6%)가 뒤를 이었다. 또한 ‘유명 브랜드에 대한 동경심 때문’(9.9%)이라고 답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남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명품을 자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다수는 ‘남을 의식하는 사람인 것 같다’(39.7%), ‘낭비벽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38.4%)고 답했다.

앞으로 1·2년 내에 명품을 구입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명품의 가격 대비 가치를 문제 삼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이 구입할 의향이 없는 이유로 꼽은 1위 항목은 ‘과거만큼 명품이 대단한 존재로 느껴지지 않고 거품이 많이 끼어서’(27.1%)였다.

국내 명품업체들에 대해 가장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는 ‘외국 대비 비싼 가격 또는 가격 변동이 심한 점’(23.0%)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가격대가 비슷한 두 제품이 있다면 사회공헌 활동을 열심히 하고, 투명 경영을 하는 업체 제품을 구입하겠느냐’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7.0%가 ‘그렇다’고 답했다.

1084년 루이뷔통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 모습. [롯데 홈페이지 캡처]
1084년 루이뷔통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 모습. [롯데 홈페이지 캡처]

・ 1984년 루이뷔통 국내 상륙부터 '성년의 날' 받고 싶은 선물 1위로 명품가방이 되기까지
한국 명품 소비의 시작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세계 명품 시장의 큰 손은 일본인들이었다. 거품경제의 호황을 누리던 일본인들은 세계 전역으로 여행을 다니며 명품을 구매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일본인들을 한국에 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면세점에서 명품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 회장은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이른바 ‘3대 명품’으로 꼽히는 루이뷔통, 샤넬, 에르메스를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맡겼다.

1981년부터 신 부사장은 루이뷔통의 면세사업권을 가진 부루벨 홍콩 지사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겠나”는 게 그들의 입장이었다.

신 부사장은 한국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이며 향후 수입금지가 풀리면 면세점 매장이 한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3년 설득 끝에 결국 1984년 루이뷔통이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에 들어왔다. 이를 발판으로 1985년 에르메스, 1986년 샤넬 부티크 매장까지 유치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1986, 87년 사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수입 자유화 조치는 수입 브랜드들이 급속히 유입되는 계기가 됐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해외여행을 다녀온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수준 높은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은 소비문화에 급속도로 빠져들던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오렌지족'이 모이는 집산지였다. 

압구정동 한양쇼핑 자리에 갤러리아 명품관이 생긴 게 바로 이때다. 1990년 9월 버버리, 발리 등 당시 최고 인기 브랜드를 들여와 문을 열었다.

또한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 이후 해외 문물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높아졌다. 먼저 면세사업을 시작하며 한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타진하던 샤넬은 1991년 10월 샤넬코리아를 설립했다. 루이뷔통코리아가 설립된 지 한 달 뒤의 일이다.

다른 주요 명품 브랜드들도 1990년대 후반까지 앞다투어 한국에 직접 진출했다. 1989년 성주인터내셔널을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인 구찌는 1998년 구찌그룹코리아를 설립했다. 에르메스와 살바토레 페라가모도 1997년 한국지사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프라다는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1994년 한국지사인 IPI코리아를 설립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어 1997년 샤넬은 드디어 백화점에 첫 매장을 냈다. 

1994년 당시 신세계백화점이 수입한 조르조 아르마니의 단독 매장을 '청담동 명품거리'에 열면서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하는 각축장으로 자리매김했다. 1996년에는 프라다가 국내 첫 직영 매장을 청담동에 열었다. 1997년에는 구찌가, 2000년에는 루이뷔통이 각각 단독 매장을 열었다.

2000년대 초반 루이뷔통의 베스트셀러인 ‘스피디 백’을 두고 길거리에서 3초면 볼 수 있다는 뜻의 ‘3초 백’이란 별칭이 붙었다. 이 가방에는 ‘명품 입문백’이란 별명도 있었다. 가격이 100만 원을 넘지 않아 신입사원이 첫 월급을 타면 사는 가방으로 인식됐던 것이다. 이때는 ‘명품 소비=허영심’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된장녀’(소득에 비해 과한 소비를 즐기는 여성)라는 말이 유행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그라질 것 같지 않았던 한국의 명품 열기는 2012년 4분기(10∼12월)를 기점으로 한풀 꺾였다. 유통업계 자체가 최근 10년 내 유례가 없는 불황을 겪었으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전년 대비 12∼28%씩 성장하던 명품 업계는 지난해 3.1%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 해외 패션 브랜드 사장은 “설문조사를 해보면 15년 전에는 패션의 선택 기준 1위가 브랜드였다면 최근엔 디자인”이라며 “브랜드 네임으로 승부를 거는 시대는 지났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발표된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8위 규모(83억 유로·약 12조 원)의 명품 시장이다. 인구 대비로 보나, 확산 속도로 보나 명품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또한 최근 성년의 날을 맞아 디큐브백화점이 20대 여대생 346명을 대상으로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을 물은 결과 ‘명품 가방’이 32%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샤넬이 입점한 서울의 한 백화점 앞 전경. [연합뉴스]
샤넬이 입점한 서울의 한 백화점 앞 전경. [연합뉴스]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여도 명품관 샤넬 매장서 '오픈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날인 2021년 7월 12일에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은 불야성이었다.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스타벅스 캠핑의자까지 준비해 새벽부터 기다리던 고객들은 오전 10시30분 개점을 기다리며 3시간 넘게 대기했다 백화점에 진입했다.

