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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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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3.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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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최승필 지방부국방
최승필 지방부국방

‘1인당 국내총생산(GDP)(소득)’, ‘사회적 지원(의지 대상 여부)’, ‘기대 건강수명(건강)’, ‘선택의 자유(의사결정)’, ‘관용(집단 내 너그러움)’, ‘부정부패 인식’.

파리와 뉴욕, 쿠알라룸푸르에 사무소를 둔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국제연합(UN)이 정한 ‘국제 행복의 날(3월 20일)’을 맞아 이 같은 요소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스스로 삶의 전체적 질을 평가 분석한 내용의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발간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 점수는 과연 몇 점일까. 불행하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끝에서 4번째에 해당하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세계행복보고서의 행복 순위는 각국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행복 수준을 0에서 10까지 11단계의 사다리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점수로 표시한 캔드릴사다리(Cantril Ladder Scale) 방식으로 집계한 후 최근 3년 치 데이터를 반영하고 있다.

2020~2022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올 보고서에서 한국인들이 스스로 매긴 주관적 행복도 점수는 5.951점으로, 조사대상 137개국 중 57위로 나타났다. 특히, 올 보고서 기준으로 OECD 정회원국 38개국 중 한국보다 행복도 점수가 낮은 곳은 그리스(5.931점, 58위), 콜롬비아(5.630점, 72위), 튀르키예(4.614, 106위) 등 3곳 뿐이었다.

행복도 1위는 핀란드(7.804점)로, 6년째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7.586점), 아이슬란드(7.530점), 이스라엘(7.473점), 네덜란드(7.403점), 스웨덴(7.395점), 노르웨이(7.315점), 스위스(7.240점), 룩셈부르크(7.228점), 뉴질랜드(7.123점)가 2∼10위를 차지했다.

이번 보고서 발표 직후인 지난 24일 경기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최대호 안양시장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장과 페카 메초 핀란드 대사, 각계각층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 행복정책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날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를 주제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행복도 1위를 차지한 핀란드 대사는 “핀란드가 세계 행복지수 1위를 6번 할 수 있었던 것은 웰빙, 자유 그리고 평등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핀란드 사람들은 어린이들에게 자유에 대해 가르치고, 늘 자연과 연결된 삶을 살고 있다”고 소개한 뒤 “핀란드는 장관의 60%는 여성이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일을 할 때 걸림돌이 되지 않는 환경”이라고 조했다.

또, 행복정책포럼 발제자로 나선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는 “아동 돌봄 서비스가 3개 부처의 9개 돌봄 체계로 분산,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며 “초등돌봄교실의 경우 주양육자의 평균 퇴근시간이 오후 7시인데 돌봄 시간을 오후 5시까지로 설정, 아동이 홀로 집에 있거나 학원에 가야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돌봄 영역 종사자의 노동 가치 인정을 위한 일자리 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한국의 사회지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에 비해 0.03명 감소해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0.78명을 낳을 것으로 예측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합계출산율은 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인구감소 추세가 앞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혼에 대한 인식과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해 1548개 조사구 1만8445가구 내 3만5792명을 대상으로 한 ‘사회조사’ 결과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50.0%로 2년 전에 비해 1.2%포인트 감소했고, 10년 전인 2012년(62.7%)에 비해서는 무려 12.7%포인트나 줄었다.

또,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도 65.3%으로, 2년 전에 비해 2.7%포트 감소한 가운데, 30대의 결혼 후 자녀 필요성에 대한 인식(54.7%)은 2년 전에 비해 무려 4.3%포인트나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경기 둔화로 인한 고용시장 한파가 이어지며 더욱 심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그냥 쉰다’는 15~29세 청년층 응답자가 무려 50만 명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활동상태를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층은 49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1년 새 4만5000명(9.9%)이나 증가한 수치로, 2월뿐 아니라 모든 월을 통틀어 2003년 1월 통계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만혼(晩婚)이 심화해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도 2년 연속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를 웃돌았다. 지난해 40대 초반(40∼44세) 여성의 혼인 건수는 1만949건으로, 20대 초반(20∼24세) 여성의 혼인 건수인 1만113건보다 많았다.

요즘 우리 사회가 전방위적 갈등(葛藤)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치권은 이를 조정하기는커녕 민생 챙기기는 뒤로 한 채 여·야 간 대결 정치에만 집중하고 있다. ‘갈등 공화국’이라는 오명까지 안고 있다. 국민들에게 정치 혐오증만 키워주고 있다.

그리스의 정치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의 조건’에 대해 성취 가능해야 하고, 완전하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핀란드는 국민들이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도록 준비가 돼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국민들이 부러울 뿐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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