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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망신살을 산 세계 잼버리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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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망신살을 산 세계 잼버리 대회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8.1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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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17회 세계잼버리’는 1991년 8월 8-16일까지 강원도 고성군 신평벌에서 열렸다. 당시 최대 규모인 총 135개국에서 만 14-17세 청소년 스카우트대원 등 1만 9092명의 인원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이 기간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8박 9일의 일정을 마치고,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는 좋은 평가 일색이었다. 그 후 32년이 흘러 또다시 우리나라에서 다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앞서 2017년 8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우리나라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그렇게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 158개국에서 4만 3000명의 청소년들이 몰려들었다.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일정으로 전 세계 청소년들의 야영 축제는 시작됐다.

광활한 새만금에 펼치진 텐트가 장관을 이뤘다. 이미 고성의 경험도 있고, 6년간의 준비 기간이 있었던 만큼 또 한 번의 국제대회 성공 개최를 기대했다. 근데, 실상은 엉망진창이다. 고난을 이겨내는 스카우트의 도전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호텔 등에 머물면서 전국 관광을 하고 있는 전 세계 스카우트를 보고 있자니 기막힐 노릇이다. 현재 팔도에서 관광을 하는 스카우트에게 우리 국민들은 연신 미안하단다. K팝 콘서트로 성난 스카우트들의 마음을 달래야 하는 딱한 처지다. 

4만여 명의 세계 보이스카우트 연맹 멤버들이 새만금의 야영장에 텐트를 치고 여장을 풀었다. 새만금은 염전이고 뻘밭이었다. 제방을 쌓고 둑을 보강해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꾼 대역사였지만 지질이나 형질에 있어서 야영장으로서의 타당성이나 적합도는 측정되지 않았음이 사실이고 바다를 메운 염분 투성이의 맨바닥에 숙영장을 설치하도록 한 대한민국의 행정 당국자나 그 잘난 정치세력의 입들은 아직도 할 말이 있다고 입만 열면 네 탓 공방에 날밤을 세운다.

기후변화는 온난화 현상에 따라 충분히 예측됐어야 함에도 정권의 주체들이 지정한 곳이어야 했고 여당은 어디로 새는지도 모르면서 과거 예산보다 더 많은 배정을 했다는 이유로 강 건너 불 보듯 하면서 인건비를 빼 배 불리면서 일이 터지니 아! 뜨거워하면서 면피의 핑곗거리를 찾아 눈을 붉힌다.삼복더위에 그늘 한 점 없는 곳에 화장실, 샤워실 멤버들의 안위를 책임져야 할 경찰, 의료시설 등 사전점검의 흔적은 거의 없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는 이미 떠나려고 한 영국 멤버들과 아직 남아 있겠다는 3만 7000여 명의 잔존 멤버들에게 손상된 체면 복구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이미 강을 건넜다. 구길 데로 구기고 국가 체면을 네 탓으로 만 돌리면 해결이 되는 것이고 책임이 면죄되는 것인가를 묻고 싶다.이 나라가 어떻게 만든 나라인가? 누가 전쟁 속에 목숨을 바쳤고 뜨거운 열사의 나라에 가서 목숨을 저당 잡히고 건설 인부로, 경제부흥의 기틀을 마련했나?

독일 광부로 간호사로 월남파병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음을 잊지 말라. 잘난 세치 혀로 수고하고 짐 졌던 노인세대를 사람취급 하지 않는 지도자 반열의 여자가 왜 나와야 하는지도 묻고 싶다. 이제 책임질 세력은 눈에 보이지 않고 상대의 약점만 물고 늘어져 그 반사이득으로 정권만 쥐면 되는 것인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크게 달라진 것은 또 무엇인가? 인사독식에 독점적 권력의 횡포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야당이 여당시절 보여주었던 사정의 칼날만이 뻔뜩이지 않는가?

한국문화에 접해 보고자 한국을 찾았던 보이스카우트 연맹의 회원들 눈에 춤과 노래,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몸짓이 주는 짜릿한 자극과 흥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거 동방예의지국으로 명성을 날렸던 선비문화와 예절 문화를 지켜보며 대한민국의 철학과 자유민주주의의 정신을 향유하게 함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근데, 실상은 엉망진창이다. 고난을 이겨내는 스카우트의 도전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호텔 등에 머물면서 전국 관광을 하고 있는 전 세계 스카우트를 보고 있자니 기막힐 노릇이다. 현재 팔도에서 관광을 하는 스카우트에게 우리 국민들은 연신 미안하단다. K팝 콘서트로 성난 스카우트들의 마음을 달래야 하는 딱한 처지다. 붕괴된 멘털로 야기되는 사회 저변의 비 도덕 파렴치범의 증가는 본보기 교육에 무관한 힘 있는 자들의 가치관 오도와 내로남불의 소치로 이뤄짐을 지적한다.