거리두기 4단계 상향에 샤넬 측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오전 10시 이전에 두 명의 직원이 출동해 빠른 속도로 번호표를 배분해 사람들을 분산시켰다. 재고가 많이 입고되지 않는 월요일이라 평소보다 대기 고객이 적은 편이었지만 백화점 개점 10시30분 이전에 이미 80여명이 입장 등록을 마쳤다.

보통 오픈런 현상은 인기 한정판 제품이 출시되거나 봄·가을 등 가격인상이 이뤄지는 시기에 일어난다. 그러나 샤넬 매장은 최근 몇 개월동안 가격인상과 무관한 오픈런 풍경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앞서 샤넬은 6월 14일 일부 가방을 인상한 바 있다. 뒤이어 에르메스·루이비통·디올 등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해외여행을 갈 수 없게 되면서 평소 명품에 관심없던 소비자들도 명품 욕구가 활발해 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명품 소유 만으로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가격이 오르기 전 미리 제품을 사 놓으려는 이른바 ‘샤테크’를 위한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20년 패션업계 전반적으로 불황이 지속된 가운데서도 명품 브랜드들은 호황기를 맞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전체 매출은 9.8% 줄었지만 명품 매출은 오히려 15.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에서도 가격이 언제 얼만큼 인상될지 자세한 소식은 모르지만 비슷한 수준의 브랜드가 오르면 소비자들이 먼저 눈치채고 제품 구매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조만간 샤넬 패션 제품까지 가격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이면서 샤테크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 5월 23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이날부터 대표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 등의 가격을 5∼6% 올렸다. 클래식 플랩백 라지 사이즈는 1480만 원에서 6%가량 값이 올라 1570만 원으로 판매된다. 스몰 사이즈는 1311만 원에서 1390만 원, 미디움 사이즈는 1367만 원에서 1450만 원으로 인상됐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4월 16일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서 ‘구찌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었다. 모델들이 옷을 선 보이며 런웨이를 하고 있다. 경복궁의 중심 건물인 근정전은 조선시대 왕실이 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는 행사가 열린 곳이다. [AFP 연합뉴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4월 16일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서 ‘구찌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었다. 모델들이 옷을 선 보이며 런웨이를 하고 있다. 경복궁의 중심 건물인 근정전은 조선시대 왕실이 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는 행사가 열린 곳이다. [AFP 연합뉴스]

●LVHM 아르노 회장 한국 방문···잠수교·경복궁이 루이비통·구찌 런웨이로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피가로는 22일(현지시간) 유럽 명품 업계가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일본 도쿄에 이어 한국의 서울에 주목하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르피가로는 유럽 명품 브랜드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을 무시하던 거만함은 사라지고,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2023년 3월 21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찾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를 만났다. [연합뉴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2023년 3월 21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찾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를 만났다. [연합뉴스]

・ 국내 백화점 순회하는 아르노 LVMH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2박 3일의 짧은 방한 일정 속에서 국내 유통가 총수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 3월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장녀인 델핀 아르노 크리스찬 디올 최고경영자(CEO) 등과 함께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방문해 정지선 회장을 만났다. 이날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가 함께 응대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방문 이후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들러 디올, 티파니앤코 매장 등을 둘러봤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대신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아르노 회장을 맞이했다.

방한 첫날인 전날 아르노 회장은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과 롯데면세점 명동점을 연달아 방문해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와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를 만났다. 이후 신세계백화점 본점으로 이동해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루이비통, 디올 등 LVMH의 브랜드 매장을 둘러봤다. 

잠실에 있는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점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김상현 유통군HQ 총괄대표 등 롯데그룹 관계자들이 직접 아르노 회장을 환대했다. 오후 5시경에는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 명품관으로 이동해 김은수 갤러리아백화점 대표와 관련 매장을 둘러봤다.

