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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21세기 연금술 ‘3D 프린터’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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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21세기 연금술 ‘3D 프린터’ 각광
  • 김주현기자
  • 승인 2023.07.2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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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제조·의료업 등 '3D 프린터' 활용기술 시도
보청기 등 '나에게 맞는 정확한' 제품 생산 등 혁신
3D 프린터 열풍속 교육열도 활활...수업교사 '육종암' 사망
자율신경계 이상판정 사례도...3D 프린터 출력과정서 유해 물질 생성이 원인으로 추정
3D 프린터 유해성 일반화는 어려워...재료・시약 등 특정 유해물질 선별적 사용 권고
암 치료 기술 개발·심장 인쇄 성공・휘는 반도체 개발 등 꾸준한 대중화 속 혁신기술 박차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3년 7월 22일 21세기 연금술 ‘3D 프린터’ 각광

지난 2013년 7월 22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3D 프린터' '21세기 연금술'이다.

병원에서 사용중인 3D 프린터 [아이디성형외과 제공]
병원에서 사용중인 3D 프린터 [아이디성형외과 제공]

● 21세기 연금술 ‘3D 프린터’ 의료·제조업계서 각광 
선진국들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3D 프린팅 기술력을 발 빠르게 키우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제조업 강국들은 기업과 연구기관을 육성하기 위한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 지원에 들어갔으며 중국도 정부 주도로 산··학 협력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우리나라도 2013년 7월 22일 21세기 연금술이라 불리는 '3D 프린터'를 활용한 기술들을 제조·의료업 등에서 시도하고 있다. 

의료업계에서는 3D 프린터로 제작한 인체 모형을 이용한 수술이나 신체 보조기구가 정확하고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용이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본을 떠서 모형을 만들던 보청기와 의족·의수, 의치 등의 영역에서 3D 프린터가 주목받고 있다. 

귓구멍 모양은 사람마다 달라 셸(조개 모양의 본을 뜨는 것)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보청기를 난청환자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난청환자가 보청기에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스캔해서 만든 모형대로 '나에게 맞는 정확한 보청기'를 만들 수 있다. 

김성근 서울청각센터 이비인후과 원장은 "3D프린터는 시간과 공간의 장애물 없이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보청기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이 확산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 일부 대기업 연구소나 개발팀이 3D 프린터를 활용해 테스트용 시제품이나 목업(mock-up·제품 개발 단계에서 필요한 모형)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탈 소재를 활용하는 3D 프린터 기술을 개발한 인스텍은 2011년에 처음 전시회를 열고 제품 판매·생산을 타진하고 있다. 서정훈 인스텍 대표는 "앞으로 3D 프린터는 가정용 전문가용 산업용 등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이 중 가정용 3D 프린터 시장은 글로벌 거인 기업들의 전쟁터가 될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국내에서는 스트래터시스, 3D시스템스 등 고가의 외산 제품을 중심으로 일부 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캐리마, 인스텍 등 소수 업체가 제품 개발과 생산에 나서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4년 6월 1일 개최한 '모바일창업코리아 2014'에서는 코트라(KOTRA) 글로벌인재사업단이 이 중 한 코너로 3D 프린터를 이용한 '메이커톤(MAKERTHON)' 행사가 열렸다. 창업 업체들이 제공한 아이디어를 받아 3D 프린터를 이용한 시제품을 만들고 이를 심사하겠다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전남 고흥 녹동고등학교 3D프린터 동아리의 한 학생이 자신이 디자인한 프로그램을 3D프린터가 출력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고흥 녹동고등학교 3D프린터 동아리의 한 학생이 자신이 디자인한 프로그램을 3D프린터가 출력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3D 프린터’ 명과 암···사용교사 육종암 사망·암 치료 기술 개발·심장 인쇄 성공
2020년 3D프린터를 이용해 수업해오던 교사 A씨가 '육종암'으로 사망했다. 육종암은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희귀암인데, 사망한 교사의 유가족은 3D프린터가 육종암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A씨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며 3D프린터를 자주 사용한 교사 B씨도 육종암 진단을 받았다. 

2021년 6월 YTN 기획탐사팀의 취재에 따르면  3D 프린터를 수업교재로 쓴 과학고 교사 3명이 발병 확률 0.01%의 희귀암인 육종암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육종암 증상과 비슷한 꼬리뼈 통증을 느끼는 교사도 2명 있었으며 급성 유방암과 대소변이 불가능할 정도의 자율신경계 이상 판정을 받은 교사도 있었다. 원인은 3D 프린터 출력 과정에서 나온 유해 물질로 추정된다. 

