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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103년 역사' 진주의료원 폐업···공공의료 중요성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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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103년 역사' 진주의료원 폐업···공공의료 중요성 급부상
  • 김주현기자
  • 승인 2023.05.3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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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귀족노조・예산낭비・적자경영 등 이유로 103년만 폐업
전국 지자체 '제2 진주의료원' 사태 우려...정치권・의료계 '십자포화'
2015년 말 진주의료원 건물 리모델링...'경남도청 서부청사'로 개청
경남도, 코로나19 병상 수 부족 1위 불명예...공공의료시설 턱 없이 부족
경상남도의료원 진주병원, 1578억 투입 2025년 착공...2027년 개원 목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3년 5월 30일 103년 역사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

지난 2013년 5월 30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진주의료원' '공공의료'다.

보건의료노조원들이 2013년 4월 15일 진주의료원 앞에서 폐업 철회 투쟁 수위를 높이려고 '진주의료원 지키기 대의원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의료노조원들이 2013년 4월 15일 진주의료원 앞에서 폐업 철회 투쟁 수위를 높이려고 '진주의료원 지키기 대의원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103년 역사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
2013년 5월 29일 진주의료원이 103년만에 결국 폐업되자 '제2의 진주의료원'이 나오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확산됐다.

진주의료원의 폐업이 확실시 되자 다음날 정치권에서는 폐업을 놓고 십자포화가 이어졌다.

또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12년 지역거점 공공병원 운영평가 및 지방의료원 운영진단’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진주의료원 등 지방 공공 의료원 11곳이 운영평가에서 제일 낮은 등급인 D등급을 맞았다.

2013년 당시 낮은 등급인 D등급을 받은 병원으로는 강진의료원, 거창적십자병원, 삼척의료원, 속초의료원, 서귀포의료원, 인천적십자병원, 울진군의료원, 제주의료원, 진주의료원, 천안의료원, 통영적십자병원 등 총 11곳이었다. 당시 이곳에는 진주의료원도 포함돼 제2, 3의 진주의료원이 또 다시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34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7곳 뿐인 상황에서 적자와 부채를 이유로 공공의료기관을 폐업하면 살아남을 지방의료원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홍준표 지사는 취임 3개월여 만에 귀족노조, 예산낭비, 적자경영 탈피 불가 등을 이유로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홍 지사가 일방적으로 폐업을 결정한 뒤 강성·귀족노조라고 공격을 퍼부으며 폐업으로 몰아간 것은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야권과 노조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주의료원 측은 현재까지 남아있던 직원 70여 명은 전날 해고 통보 메시지를 받았으며 휴·폐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입원 환자 처리 문제를 두고 강제퇴원 논란이 일었다.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의 요구로 많은 환자가 퇴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이 가운데 다른 병원으로 옮긴 뒤 숨진 환자가 9명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는 정치권과 지자체, 국민 모두가 공공의료 정책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국회는 공공의료기관의 공익성 강화 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마음대로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폐업시키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의 지방의료원법 개정안을 심의하고 있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의료원에 운영 경비를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의료원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복지부도 지방의료기관의 경영 효율성뿐 아니라 공익적 기능 강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진주시 초전동 옛 진주의료원 건물에 경남도청 서부청사가 문을 열었다. [연합뉴스]
경남 진주시 초전동 옛 진주의료원 건물에 경남도청 서부청사가 문을 열었다. [연합뉴스]

●진주의료원 건물 리모델링해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개청
적자 누적과 강성노조 등을 이유로 폐업한 옛 진주의료원 건물이 2년 6개월여 만에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변신해 문을 열였다. 

경남도는 2015년 12월 13일 진주시 초전동 서부청사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하고 부서 이사 작업도 모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12월 17일 개청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경남도청 서부청사는 지하 1층, 지상 8층의 본관동과 지상 2층의 숙소동, 지하 1층, 지상 2층의 실험동 등으로 이뤄졌다. 도청 조직 가운데 서부권개발본부와 농정국, 환경산림국 등 3개 국과 농업기술원, 인재개발원, 보건환경연구원 등 3개 직속기관, 사업소 4개(축산진흥연구소, 농업자원관리원, 산림환경연구원, 환경교육원)를 서부청사로 배치했다.

서부청사 개청으로 경남도청은 중부권인 창원시와 서부권인 진주시 등 2곳에 청사를 두게 됐다. 서부청사 설치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2012년 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약으로 내걸었다. 홍 지사는 낙후된 경남 서부권 개발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서부 경남 중심도시인 진주에 서부청사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해 많은 지지를 받았다.

서부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모두 664명으로 소방직을 뺀 도청 전체 일반 공무원 2026명의 32%에 해당한다. 서부청사 안에는 최구식 서부부지사를 비롯해 1개 본부와 2개 국, 3개 직속기관 소속 328명과 진주시 보건소 직원 130명 등 모두 460명이 근무한다.

옛 진주의료원의 서부청사 활용에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곳에 서부청사를 개청하고 옛 진주의료원은 다시 의료원으로 문을 열라고 요구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은 이미 법적·행정적 절차가 모두 끝나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더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당초 경남도는 폐업한 진주의료원을 의료기관 등에 매각해 건물이 의료시설로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그러나 매각이 뜻대로 되지 않자 서부청사로 활용하는 것으로 번복했다.

이후 2016년 8월 30일 300억 원대 부채를 떠안고 있던 진주의료원을 2013년 폐업을 돌이킬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는 이날 김모 씨 등 진주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었던 환자와 보호자들이 홍준표 경남지사와 경남도를 상대로 제기한 ‘의료원 폐업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203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했지만 김씨 등 일부 환자와 보호자들은 “공공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진주의료원 폐업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불안이나 불편함을 느꼈을 수는 있지만 이는 폐업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서비스를 다른 의료기관이 대체할 여지가 있으므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폐쇄를 서비스 중단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2심도 원고측 주장을 각하하면서 “홍 지사가 발표한 폐업 방침은 정책 방향에 대한 행정계획을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이번에 최종적으로 홍 지사가 폐업결정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봤지만 무효 처리는 하지 못한다고 최종 확정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020년 3월 2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19 경남 대응 상황'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020년 3월 2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19 경남 대응 상황'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공공의료시설 턱 없이 부족"···코로나19 병상 수 부족 1위 불명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의 공공의료시설이 부족한 가운데 경남 지역의 병상 수가 전국에서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020년 3월 2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코로나19 경남 대응 상황' 브리핑에서 "전국에서 공공병상 수가 가장 부족한 지역이 경남"이라며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원인이 옛 진주의료원 폐쇄 이후 서부권의 공공의료가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현재 국립을 제외한 도내 시·도립 공공병원은 병상 1개당 1만1280명을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공공병상 1개당 인구수는 서울 3758명, 부산 6226명, 대구 6395명, 울산 7306명, 경북 2809명 등 전국 평균 4104명 등이다.

김 지사는 "경남의 공공병상 1개당 감당해야 하는 인구수가 전국 평균의 2.7배"라며 "진주의료원 폐업이 더욱 아쉽다. 현재 공론화가 진행중인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과 함께 공공의료 확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원 폐업 이후 코로나19로 공공의료 중요성이 커지면서 김경수 전 지사가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추진했다. 박완수 현 지사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경상남도의료원 진주병원 설립사업은 2022년 12월 말 기획재정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통과했다. 2023년 3월 초에는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중앙부처 행정절차가 마무리됐다. 경상남도의료원 진주병원은 총 300병상 규모로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에 2027년 개원을 목표로 2025년 착공한다. 사업비는 국비 659억 원, 도비 919억 원 등 총 1578억 원이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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