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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 '미쳐'와 '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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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 '미쳐'와 '미처'
  • 이현정기자
  • 승인 2023.04.1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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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생각하지 못한 변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변수

일이 이렇게 될 줄 미쳐 몰랐다
일이 이렇게 될 줄 미처 몰랐다

미쳐 느낄 겨를도 없이 온 봄의 끝자락
미처 느낄 겨를도 없이 온 봄의 끝자락

아직 일정 부분에 '닿지 못했다'거나 '생각이 도달하지 못했을 때' 등에 활용되는 이 단어는 '미처'가 맞는 표현이다.

'미처'는 흔히 뒤에 '못하다', '않다', '없다' 등 부정형과 함께 활용된다.

반대로 '일정한 선에 닿았다'거나 '실제로 영향이 일어났을 때' 등에 사용되는 이 단어는 '미치다' 또는 활용어 '미쳐'가 맞다.

다음은 사전적 의미다.
● 미처
► 부사
 : 아직 거기까지 미치도록. (흔히 ‘못하다’, ‘않다’, ‘없다’ 따위와 함께 쓰여) 
 ・ 그가 오기 전에 미처 일을 끝내지 못했다.
 ・ 어머니는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하셨다.
 ・ 음식이 미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손님들이 몰려왔다.
 ・ 남편이 그런 사람인 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
 ・ 미처 말려 볼 틈도 없이 김철은 방아쇠를 당겨 버렸다.≪이문열, 영웅시대≫
 ・ 벤치에 미처 앉기도 전이어서 엉거주춤 굳어 버린 묘한 자세로 그는 나를 멀거니 쳐다보았다.≪안정효, 하얀 전쟁≫ 

● 미치다
► 동사
 ① 【…에/에게】【…으로】 공간적 거리나 수준 따위가 일정한 선에 닿다.
 ・ 우리 편 선수는 결승점에 못 미쳐서 넘어지고 말았다.
 ・ 선생님이 지목한 아이들의 실력에 내 성적은 못 미쳤다.≪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성질이 찬찬한 함안댁은 바느질을 즐기며 했고 솜씨는 봉순네에게 미치지 못했지만 김 서방이나 귀녀나 삼월이 옷 정도는 미끈하게 뽑아낼 줄 알았다.≪박경리, 토지≫
 ・ 한번 그쪽으로 생각이 미치자 영희의 마음은 갑작스레 불안하고 다급해졌다.≪이문열, 변경≫

 ② 【…에/에게 (…을)】 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또는 그것을 가하다.
 ・ 사퇴를 하라는 압력이 그에게 미쳤다.
 ・ 이번 광고는 판매량을 높이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자료참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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