2018년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3D프린터 출력에 사용되는 소재들을 고열에 녹여 유해물질이 발생하는지 실험한 바 있다. 실제 3D프린터는 작동할 때 고열을 사용한다. 그 결과, 3D프린터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2종류 소재에서 모두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특히 'ABS'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유해물질이 더 많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틸렌, 충전재로 이뤄진 물질로 플라스틱 종류 중 하나다. 연구원은 ABS 가열로 공기 중에 퍼진 유해 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환기가 잘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노출될 경우 유해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정양국 교수(골연부종양·전이암센터장)는 "3D프린터에 사용되는 특정 소재가 육종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에 관해 학계에 보고된 바는 없다"며 "만약 3D프린터가 암을 유발했다면, 3D프린터 자체의 문제가 아닌 재료나 시약 등이 독성 문제를 일으켰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3D 프린터에는 여러 물질이 사용되는 만큼 유해성을 일반화할 수 없다"며 "특정 물질이 유해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텔아비브대학교의 연구팀이 3D프린트로 시험제작한 인공심장 [구글 제공]
텔아비브대학교의 연구팀이 3D프린트로 시험제작한 인공심장 [구글 제공]

한편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면역세포를 강화해 암 치료가 가능하고 3D 프린터로 과학자들이 사람 세포로 살아 움직이는 심장을 인쇄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기계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공동 연구를 통해 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면역 요법으로 NK세포 치료제를 이용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2023년 7월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바이오 학술지 '바이오소재 연구(Biomaterials Research·IF: 11.3)'에 6월 22일 실렸다. NK세포(Natural Killer Cell)는 바이러스 및 암세포에 대응하는 백혈구로, 인체에 해악한 세포를 골라 죽인다. 외부에서 침입한 적이 아닌, 내부에서 감염된 비정상 세포를 제거한다. 

박수아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암 치료에 사용되는 NK세포의 기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새 기술을 통해 암 환자 치료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의 펠릭스 엥겔(Felix Engel) 교수 연구진은 최근 논문 사전출판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3D 프린터에 심장 세포를 넣어 스스로 움직이는 미니 심실(心室)을 인쇄했다”고 2023년 6월 26일 밝혔다. 2019년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탈 도빌(Tal Dvir) 교수팀이 사람 세포로 인공 심장을 인쇄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박동까지 구현했다.

엥겔 교수는 “다음 단계로 혈관 세포가 포함된 두 번째 잉크를 추가해 인공 심장 조직 내부에서 혈관이 성장하도록 하겠다”며 “바이오 잉크에 전기가 잘 통하게 하는 물질을 추가하면 심장 박동을 더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워치 [애플 홈페이지 캡쳐] 
애플워치 [애플 홈페이지 캡쳐] 

●  ‘3D 프린터’ 대중화 속 기술 발전···애플워치 ‘3D 프린팅’ 기술 채택·휘는 반도체 개발    
애플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울트라2'가 올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일부 부품에 '3D 프린팅'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7월 15일(현지시간) 해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GSM아레나는 애플 소식에 정통한 대만 TF인터네셔널 증권의 밍치궈(Ming-Chi Kuo)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보도했다. 

매체는 밍치궈가 애플워치와 관련해 하반기에 출시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매체는 새 아이폰이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9월 또는 10월에 애플워치 울트라2가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 애플워치 울트라2의 특이점은 3D 프린팅 부품이라는 기능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최근 애플은 이 3D 프린팅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매체는 이 공정을 곧 출시될 애플워치 울트라2의 일부 티타늄 기계 부품에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당 부품은 여전히 일부 CNC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일부 부품만 3D 프린팅으로 전환해도 생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3D프린트로 만든 유연회로 [포항공대 제공]
3D프린트로 만든 유연회로 [포항공대 제공]

3D 프린팅이 대중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앞서 3D 프린터로 휘는 반도체를 인쇄하는 기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2019년 2월 4일 포항공대(POSTECH, 포스텍)에 따르면 창의IT융합공학과 정성준 교수와 권지민 박사,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팀은 일본 야마가타대학 토키토 교수팀과 3D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세계 최고 집적도의 인쇄형 플렉시블 반도체 회로를 얻는데 성공했다. 

정성준 교수는 "차세대 기술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인쇄형 유연 박막트랜지스터를 3차원으로 집적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통해 인쇄형 반도체의 지속적 기술성장 계기를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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