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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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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1.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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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춘추시대의 민요를 중심으로 모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이자 유교 경전 중 하나인 시경(詩經)의 대아(大雅) 탕편(蕩篇)에 ‘미불초유 선극유종(靡不初有 先克有終)’이라는 말이 나온다.

진(晉)나라 영공(靈公)을 간(諫)하는, 사계(士季)라고 하는 충신(忠臣)의 말 가운데 시경을 인용(引用)해 왕의 잘못을 간곡하게 지적한 내용이라고 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영공의 무도함을 간하기 위해 내전으로 들어간 사계는 지나가는 영공 앞으로 가 넙죽 엎드렸다.

이 같은 행동을 보인 사계의 의도(意圖)를 미리 알아차린 영공은 그를 못 본 체 발길을 옮겼다.

그래도 단념하지 않은 사계는 세 번째 처마 밑까지 가서 다시 엎드렸고, 영공은 그제서야 겨우 알아차린 체 했다.

사계가 왕에게 간하려는 말을 꺼내자 마자 영공은 그의 말을 가로 막으며 “알았소. 내가 잘못했소. 앞으로 그런 일은 하지 않겠소”라며 그 자리를 피하려 했다.

그럼에도 사계는 영공에게 간곡히 말했다.

“전하(殿下)의 사람이 누구인들 허물이 없겠습니까. 잘못한 것을 능히 고친다면 그보다 훌륭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또, 시경에도 ‘처음을 갖지 않는 사람 가운데 능히 끝을 얻는 사람이 적다’고 했습니다. 이 말만 보더라도 잘못을 바로잡는 사람은 드물 것 같습니다. 만일 임금께서 능히 끝을 맺으신다면 이것이야 말로 이 나라의 최대의 복일 것입니다”

사계가 인용한 ‘미불초유 선극유종’은 ‘처음 시작할 때는 누구나가 성공을 결심하고, 열심히 일하게 되지만 끝까지 그 결심이 누그러지는 일이 없이 계속하는 사람은 적다’는 의미다.

‘물망초심(勿忘初心)’의 역설이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을 끝내 잃지 말아야 한다’는 말로, ‘초심을 유지하면 절대 일을 망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에도 극심한 경제 한파가 예고된 가운데 우리나라 중소기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로, 점차 악화하고 있는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의 해로 삼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중소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자성어로 풀어 본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조사’ 결과 응답자의 26.2%가 ‘정성이 쇠와 금을 뚫는다’는 뜻으로, 강한 의지로 정성을 다하면 어떤 일이든지 다 해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금석위개(金石爲開)’를 선택했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더믹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복합적인 경제위기까지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2022년 한 해를 보내 중소기업인들이 2023년 새해에는 마지막까지 강한 의지로,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반드시 성과를 거두겠다는 각오(覺悟)다.

또, 올 한해 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거래처 확대 등 판로 다변화’라고 응답한 비율이 56.8%로 가장 높았고, 이어 ‘마케팅 강화’ 44.4%, ‘채용 확대 등 경기회복 대비’ 30.4%, ‘기술개발 등 생산성 혁신’ 30.4% 순이었다.

경영환경 개선에 가장 필요한 지원은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대책 마련’이 56.8%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기업 규제 완화’(38.6%), ‘생산 인력 지원’(19.6%), ‘불공정한 거래관행 개선’(19.4%) 등 순이라고 한다.

김문기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들이 선정한 금석위개에는 복합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729만 중소기업의 의지가 담겨 있다며, 정부와 국회도 중소기업 활력 회복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2023년 경제성장률을 1%대(1.6%)로 전망한 가운데 경제정책 방향의 방점이 ‘위기극복’과 ‘경제 재도약’에 찍혔다.

거시경제 안정관리를 위해 금융시장 안정과 부동산 시장 연착륙 등에 힘쓰고, 민생경제 회복 지원을 위해서는 물가와 생계비 부담을 줄이고, 약자에 대한 복지를 늘리기로 하는 한편, 미래 대비 체질 개선을 위해 노동·교육·연금개혁, 금융·공공·서비스 혁신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경제운용을 민간·시장 중심으로 전환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복합 경제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2023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하면서 내년은 해외 발 복합위기가 경제 전반에 걸쳐 본격화하고, 상당 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계·노동계·정치권 등 각계에서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우리 중소기업인들이 올 한해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반드시 성과를 거두겠다는 ‘초지일관(初志一貫)’의 각오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국민 모두와 함께 힘을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윤석열 대통령의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의 키워드 역시 ‘경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세계 경제의 복합위기와 불확실성 속에서 나라 안팎으로 녹록지 않았다”며, 올 한해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뒤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국민 모두 힘을 모아 ‘물망초심’의 각오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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