무엇 잘못된 걸까. 어쩌면 야영장소가 새만금이라 예견된 일이었다. 이미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유치 때부터 새만금은 폭염, 태풍, 침수 등이 취약하다는 우려가 있었다. 새만금이 바다를 메워 조성한 간척지로 나무를 심지 않을 경우 그늘 한 점 없기에 8월 폭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반이 약할 수밖에 없고, 배수 문제로 침수 가능성도 많다. 여기에 매년 되풀이 되는 태풍도 우려 요인 중 하나였다. 때마침 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하는 등 모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전북 부안군이 국내 경쟁에서 강원도 고성을 제치고, 잼버리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적 목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수 국제행사에 국내 정치가 끼어들면서 스텝이 꼬인 것.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지난 3일 ‘새만금 잼버리 행사 즉시 중단해야’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예견된 참사’라고 꼬집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문재인 정부, 전북도, 민주당 정치인은 새만금 잼버리 행사를 빌미 삼아 새만금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다”며 “이렇게 졸속 추진된 새만금 신공항 사업의 실상은 미군기지 제2활주로 건설 사업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 정부는 무엇을 했단 말이냐. 예견한 문제에 준비 소홀 등으로 비난을 자초한 꼴이다. 8월 폭염에 온열환자와 벌레 물림 환자 등이 속출하고, 위생 불량 화장실, 천막 샤워장, 부실한 식단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국·내외 언론을 비롯, 전 세계 스카우트 학부모들의 비난 속에 현실판 오징어 게임, 난장판, 난민촌 등 조롱거리가 됐다. 그 많던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은 도대체 어디에 썼나. 윤석열 대통령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으로 뒤늦게 소 잃고 외양간은 고쳤다. 

그러나 가장 많은 스카우트를 보낸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싱가포르 등의 조기 퇴영을 막지 못했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이것으로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그것도 국격 훼손은 물론 국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기면서…. 정부나 지자체, 정치권 등 어느 하나 이번 사태에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자중지란’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이렇게 부끄러울 때가 또 얼마나 있었을까. 제25회 잼버리대회가 남긴 교훈을 무엇일까?

말도 많고 탓도 많았던 새만금 잼버리대회 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프로그램은 6가지 활동과정 4S+ACT(A, CT) 즉, 4S+ACT 테마로 제공되며 모든 프로그램은 참가자에게 사회적, 신체적, 지적, 성격, 정서적, 정신적 성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전한 자아 발달, 건전한 국민으로서의 역량 강화, 다양성 수용과 스카우트 유대, 세계평화와 환경개선이라는 목표실천 4가지 테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전 세계적인 청소년 야영 축제 활동이다. 행사 홈페이지에는 새만금 매립지에 조성된 8.84㎢의 넓은 야영장은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모든 것을 스스로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꿈"의 잼버리가 완성되는 잼버리 야영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 슬로건은 “Draw your Dream! 너의 꿈을 펼쳐라!”다.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지사는 “무한한 가능성의 땅 새만금에서 전 세계 청소년이 한자리에 모여 잼버리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갈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 아름다운 산과 들, 강과 바다, 그리고 갯벌이 어우러진 새만금에서 국경을 초월한 지구촌 청소년들이 도전정신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최고의 추억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보통신기술과 실감 콘텐츠 등 최첨단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잼버리’, 쾌적한 환경에서 맘껏 즐길 수 있는 ‘안전 잼버리’한국 문화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한류 잼버리’로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며 “유쾌한 잔치‘로 거듭날 2023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글로벌 인재의 꿈을 현실로 이루는 발판이 되어 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회는 2017년 부터 전북이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다. 하지만 꿈을 펼치기는 커녕 부실한 준비로 초반부터 부작용이 속출했다. 개막 첫날이었던 1일부터 온열 질환 호소하는 스카우트 대원이 400여 명 속출했다. 2일 개영식이 끝난 저녁에도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8명이 온열 질환자는 조직위의 발표다. 119구급대원에 의하면 당시 갑자기 너무 많은 사람이 쓰러져 비상에 걸렸다. 일부 참가자들은 울면서 자기 집에 전화를 걸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현장 분위기가 아수라장이었음을 알려주는 증언이다.

조직위는 오래 전부터 배수로 공사를 약속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일부 야영지는 장맛비로 뻘밭으로 변했다. 곳곳에 물웅덩이가 형성되며 벌레 물림과 감염병에 대한 우려도 키웠다. 벌레 물림과 복통 등 건강상 이상을 호소하는 참가자도 계속 생겨났다. 폭염에 4만3천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인데도 당초에 준비된 병상은 50개에 불과했다. 샤워시설은 천막으로 옆에서 다 보이더라는 증언도 있다.

화장실 등 시설과 제공된 음식물에 대한 위생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화장실이 너무 멀고 남녀 구분도 안 돼 있더라. 전기도 안 들어오더라. 지급받은 구운 달걀에 곰팡이가 속출한다."는 제보도 잇따랐다. 최근 잼버리에서 제공된 구운 달걀 중 일부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면서 보건당국이 수거해 정밀검사를 진행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음식물 위생 논란에 대해 지난 4일 ”실온 보관 제품인 구운 달걀을 냉장 보관하면서 제품 표면에 응결수가 발생해 축축한 환경이 조성됐고, 이상고온이 더해지며 곰팡이가 증식하기 쉬워진 점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폭염 속에서 개최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로 마무리되었지만 그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까지 가세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인 전북도의 책임공방은 국민들의 눈에는 볼썽사납게 비쳐지고 있다.

예산 가운데 조직위원회 인건비 등 운영비로만 740억원 넘는 돈이 투입된 반면 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시설 조성에는 129억원을 썼다. 공식 계정에는 자녀를 한국에 보낸 부모의 항의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각종 민원으로 안전 우려가 커지며 결국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스카우트대표단은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은 이날(6일) 야영지를 떠났고, 잼버리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600여 명의 청소년과 인솔자를 보낸 영국 대표단도 가장 먼저 서울로 이동했다. 잼버리 줄 퇴소는 BBC 방송이 4일(현지 시각) 폭염 속에 열린 새만금 잼버리 행사에 참여한 영국 스카우트가 행사장에서 철수한다고 보도하면서 본격화했다. 정부가 뒤늦게 대책을 마련했지만 사후약방문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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