이처럼 유통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나서서 아르노 회장과 연쇄 회동을 가진 이유는 LVMH그룹이 보유한 명품 브랜드 유치가 매장의 매출과 점포 가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LVMH는 루이비통과 디올, 펜디, 셀린느, 티파니앤코, 로에베 등 패션과 시계, 화장품 등 각 분야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아르노 회장의 한국 방문은 2019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그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한국을 찾아 국내 주요 유통 CEO들과 만남을 가져왔으며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방한을 중단했다. 아르노 회장의 재산 보유액은 순자산 약 250조원으로 세계 부호 1위다.

5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2024 크루즈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5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2024 크루즈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루이비통은 잠수교, 구찌는 경복궁 근정전서 런웨이"···한국으로 향하는 명품 브랜드
구찌와 루이비통을 비롯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한국에 주목하고 있다. 잇따라 국내에서 패션쇼를 열고, 글로벌 앰버서더(홍보대사)로 K팝·K콘텐츠 스타를 기용하는 등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2023년 5월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지난 16일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2024 크루즈 컬렉션 패션쇼'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됐다.

구찌 패션쇼는 조선시대 왕실의 주요 의식 및 외국 사신을 맞이하는 행사가 진행되던 경복궁의 근정전을 무대로 펼쳐졌다. 명품 브랜드가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단독 패션쇼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찌는 이번 패션쇼를 통해 구찌의 패션과 함께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

이번 쇼는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음악과 함께 진행됐다. 또한 구찌 글로벌 브랜드 앰버서더 뉴진스 하니, 이정재, 신민아, 아이유를 포함해 배우 김희애, 김혜수, 고소영, 이서진, 임지연, 에스파 윈터, 있지 류진 등 국내 스타들이 참석했다. 또, 다코타 존슨, 엘리자베스 올슨, 시어셔 로넌 등 해외 유명 셀러브리티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지난 4월 29일 서울 잠수교에서 사상 처음으로 개최한 프리폴(Prefall) 패션쇼. [루이비통 제공]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지난 4월 29일 서울 잠수교에서 사상 처음으로 개최한 프리폴(Prefall) 패션쇼. [루이비통 제공]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2023년 4월 29일 서울 한강의 잠수교에서 '2023 프리폴 컬렉션'을 진행했다. 오징어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쇼 콘셉트와 무대 연출 디자인에 참여했다.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모델 정호연은 쇼 오프닝을 장식했다.

행사는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서울 곳곳의 대형 LED 스크린에도 영상이 송출됐다.

루이비통이 한국에서 패션쇼를 연 것은 2019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19년 10월에는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2020 크루즈 컬렉션 스핀오프 쇼'를 개최한 바 있다. 하지만 스핀오프쇼는 해외에서 이미 진행한 쇼를 재현한 것으로 한국에서 기획한 패션쇼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에트로 베카리 루이비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허브인 서울에서 루이비통의 첫 프리폴 패션쇼를 함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한국의 명품시장 규모는 세계 7위 규모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유로모니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시장은 전년보다 4.4% 성장한 약 18조 6천억 원 규모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수는 약 325달러(약 42만원)로 세계 1위다. 중국(55달러)과 미국(280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르메스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65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3% 성장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1조 6922억 원, 샤넬코리아는 1조 591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5.3%, 30% 성장하는 등 두자릿 수 성장률을 이뤘다. 디올, 프라다, 티파니, 롤렉스 등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명품 시장의 성장과 함께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에서도 서울을 주목하고 있는 것을 외신에서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중기 [루이비통 제공]
송중기 [루이비통 제공]

K팝·K콘텐츠 스타들이 명품 브랜드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K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명품 브랜드들은 앞다퉈 자사 앰배서더에 K팝·K콘텐츠 스타를 기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은 전날 배우 송중기를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이전에도 그룹 방탄소년단(BTS) 제이홉과 모델 정호연, 뉴진스 혜인 등을 앰버서더로 기용한 바 있다. 또한 구찌는 그룹 엑소의 카이와 가수 아이유, 배우 신민아, 뉴진스 하니를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명품 시장의 성장과 함께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에서도 서울을 주목하고 있는 것을 외신에서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 열린 명품 브랜드 구찌의 패션쇼 뒤풀이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이 신고를 하는 등 민원이 발생했다. 다음 날 구찌는 사과문에 "지난 16일 패션쇼 종료 후 진행된 애프터 파티로 인해 발생한 소음 등 주민들이 느끼셨던 불편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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